[은퇴생활] 시니어 투자자를 위한 ‘투자 포트폴리오’
왕 씨는 오랫동안 예금 같은 안전자산 위주로 자산을 관리해왔지만, 늘어나는 평균수명을 고려할 때 지금의 자산운용 방식으로는 노후생활이 어려울 수 있겠다는 불안감이 생겼다. 최근 언론을 통해 국민연금의 뛰어난 운용 성과에 대한 기사를 자주 접하면서, 국민연금의 투자 철학과 자산 배분 원칙을 자신의 포트폴리오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전문가의 조언을 구하고자 상담을 신청해왔다.

국민연금 투자를 참고해볼 만한 이유는
국민연금은 우리나라 국민의 노후를 책임지는 막대한 기금을 운용하는 기관이다. 그 규모만 해도 1200조 원을 넘어서며, 400여 명에 달하는 투자 전문가들이 기금 운용에 매진하고 있다. 이렇게 거대한 자금을 운용하며 국민연금은 꾸준히 안정적인 수익률을 기록해왔다.
2024년에는 역대 최고 운용 수익률인 15%를 기록했으며, 최근 2년 연속 10%대의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 시기를 제외하면 안정적인 수익률을 유지해왔다는 점에서 신뢰할 수 있다.
또한 국민연금은 단기적인 시장 변동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가입자들이 은퇴 후 사망할 때까지 안정적으로 연금을 받을 수 있도록 장기적인 관점에서 수익성과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이는 은퇴를 앞두거나 이미 은퇴한 시니어 투자자들이 추구해야 할 핵심 목표와 일치한다.
그뿐 아니라 서로 다른 상관관계를 가진 다양한 자산군에 나눠 분산투자함으로써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을 줄이고 위험을 낮추는 전략을 사용한다. 이는 특정 시장이나 종목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 큰 손실을 볼 위험을 줄여준다.

국민연금의 자산 배분 전략 엿보기
국민연금은 기금 운용 목적에 부합하는 목표수익률과 위험 감내 수준을 설정하고, 전략적 자산 배분을 통해 자산군별 최적 투자 비중을 찾아낸다. 국민연금은 개별 종목 선정이나 매매 타이밍에 집중하는 방식 대신 중장기적으로 위험자산 비중을 확대하고 대체투자를 늘리는 정책 방향을 유지하고 있다.
주요 투자자산으로는 국내외 주식, 대체투자 등이 있다. 국민연금의 지난해 해외 주식 수익률은 34.32%로 가장 높았다. 해외 투자의 주력은 북미 지역(66.7%), 특히 미국 빅테크 기업들(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엔비디아, 알파벳, 메타 등)이며, 헬스케어 관련주도 포함된다.
국내 주식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에너지솔루션, 삼성바이오로직스, 네이버 등 정보기술, 산업재, 자유소비재, 금융산업의 대형주에 주로 투자하고 있다.
부동산, 인프라 외에도 금, 원자재, 농산물 ETF 등 유동성 높은 자산군도 대체투자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는 금융시장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함이다. 주요 해외 연기금들도 원자재, 태양광 등 에너지 자산 및 암호화폐에 대한 연구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시니어 투자자를 위한 국민연금 따라 하기
① ETF를 통한 포트폴리오 다각화
시니어 투자자들이 국민연금의 투자전략을 따라 하기 위해 가장 유용한 수단은 바로 ETF(상장지수펀드)다. ETF는 낮은 보수 및 비용으로 다양한 글로벌 자산군에 손쉽게 투자할 수 있으며, 실시간 거래가 가능하고 운용이 투명하다는 장점이 있다. ETF를 통하면 작은 투자금액으로도 국민연금처럼 주식, 채권, 대체투자 등 다양한 자산군에 분산투자가 가능하다.
② 절세와 투자를 겸비한 절세 계좌 활용
시니어 투자자에게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연금저축계좌, IRP(개인형 퇴직연금) 계좌는 절세 혜택을 극대화하며 자산을 운용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다. 이들 계좌를 통해 국내 주식 ETF와 채권형 ETF, 그리고 금이나 리츠에 투자하는 ETF는 물론 국내 상장된 해외 주식형 ETF 등에 투자 가능하다.
③ 시니어 투자자를 위한 유의 사항
국민연금의 투자전략을 따르는 것이 유익하지만, 몇 가지 유의할 점도 있다.
첫째, 국민연금은 개인투자자들과 달리 거대한 자금력과 초장기적인 운용 시계를 가지고 있다. 개인이 국민연금의 세부 종목 비중까지 100% 따라 하기는 어렵고, 단기적인 수익이 보장되는 것도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둘째, 비전문가인 개인이 정교한 자산운용 체계를 갖추기는 쉽지 않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만약 스스로 전략적 자산 배분을 수행하기 어렵다면, 금융회사의 모델 포트폴리오를 참고하거나 생애주기형 펀드(TDF) 같은 맞춤형 자산 배분 서비스 이용을 고려해볼 수 있다.
셋째, ‘지속 가능성’이 중요하다. 국민연금의 성공적인 투자전략을 참고해 자신만의 투자 철학을 확립하고, 꾸준한 투자를 통해 복리의 마법을 최대한 누리는 전략을 추구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