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상식 오는 9월 12일 양평 소나기마을서 열려

소설가 주수자가 훈민정음 해례본의 추적과 보존을 둘러싼 역사적 서사를 그린 장편소설 ‘소설 해례본을 찾아서’로 제14회 황순원문학상 작가상을 수상했다. 황순원기념사업회는 “주수자 작가의 작품이 문학의 본질과 민족 언어의 정체성을 치열하게 되묻는 서사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5일 밝혔다.
황순원작가상을 수상한 ‘소설 해례본을 찾아서’는 실존 국문학자 김태준이 해례본의 실체를 쫓는 여정을 바탕으로, 글자와 말의 역사, 문자에 담긴 민족성과 보편성을 다층적으로 구성했다. 이중 나선구조로 얽힌 픽션과 논픽션의 경계를 넘나드는 이 소설은 한글의 창제부터 수난, 보존에 이르기까지 생생한 언어의 생애사를 문학적으로 펼쳐낸다.
주수자 작가는 수상소감에서 “마치 황순원 선생님께서 손수 문학상을 선물로 주신 것 같다”며 “문학에 대한 정열, 작가 정신, 그리고 순수함과 진실함을 누구보다 지켜낸 황순원 선생님의 이름을 가까이 지니게 되어 더할 나위 없이 영광”이라고 밝혔다.
신진상은 소설 ‘인어사냥’으로 독창적인 상상력을 선보인 차인표 작가가 수상해 주목받았다. 그는 “황순원문학상 신진상은 앞으로도 계속 소설을 써도 좋다는 조용한 허락처럼 다가왔다”며 “더 겸손히 진심을 담아 쓸 수 있는 작가가 되겠다”고 밝혔다. 시인상에는 시집 ‘그림자의 섬’으로 김구슬 시인이 선정됐다.
황순원양평문인상에서는 시인 강정례가 시집 ‘우리 집엔 귀신이 산다’로 대상을 수상했고, 노순희 시인과 김은희 수필가는 꾸준한 지역 문학 활동과 집필 성과를 인정받아 우수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한편 황순원문학상은 ‘소나기’의 작가 황순원의 문학 정신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상이다. 올해 시상식은 9월 12일 오후 4시,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황순원문학촌 소나기마을에서 개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