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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령사회 숙제 된 장례 ‘원정 화장’ 막을 해법은?

입력 2026-07-16 16:07수정 2026-07-16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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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시설 확충·장사시설 인증제 제안…유족 부담 줄일 제도 개선 필요

(이미지=AI 생성)
(이미지=AI 생성)

초고령사회 진입으로 화장시설 부족 문제가 새로운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화장시설이 부족한 지역에서는 예약이 몰리면서 원하는 날짜에 화장을 하지 못하거나, 인근 시·도로 이동해 장례를 치르는 이른바 ‘원정 화장’ 사례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사망자가 꾸준히 늘어나는 만큼 장례 정책 역시 초고령사회에 맞게 전면 개편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16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초고령사회 장사(葬事) 정책 및 제도개선 방안’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지난해 말 기준 화장률이 94.0%에 달한다. 1993년 19.1%에 불과했던 화장률은 2005년 매장률을 처음 넘어선 뒤 꾸준히 증가하며 이제는국민 대부분이 화장을 선택하는 시대가 됐다.

하지만 장례 인프라는 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전국 화장시설은 62곳에 불과하며 이 가운데 수도권에는 7곳만 운영되고 있다. 수요에 비해 시설이 부족하다 보니 갑작스러운 상을 치른 유족들은 장례 일정을 조정하거나 장시간 이동해야 하는 등 시간적, 경제적 부담도 커지고 있다.

이 같은 문제는 앞으로 더욱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 우리나라는 2025년 65세 이상 인구가 1000만 명을 넘어서며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특히 장례 수요와 가장 밀접한 85세 이상 인구는 2022년 92만 명에서 2024년 100만 명으로 늘었고, 2072년에는 517만 명으로 2022년의 약 5.6배에 이를 전망이다. 이와 함께 2025년 사망자 수는 잠정 36만3400명으로 10년 전보다 약 8만7000명 증가했다. 장례 수요가 구조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면서 장례 인프라 확충이 더 미룰 수 없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고서는 현행 ‘장사 등에 관한 법률’이 묘지 설치와 매장 규제를 중심으로 설계돼 화장이 일반화된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화장시설을 확충하고 봉안시설과 자연장을 확대하는 등 장사 정책의 중심을 매장에서 화장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장례비용과 시설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장례서비스는 소비자가 짧은 시간 안에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특성상 가격과 서비스 정보를 충분히 비교하기 어려운 대표적인 정보 비대칭 시장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국가나 공공기관이 장사시설의 이용료와 서비스 수준 등을 공개하는 ‘장사시설 인증제’를 도입하면 소비자의 선택권을 높이고 서비스의 질도 개선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고덕기 보건복지부 건강보험분쟁조정위원회 사무국장은 보고서에서 초고령사회 진입과 코로나19 경험, 정보통신기술(ICT) 발전 등 사회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장사 관련 시설과 산업 서비스 전반의 공급 체계를 새롭게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초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장례는 더 이상 일부 가정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가 함께 대비해야 하는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인구구조 변화에 맞춰 장례 인프라와 제도를 정비해야 유족이 감당하는 시간적, 경제적 부담도 줄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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