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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보면 후회할 갤러리展, ‘빔 델보예’부터 ‘마르셀 뒤샹’까지…

기사입력 2018-03-09 08:52

바야흐로 봄이다. 산으로 들로 봄꽃 나들이도 좋지만, 풍성하게 마련된 전시도 즐길 겸 갤러리 나들이를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올 한 해 눈여겨봐야 할 5가지 미술전시와 더불어 연간 일정을 함께 정리해봤다.


◇ 빔 델보예 개인전

장소 갤러리현대 일정 2월 27일~4월 8일

▲Wim Delvoye, Concrete Mixer, 2013, Laser-cut stainless steel, 84.5x45.x105cm(© Studio Wim Delvoye, Belgium. 스튜디오 빔 델보예, 갤러리현대 제공)
▲Wim Delvoye, Concrete Mixer, 2013, Laser-cut stainless steel, 84.5x45.x105cm(© Studio Wim Delvoye, Belgium. 스튜디오 빔 델보예, 갤러리현대 제공)

신개념주의(neo-conceptual) 예술작품들로 주목받는 벨기에 작가 빔 델보예의 국내 첫 전시다. 돼지 몸에 문신을 새긴 작품들을 선보이며 ‘돼지 문신’ 작가로도 불리는 그는 드로잉, 조각, 사진 등 폭넓은 장르를 아우르며 독특한 소재로 구현한 실험적인 작품들을 내놓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다양한 문양의 미학적 요소를 사물에 응용한 작품들과 일반적인 형태와 개념의 맥락을 비트는 작품 30여 점을 보여준다. 고딕 양식으로 레이저 커팅한 스틸, 손으로 조각한 타이어, 살라미 햄으로 구성한 대리석 문양의 바닥 사진 등 작가만의 유머러스한 작품세계와 전통적 요소가 맞물리는 기이한 경험을 선사한다.

▲Wim Delvoye, Tabriz, 2010, Stuffed carpet pig, 95x37x58cm(© Studio Wim Delvoye, Belgium. 이미지 제공: 스튜디오 빔 델보예, 갤러리현대)
▲Wim Delvoye, Tabriz, 2010, Stuffed carpet pig, 95x37x58cm(© Studio Wim Delvoye, Belgium. 이미지 제공: 스튜디오 빔 델보예, 갤러리현대)

>>빔 델보예 (Wim Delvoye, 1965~)

박제된 돼지의 몸에 명품 브랜드의 로고를 그려 넣으며 경악과 흥미로움의 영역을 넘나드는 작품세계로 유명해진 빔 델보예는 스위스 팅겔리 미술관(2017), 룩셈부르크 현대미술관 무담(2016), 모스크바 푸시킨 미술관(2016), 파리 루브르 박물관(2012), 로댕 박물관(2012), 베니스 구겐하임 컬렉션(2009), 리옹 현대 미술관(2003), 파리 퐁피두 센터(2000) 등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베니스비엔날레, 시드니비엔날레, 상해비엔날레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비엔날레에 참여하며 독창적인 예술관을 펼치고 있다.


◇ 정강자: 마지막 여행은 달에 가고 싶다

장소 천안 아라리오갤러리 일정 5월 6일까지

▲환생 The Rebirth, 1985, Oil on canvas, 161 x 260 cm(아라리오갤러리 제공)
▲환생 The Rebirth, 1985, Oil on canvas, 161 x 260 cm(아라리오갤러리 제공)

한국 아방가르드 작가계의 선두주자이자 1970년대 대표 여성 작가인 정강자의 회고전이다. 정 작가는 개인전을 위해 1년여의 준비기간을 거쳤지만, 지난해 7월 위암으로 갑작스럽게 타계하며 이번 전시는 그의 유고전이자 최초의 회고전이 됐다. 올해 1월 31일 아라리오갤러리 서울(2월 25일까지)과 천안(5월 6일까지)에서 동시에 개최한 이번 전시는 작가의 생을 기리고 그의 50여 년 화업을 미술사적, 사회적으로 균형 있게 재조명하는 데 주력한다. 작가의 최근작과 더불어 아카이브 자료를 배치해 자신의 삶을 여성상과 자연물, 기하학적 형태에 투영한 작품들을 아울러 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정강자, 홍익대학교 회화과 4학년 실습실에서, 1966(故 정강자 유족 제공)
▲정강자, 홍익대학교 회화과 4학년 실습실에서, 1966(故 정강자 유족 제공)

