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숙 작가 여행 에세이 ‘바람에 마음을 맡기다’ 출간

“여행을 고민하는 당신이라면 그저 툭툭 털고 떠나라.”
시인이자 수필가, 소설가로 활동해온 이성숙 작가가 신간 ‘바람에 마음을 맡기다’를 통해 삶과 여행에 대한 사유를 풀어냈다. 포르투갈, 스페인, 프랑스, 네덜란드, 독일, 스위스, 오스트리아, 체코, 폴란드, 헝가리 등 유럽 곳곳을 시여인처럼 발길 닿는 대로, 마음이 끌리는 대로 여행한 기록이다.
작가는 “매일 낯선 곳을 다녔고, 그 길에서 마주친 우연과 감동을 숙소에 돌아온 후 매일 저녁 글을 썼다”며 “새벽까지 기록하고 사진을 정리하는 과정이 때로 힘에 부치기도 했지만, 덕분에 응축된 삶의 흔적을 남길 수 있게 됐다”고 출간 소감을 밝혔다.
작가는 방에서만 쓰는 글에 한계를 느껴 여행을 결심했다. 실제로 책에는 혼자 여행을 떠난 이의 생생한 체험담과 낯선 도시에서의 예기치 않은 만남, 일상과는 전혀 다른 속도의 글이 펼쳐진다. 바닷가 마을 ‘코미야스’의 흙냄새, 포르투갈에서 마주한 이방인의 친절, 크루즈에서 하선해 파리행 기차를 타기까지의 ‘첩보 작전’ 같은 하루. 각기 다른 풍경 속에서 저자는 낯선 감정을 꺼내 들여다보고 자신을 향한 질문을 던진다.
‘바람에 마음을 맡기다’는 여행 에세이지만, 단순히 풍경을 묘사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낯선 장소에서의 심리적 진동, 타인과의 교감, 이동하는 시간 속에서 솟아 오른 단상들이 때로는 시처럼, 때로는 짧은 소설처럼 표현돼 있다.
책은 떠남을 고민하는 이들에게는 조용한 격려가, 반복되는 일상에 지친 이들에게는 새로운 감각의 자극이 되어준다. 작가 특유의 섬세한 시선과 문장력은 독자들에게 ‘여행’이라는 물리적 이동을 넘어 ‘나를 되찾는 여정’으로 확장된 의미를 전한다. 이성숙 작가는 “여행은 세포를 각성시키는 일”이라며, “길 위에서 만난 순간들을 언어로 붙잡는 과정 자체가 자신에게는 치유이자 창작의 동력”이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