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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보다 자립” 덴마크·미국 노인주택이 보여준 초고령사회 해법

입력 2026-06-0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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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년학회 학술대회] 덴마크·미국, 노인복지주택 현황 및 국내 한계 조명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한국이 노인돌봄과 주거 정책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는 가운데 덴마크와 미국 사례가 주목받고 있다. 두 나라는 공통적으로 노인을 보호의 대상으로 보기보다 독립적인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데 공통점을 가졌다.

▲김도연 경남대 가정교육학과 교수가 지난달 29일 세종대학교에서 열린 한국노년학회 ‘2026년 전기학술대회’에서 발푤를 하고 있다. 서지희 기자 jhsseo@
▲김도연 경남대 가정교육학과 교수가 지난달 29일 세종대학교에서 열린 한국노년학회 ‘2026년 전기학술대회’에서 발푤를 하고 있다. 서지희 기자 jhsseo@
김도연 경남대 가정교육학과 교수는 지난달 29일 세종대학교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년 한국노년학회 전기학술대회’에서 ‘초고령사회 대응을 위한 덴마크 노인 주거-돌봄 통합모델’ 발표를 통해 “덴마크의 노인 주택 유형은 시설의 개념이 아니라 주택의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덴마크가 초고령사회에 대응하기 위해 구축한 노인주택 정책은 노인을 보호의 대상으로 보기보다 지역사회 안에서 자립을 유지하도록 지원하는 데 정책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김도연 경남대 가정교육학과 교수 발표 자료
▲김도연 경남대 가정교육학과 교수 발표 자료
덴마크의 노인주택은 자립형 노인주택과 요양형 노인주택으로 구분된다. 유형은 다르지만 지역사회 보호, 에이징 인 플레이스(Aging in Place)란 복지개념은 공통적으로 지향한다.

자립형 노인주택에는 일반 주거생활이 어려운 고령자를 위한 ‘엘더보리(Eldreboliger)’와 공동체 생활을 중심으로 한 ‘노인생활공동체(Eldrebofaellesskabe)’가 있다. 엘더보리의 대상자는 일반 주택에서 생활이 어렵다고 판단되는 고령자다. 노인생활공동체는 50세 이상의 자녀가 없는 자립생활이 가능하고 공동체적 생활을 원하는 노인이다.

요양형 노인주택은 24시간 돌봄과 간호가 필요한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다. 공공이 운영하는 ‘프라이에보리(Plejeboliger)’와 민간이 운영하는 ‘프리프라이에보리(Friplejeboliger)’로 나뉜다. 식사와 생활지원, 간호 서비스를 제공하며 일부는 치매 친화형 설계를 적용한다. 민간형은 서비스와 편의시설 수준에 따라 차별화된 운영도 가능하다.

김 교수는 지역사회와 연결된 요양원으로 코펜하겐의 ‘페더 뤼케 센터(Peder Lykke Centret)’, 세대가 함께 사는 주거복합단지 오르후스시의 ‘게네라쇼네르네스 후스(Generationernes Hus)’, 공공과 민간이 함께 만드는 고령자 주거 슬라겔세시의 ‘크베그토르베트(Kvaegtorvet)’를 사례로 제시했다.

이어 코펜하겐에서 추진 중인 ‘데트 뉘에 쇨룬드(Det nye Sølund)’ 프로젝트도 전했다. 이 프로젝트는 도시형 복합 복지주거 모델로 기존 요양시설을 재개발해 요양주택 360세대와 시니어 공동체주택 23세대, 청년주택 152세대, 어린이집, 상업시설 등을 함께 조성하는 사업이다.