>>정강자 (鄭江子, 1942~2017)

홍익대학교 서양학과 졸업 후 ‘키스미’(1967)처럼 파격적인 조형작업을 비롯해 ‘투명풍선과 누드’·‘한강변의 타살’(1968), ‘기성 문화예술의 장례식’(1970)과 같은 퍼포먼스에도 참여했다. 1960~70년대 당시 젊은 예술인들의 도전이 응집된 한국 아방가르드 미술 그룹 ‘신전(新展)’의 일원으로 한국 미술계에 영향을 미쳤다. 그는 이와 같은 행위를 통해 여러 경계와 틀로부터 해방되고자 했으나 여성의 신체를 드러내는 작업에 대한 선정적인 시선을 감내해야만 했다.


◇ 니키 드 생팔 개인전

장소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일정 6월 30일~9월 25일

▲Niki de Saint Phalle, Vive l'amour, 1990(© 2017 Niki Charitable Art Foundation / ADAGP, Paris – SACK, Seoul, 예술의전당 제공)
▲Niki de Saint Phalle, Vive l'amour, 1990(© 2017 Niki Charitable Art Foundation / ADAGP, Paris – SACK, Seoul, 예술의전당 제공)

프랑스 여류 작가 니키 드 생팔의 작품 120여 점을 소개하는 대규모 특별 전시다. 프랑스 파리 스트라빈스키 분수의 공공미술로 잘 알려진 그의 대담성과 순수함을 드러내는 입체조형물 및 회화, 판화 등으로 구성된다. 화려한 컬러와 독특한 구조가 돋보이는 그의 후기 입체작품들을 폭넓게 전시할 계획이다.

▲Niki de Saint Phalle, Nana Fontaine Type, 1971/1992(© 2017 Niki Charitable Art Foundation / ADAGP, Paris – SACK, Seoul, 예술의전당 제공)
▲Niki de Saint Phalle, Nana Fontaine Type, 1971/1992(© 2017 Niki Charitable Art Foundation / ADAGP, Paris – SACK, Seoul, 예술의전당 제공)

>>니키 드 생팔 (Niki de Saint Phalle, 1930~2002)

여성지 ‘보그’와 ‘엘르’, 사진 주간지 ‘라이프’의 사진 모델로도 등장했을 만큼 매혹적인 외모를 지닌 니키 드 생팔은 유년 시절 아버지에게 성폭행을 당하며 겪은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미술을 시작했다. 이 때문에 ‘슈팅 페인팅’(1961) 등 그의 작품은 페미니즘 성향이 두드러지며 여성을 주제로 한 조형물이 많은 편이다. 그가 만들어낸 뚱뚱한 여성 조각인 ‘니나’ 시리즈를 비롯해 여성의 몸을 과장해 표현한 작품에는 여성으로서 부당한 대우를 받는 것에 대한 분노와 고발 의식이 담겨 있다.


◇ 윤석남 개인전

장소 학고재갤러리 일정 9월 예정

▲윤석남, 핑크룸, 2016년 학고재 상하이 설치컷(학고재갤러리 제공)
▲윤석남, 핑크룸, 2016년 학고재 상하이 설치컷(학고재갤러리 제공)

2013년 학고재갤러리에서 열린 ‘나는 소나무가 아닙니다(I’m Not a Pine Tree)’ 이후 5년 만에 열리는 윤석남의 개인전이다. 홍콩 아트바젤(세계적인 미술품 아트페어) VIP 책자 전면에 소개되는 등 국내외적으로 예술성을 인정받은 그의 독창적인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특히 큐레이터들의 극찬을 받은 설치미술 ‘핑크룸’(1998)이 갤러리 한 층을 가득 채울 예정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민화 기법을 통해 제작한 그의 신작 발표가 예고돼 기대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윤석남 (尹錫男, 1939~)

한국 최초의 극영화 ‘월하의 맹세’(1919)의 극작가 겸 영화감독인 윤백남의 셋째 딸로 태어나 해방 이전까지 만주에서 살았다. 1954년 아버지가 병으로 세상을 떠난 뒤 6남매를 홀로 키우며 인고의 세월을 살아온 어머니에 대한 애착이 남달랐다. 그는 줄곧 ‘어머니’를 소재로 한 작품들을 선보이며 여성주의 미술의 대모로 불리고 있다. 40대에 늦깎이 화가로 데뷔했지만 ‘어머니의 이야기’(1995), ‘부엌’(1996), ‘허난설헌’(2005) 등 꾸준히 작품을 내놓으며 여든의 나이에도 여전히 예술혼을 불태우고 있다.


