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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감동하게 하는 문화의 힘

기사입력 2018-05-29 10:47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있어 경치와 물이 좋아 아름다운 금수강산이다. 이처럼 좋은 나라에 태어난 나는 문화인인가, 혹은 야만인인가? 지성과 교양이 있는 사람은 문화인(文化人)이고, 그 반대는 야만인이다. 또 문화에 관한 일에 종사하는 지식인들을 가리켜 문화인이라고도 말한다. ‘문화의 힘으로 세계를 감동시키는 나라.’ 이는 김구 선생이 꿈꾸었던 우리나라를 일컫는다.

몇 년 전, 직장에서 퇴직하고, 향토문화해설사 교육을 받았다. 그때 국가지정문화재인 국보, 보물과 사적 등을 비롯해 서울시지정문화재에 관해 배웠고, 해설을 할 때 설명을 해 주며 자원봉사도 했다. 하루는 해설을 하러 서울 봉화산에 갔다. 1963년 서울시에 편입되어 1971년 봉화산 근린공원으로 문을 열었던 곳이다. 전에는 산책이나 등산 등 여가를 즐기러 다녔으나, 해설가로 임무가 주어졌을 때는 그곳에 있는 문화재들에 관심을 갖고 공부를 했다. 친구들은 복잡하게 뭣 하러 그 일을 하느냐고 했지만, 공부를 할수록 그동안 몰랐던 것이 너무나 많았고, 유익한 것들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봉우재는 해발 160.1m로 문화재가 두 개 있어 서울특별시와 담당 문화원에서 관리하고 있다. 정상에 있는 아차산 봉수대지는 서울특별시 기념물 제15호(1993)로 지정문화재로 복원했다. 조선시대 전국 5개 봉수로 함경도 경흥에서 시작해 강원도를 거쳐 남양주 한이산에서 올린 봉수를 받아, 남산(목멱산)으로 연결하는 제1봉수로의 마지막 봉수대가 있던 자리다.

주민들은 이 봉수대 부근에서 음력 3월 3일 삼짇날 무형문화재 제34호(2005)인 봉화산 도당제를 지낸다. 이때는 국내외의 관심 있는 이들이 모이는데, 친구들을 초청해 공연을 보여주고 맛있는 음식으로 잔칫상을 푸짐하게 대접한 일이 있다. 그때야 친구들은 부푼 배를 두드리며, 나처럼 해설가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한때는 골치 아프고 복잡한 일을 왜 하느냐고 핀잔했으나, 지금은 나를 자주 부러워하는 모습이었다. 당시 친구들에게 문화인이 되려면 지성과 교양을 쌓아야 하며, 야만적인 행동을 하면 안 된다고 역설했다.

▲향토문화해설사 활동 당시(윤옥석 동년기자)
▲향토문화해설사 활동 당시(윤옥석 동년기자)

나 역시 문화인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이 하루아침에 바로 되는 것일까? 문화란 세상이 깨고 발달하여 문명이 개화되는 것이다. 즉 인간이 이상을 실현해 가는 과정을 말한다. 이제 우리는 문화의 발전과 향상을 지상목표로 삼는 나라인 문화국가(文化國家:cultured nation)에서 문화인다운 삶을 지향하며 살아갔으면 좋겠다.

김구 선생은 가장 부강한 나라가 아니라 가장 아름다운 나라를 꿈꾸었을 것이다. 우리가 주연배우로 세계무대에 등장할 날을 위해 강조한 그의 이야기가 귓가에 아스라이 메아리쳐 오는 듯하다. 나 역시 ‘문화의 힘으로 세계를 감동하게 하는 나라’를 위해 사명감을 갖고 친구들과 더불어 해설가로서 최선을 다해 활동해보려 한다. 수년 전에 배웠던 수업자료들을 친구들에게 주려고 차곡차곡 정리하는 중이다. 소중한 자료를 넣을 예쁜 봉투를 준비해 친구들에게 줄 반가운 그 날을 손꼽아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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