김 교수는 “단지 내부를 관통하는 통로로 리셉션, 강당, 키오스크, 도서실, 웰니스 시설, 공동 작업실 등을 배치했다”며 “주거층 내 세대 및 이웃 간의 유대를 강화하는 장치를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도 노인주택을 지역사회와 분리된 시설이 아닌 개방형 생활공동체로 조성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교수는 “노인주거를 지역사회와 분리된 시설이 아니라 청년, 가족, 지역주민과 교류할 수 있는 개방형 주거공동체이자 생활복합공간으로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지방정부 중심의 통합 서비스와 관련해 “정부 주도의 시설 수용을 넘어 지방정부를 중심으로 민간부문, 지역사회, 가족, 보건의료-복지기관이 유기적으로 참여하는 융합형 파트너십을 구축해 고령자가 살던 지역에서 계속 생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지역 기반 사회적 돌봄 생태계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미국 실버타운이 보여준 ‘집다운 삶’

▲김기수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 PL이 지난달 29일 세종대학교에서 열린 한국노년학회 ‘2026년 전기학술대회’에서 발푤를 하고 있다. 서지희 기자 jhsseo@
▲김기수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 PL이 지난달 29일 세종대학교에서 열린 한국노년학회 ‘2026년 전기학술대회’에서 발푤를 하고 있다. 서지희 기자 jhsseo@
김기수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 PL은 ‘생활 지속성을 고려한 시니어 프리미엄 공간설계 전략’이란 발표를 통해 미국의 실버타운을 소개하며 한국 노인복지주택의 개선점을 지적했다. 김기수 PL은 미국에서 접한 중저가형부터 최고급형까지 다양한 실버타운의 특징을 전했다.

김 PL은 미국 실버타운의 특징으로 ‘무드’와 ‘커뮤니티’를 꼽았다. 미국의 한 시설은 1960년대를 콘셉트로 인테리어, 사진, 음악, 향기, 음식까지 맞췄다. 입주자들이 인생의 전성기를 다시 떠올릴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김 PL은 “인생의 가장 클라이막스였던 그 시대에 계신 것처럼 만들게 하는 것”이라며 “단순히 껍질 같은 장식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음식까지 그 시대에 맞춰 운영한다는 게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공용공간도 핵심 경쟁력이었다. 미국 실버타운은 커뮤니티 시설을 별도 공간에만 두지 않았다. 객실 앞, 복도 중간, 생활 동선 곳곳에 서재, 게임방, 휴게공간을 배치했다. 김 PL은 이를 “내 집도 아니고 네 집도 아닌 함께하는 공유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김기수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 PL 발표 자료. 1960년대를 콘셉트로 과거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인테리어를 적용한 실버타운 주거 공간.
▲김기수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 PL 발표 자료. 1960년대를 콘셉트로 과거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인테리어를 적용한 실버타운 주거 공간.
그는 “어르신들은 외롭다”며 “비슷한 연령대, 같은 시대를 공감한 분들과 서로 커뮤니티를 하는 것이 상당히 큰 매력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복도 휴게공간에서 입주자들이 오래 앉아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김 PL은 미국 실버타운의 또 다른 특징으로 ‘보이지 않는 케어’를 짚었다. 직원들이 유니폼을 입고 돌봄을 제공하기보다 평상복 차림으로 입주자와 자연스럽게 관계를 맺는다. 김 PL은 “내가 대놓고 케어받고 있구나 하는 느낌이 아니라, 그냥 나를 돌봐주는 젊은이구나 하는 개념”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김 PL은 한국의 노인복지주택은 제도적 한계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이름은 ‘주택’이지만 실제로는 노유자시설 기준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발코니 규제를 대표적인 개선 과제로 꼽았다. 아파트는 발코니 확장이 가능하지만, 노인복지주택은 발코니 확장이나 샤시 설치가 제한되는 경우가 있다. 고령자에게 발코니는 단순한 서비스 면적이 아니라 화분을 키우고 햇볕을 쬐며 바깥을 느끼는 중간 공간이 될 수 있어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PL은 “발코니 공간은 어르신들이 화분도 키우고 자연 채광도 하고 외부 공간과 중간적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데, 현행 법에서는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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