◇ 마르셀 뒤샹 전

장소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일정 2018년 12월~2019년 4월 예정

▲마르셀뒤샹, 샘, 1950(1917년원작의복제품), 사기로 만든 소변기, 30.5x38.1x45.7cm

(© Association Marcel Duchamp / ADAGP, Paris - SACK, Seoul, 2018,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마르셀뒤샹, 샘, 1950(1917년원작의복제품), 사기로 만든 소변기, 30.5x38.1x45.7cm (© Association Marcel Duchamp / ADAGP, Paris - SACK, Seoul, 2018,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국내에서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리는 마르셀 뒤샹의 전시다. 미국 필라델피아미술관 소장품을 중심으로 작가의 주요 작품 및 아카이브는 물론, 마르셀 뒤샹을 소재로 한 사진, 드로잉, 미국 초현실주의 사진작가 만 레이(Man Ray, 1890~1976)를 비롯한 당대 작가들의 관련 작품까지 총 110여 점을 소개한다. 특히 변기를 독창적으로 재해석한 뒤샹의 대표작 ‘샘’(1917)을 이번 국내 전을 통해 만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도쿄국립박물관을 시작으로 국립현대미술관에 이어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립미술관으로 이어지는 순회전이다.

▲만레이, 로즈세라비가된 뒤샹, 1921-1966, 젤라틴실버프린트, 17.8x13.3cm
(© MAN RAY TRUST/ ADAGP, Paris & SACK, Seoul, 2018,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만레이, 로즈세라비가된 뒤샹, 1921-1966, 젤라틴실버프린트, 17.8x13.3cm (© MAN RAY TRUST/ ADAGP, Paris & SACK, Seoul, 2018,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마르셀 뒤샹 (Marcel Duchamp, 1887~1968)

프랑스 화가 자크 비용(Jacques Villon, 1875~1963)과 조각가 레이몽 뒤샹 비용(Raymond Duchamp-Villon, 1876~1918)의 동생으로 인상주의, 포비즘, 큐비즘의 영향을 받은 작품을 선보였다. 입체파의 균열된 형태, 사진과 영화의 스톱 모션 등 자연의 시공간에 관한 지배적 관념을 뒤엎는 아방가르드 회화 ‘계단을 내려오는 나체 2’(1912)는 당시 예술평론가들 사이에 논란을 일으켰을 만큼 독특한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에도 여성으로 분장하고 찍은 사진 ‘로즈 세라비’(1921), ‘심지어, 그녀의 독신자들에 의해 발가벗겨진 신부’(1923) 등 파격적인 예술세계를 보였으며, 다다이즘의 대표 작가로 손꼽힌다.


◇ 2018 상반기 전시 일정

3월 '이정진: 에코-바람으로부터'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3월 8일~7월 1일

'예술가 (없는) 초상' 서울시립미술관 남서울미술관 3월 20일~5월 20일

김용익 개인전 ‘Endless Drawing’ 국제갤러리 3월 20일~4월 22일

'한국서예사특별전: 명재 윤증' 예술의전당 서울서예박물관 3월 29일~5월 20일

4월 이반 나바로 개인전 'THE MOON IN THE WATER’ 갤러리현대 4월 19일~5월 27일

5월 '내가 사랑한 미술관: 근대의 걸작'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5월 3일~10월 14일

'강요배 개인전' 학고재갤러리 5~6월 예정

6월 육근병 개인전 ‘생존은 역사다’(가제) 아트선재센터 6월 15일~8월 5일

◇ 2018 하반기 전시 일정

7월 '박이소: 기록과 기억'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7~12월 예정

'조선민화걸작전'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7월 5일~8월 26일

'이창수 개인전' 학고재갤러리 7월 예정

8월 '프란시스 알리스 개인전' 아트선재센터 8월 31일~11월 4일

9월 '서울미디어시티 비엔날레' 2018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9월 6일~11월 18일

11월 아키 사사모토 ‘항복점(Yield Point)’ 아트선재센터 11월 23일~2019년 1월 13일

'제국의 황혼, 근대의 여명: 근대전환기 궁중회화'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11월~2019년 2월 예정

12월 '한국현대미술대가: 한묵'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12월 4일~2019년 3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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