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체메뉴

운동하면 튼튼머니? 32개 시군 적립시설 ‘0곳’

입력 2026-05-18 08:14
기사 듣기
00:00 / 00:00

시니어 많은 농어촌·산간·도서 지역 공백 확인… 공공체육시설 우선 등록 필요

(챗GPT 생성 이미지)
(챗GPT 생성 이미지)

민간 신청에 맡긴 적립시설 신청, 지역은 공백

운동을 하면 포인트를 받을 수 있는 ‘튼튼머니’는 국민의 생활체육 참여를 높이기 위해 마련된 국민체육진흥공단의 스포츠활동 인센티브 제도다. 올해 3월부터 운영된 ‘튼튼머니’ 앱을 통해 운동 시작 전과 후에 시설의 QR코드를 찍고 로그인을 해야 하며, 최소 30분 이상 운동해야 하루 500P를 적립할 수 있다.

체력 측정과 스포츠 활동 참여를 포인트로 보상해 국민이 운동을 생활화하도록 돕는다는 취지는 긍정적이다. 그러나 실제 제도 이용은 거주지 가까이에 등록된 적립시설이 있는지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국민체력100 사이트에서 튼튼머니 적립시설을 검색한 결과, 확인 시점인 5월 15일 기준 전국의 5183곳 가운데 32개 시ㆍ군 지자체에는 적립시설이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 지역에서는 태백시, 속초시, 홍천군, 평창군, 정선군, 화천군, 고성군, 양양군 등 8곳이 해당됐다. 전북은 무주군, 장수군, 순창군 3곳, 전남은 보성군, 장흥군, 함평군, 장성군, 완도군, 진도군, 신안군 7곳에서 등록시설을 찾을 수 없었다.

경북에서도 의성군, 청송군, 영양군, 고령군, 성주군, 봉화군, 울릉군 등 7곳이 적립시설 0곳으로 확인됐다. 경남은 남해군과 하동군, 충북은 보은군, 괴산군, 단양군, 충남은 서천군과 태안군이 같은 상황이었다. 등록 현황은 수시로 바뀔 수 있지만, 적어도 확인 시점에는 상당수 군 단위 지역에서 제도 이용의 출발점인 적립시설 자체가 없다.

(챗GPT 생성 이미지)
(챗GPT 생성 이미지)

이 문제를 단순히 시설 숫자의 부족으로 볼 수 있을까? 튼튼머니는 등록된 시설에서 운동하고 인증 절차를 거쳐야만 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다. 현재 적립시설은 민간 체육시설, 스포츠클럽, 사회복지시설 등이 신청하고 심사·승인을 거쳐 등록되는 구조다. 이런 방식은 시설 관리와 운영 기준을 맞추는 데 필요하지만, 지역별 신청 여부에 따라 공백이 생길 수 있다. 민간 체육시설이 충분한 도시 지역과 달리, 군 단위 지역에서는 공공체육시설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 국민체육센터, 공공 수영장, 생활체육공원, 종합운동장, 보건소 운동교실, 노인복지관 등이 등록되지 않으면 지역 주민은 제도를 체감하기 어렵다. 실제로 안양도시공사, 상주시 등에서는 주민이 먼저 나서 “공공체육시설을 튼튼머니 적립시설로 등록해달라”는 민원을 남기기도 했다.

(안양도시공사 호계체육관 고객제안 갈무리)
(안양도시공사 호계체육관 고객제안 갈무리)

(상주시 생활정보 시민참여 게시판 갈무리)
(상주시 생활정보 시민참여 게시판 갈무리)

그러나 적립시설 신청안내 이미지에서는 17개의 광역 인구 비율에 따라 지역별 개소를 할당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인구 비율에 따라 지역별로 할당해 승인한다면, 수도권 등 인구 밀집지역에 쏠림 현상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즉 사용자는 생활권 안에 적립시설이 없다면 제도를 알아도 이용하기 어렵다. 특히 농어촌·산간·도서 지역은 대중교통이 제한적이고 인근 도시까지 이동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고령층에게는 몇십 분의 이동거리도 제도 참여를 막는 실질적 장벽이 될 수 있다.

운동보다 어려운 적립·전환 절차

시니어 관점에서는 접근성 문제가 더 크게 다가온다. 젊은 이용자는 앱으로 다른 지역의 시설을 검색하거나 이동 수단을 조정할 수 있지만, 고령층은 건강 상태, 교통편, 날씨, 디지털 활용 능력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 가까운 공공체육시설이나 복지관에서 참여할 수 없다면, 운동 인센티브는 생활 속 건강관리 수단이 아니라 ‘갈 수 있는 사람만 이용하는 제도’가 될 가능성이 있다.

포인트를 적립한 뒤의 과정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튼튼머니는 포인트 적립 이후 전환과 사용 절차를 거쳐야 한다. 사용 안내에는 포인트 전환, 사용 방법, 사용처, 예산 소진 관련 유의사항 등이 별도로 안내돼 있다. 운동을 한 뒤 곧바로 혜택을 받는 구조라기보다, 앱 확인과 전환, 사용처 확인 등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하는 셈이다. 디지털 기기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에게는 적립보다 전환과 사용 단계가 더 큰 장벽이 될 수 있다.

예산 소진 가능성도 제도의 안정성과 연결된다. 운동 참여를 꾸준히 유도하는 정책이라면 이용자는 ‘올해 안에 언제든 참여할 수 있다’는 신뢰를 가져야 한다. 그러나 예산 소진에 따라 적립이나 전환이 제한될 수 있다면, 정보 접근이 빠르고 앱 사용에 익숙한 이용자가 먼저 혜택을 가져가는 구조가 될 수 있다. 건강 인센티브가 선착순 혜택처럼 인식되지 않으려면 예산 운영 방식과 안내 체계도 더 명확해야 한다.

튼튼머니의 취지는 분명 의미 있다. 고령사회에서 규칙적인 운동은 개인의 건강뿐 아니라 의료비 부담, 돌봄 부담과도 연결된다. 문제는 좋은 제도가 실제 생활권 안에 닿고 있느냐다. 운동을 권하려면 운동할 수 있는 장소가 가까워야 하고, 포인트를 주려면 적립과 사용 과정이 쉬워야 한다.

최소한 적립시설이 없는 지자체부터는 공공체육시설을 우선 등록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민간시설의 자발적 신청을 기다리는 방식만으로는 지역 공백을 줄이기 어렵다. 지자체가 운영하는 시설은 별도 신청 경쟁이 아니라 공공 협력 체계를 통해 우선 등록 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

튼튼머니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국민 건강을 위한 생활체육 정책이라면, 접근성은 핵심 기준이 돼야 한다. 국민 누구나 가까운 곳에서 운동하고, 쉽게 적립하고,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반이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더 궁금해요0

최신뉴스

저작권자 ⓒ 브라보마이라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댓글

0 / 300

브라보 인기뉴스

브라보 추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