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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로 나는 진화했다!

기사입력 2018-10-16 09:08

인류의 기원은 직립보행과 도구를 사용한 오스트랄로피테쿠스로 추정한다. 호모 에렉투스는 불을 사용했고 그 후 나타난 호모사피엔스가 우리의 모양과 비슷했다. 호모 사피엔스는 약 4만 년 전에 이 땅에 존재했다. 초기 호모사피엔스의 두개골 화석과 현대인이 두개골을 비교하여 보면 진화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상악(上顎)과 하악(下顎)이 돌출(突出)상태에서 뒤로 많이 들어갔다. 그리고 치아의 숫자가 줄어들었다. 초기에는 치아의 숫자가 약 44개 정도였는데 현대인은 사랑니 포함해서 32개다. 사실 사람마다 달라 엑스레이(X-RAY)를 찍어보면 사랑니가 아예 없는 이도 많다. 일부는 매복치(埋伏齒)로 잇몸 속에 비스듬히 누어 통증이 오면 발치해야 한다. 그래서 사랑니가 없으면 진화가 많이 된 사람이고 사랑니가 있으면 진화가 덜된 사람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인류가 더 진화 하면 씹을 필요가 없는 음식이 개발되어 필요 없는 치아의 숫자는 더 줄어들지도 모를 일이다.

매번 지나다니던 길에서 아가씨 3명이 길을 막고 물티슈를 주었다. 그러면서 “치과에서 진료비를 저렴하게 하는 행사 마지막 날”이라고 했다. 그렇지 않아도 사랑니가 썩어 아파서 치과 가려 했다. ‘떡본 김에 제사지내는 꼴’이 되었다. 사랑니는 구강 깊은 곳에 위치하여 칫솔질이 잘 되지 않았다. 언젠가는 치과에 와야 할 일 오늘 해치우자 하고 치과를 향해 계단을 올라가다가 다음에 할까 하고 망설여졌다. 뒤돌아서는데 아가씨가 등을 민다. 다른 질병과 비교해 치과 질환은 자연치유가 없다. 꼭 치료를 해야만 병의 진행이 멈춘다. 진료 전 고혈압 당뇨병 없느냐고 묻고 치과의자에 앉아 마취를 하고 30분정도 기다렸다가 발치를 했다. 지혈을 위해 솜을 물고 주의사항을 듣고 치과에서 나왔다. 비록 잘 사용 안하는 사랑니이지만 평생을 같이한 치아가 하나 줄어들어 맘이 허전하다. 마취가 깨니 온몸이 열이 나고 아프다. 진화 하는 사람은 치아 숫자가 줄어든다. 나는 치아 숫자가 줄어들었다. 고로 나는 진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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