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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막에서 마무리하는 정겨운 시골길 걷기

기사입력 2018-04-03 11:42

길이 있어 걷고 또 걷는다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요즘은 훌쩍 여행을 떠나면서 그곳에 걷기 좋은 길이 있는지 먼저 살핀다. 멋진 풍광과 맛난 먹거리만으로 만족하지 않고, 걸으면서 힐링이 되는 여행지를 너도나도 챙기는 추세다.

흐르는 강물이 내려다보이는 울창한 숲길을 따라 걸으며 자연 속에 파묻혀볼 수 있는 걷기 좋은 길이 있다. 육지 안에 있는 아름다운 섬마을 경북 예천의 회룡포(回龍浦) 길은 손 타지 않은 수수함이 매력이다. 이 길을 걸으면 자연에 푹 안기는 맛을 느낄 수 있다.

혹시 액티비티한 놀이를 즐기는 분이라면 근처의 문경에 잠깐 들러 짚라인(zipline)을 타보는 것도 좋다. 공중으로 신나게 미끄러져가는 짚라인을 체험하는 순간의 짜릿함을 추천한다. 아울러 문경 예천의 유명한 순대국밥집에서 점심을 먹은 후 산에 오르면 배도 든든하다.

회룡포는 예천에 속하는 아늑한 섬마을이다. 낙동강 지류로 강이 돌아나가는 지형이 마치 용틀임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 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이곳을 볼 수 있는 전망대는 한적한 고찰 장안사 뒤편으로 올라가야 한다.

가파른 계단을 올라 느릿느릿 숲길을 걷다 보면 드디어 회룡포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나오고, 강으로 둘러싸인 마을이 내려다보인다. 물길이 마을을 감싸면서 유유히 흐르고 있다. KBS2 드라마 ‘가을동화’의 배경지이기도 하다. 멀리 마을을 이어주는 뿅뿅다리도 길게 보인다. 다리를 건널 때 발판 구멍으로 물이 퐁퐁 솟는다 해서 붙여진 이름인데 KBS2 프로그램 ‘1박 2일’ 촬영으로 더 유명해진 다리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일출도 아름답다. 특히 물안개 낀 날은 몽환적인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이어지는 숲길은 4~5Km의 트레킹 코스다. 가을날 수북하게 쌓인 낙엽을 푹푹 밟으며 걸으면 세속의 걱정거리들이 다 사라진다.

아무리 천천히 걸어도 어느덧 그 산을 벗어나 비룡교가 시원하게 눈앞에 펼쳐진다. 다리 중간 전망대에 오르니 바람이 세차다. 상쾌한 공기를 원 없이 들이마신다. 다리 아래 넓은 갈대밭도 풍성하게 반짝인다. 얕고 푸른 강물은 유유히 흐른다.

세찬 바람을 맞으며 강둑을 걸으면 어느새 삼강주막이다. 이 시대 마지막 남은 주막이라 하여 유지 보존하고 있는 곳인데 1900년경에 생겨 2006년 주모 유옥련 할머니가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영업을 했다고 한다. 그 후 다시 지자체의 노력으로 각종 축제를 열어 오래전의 우리네 삶의 한 풍경을 지켜내고 있다.

낙동강 나루터를 건너온 보부상들이나 과거를 보러 가던 유생들이 주막에 걸터앉아 막걸리 한 잔 마시는 풍경을 혼자서 그려본다. 그리고 양은 주전자 기울여 막걸리 한 사발 마시며 배추전과 도토리묵으로 회룡포의 바람 속을 걸어온 몸을 달래본다. 행복한 여행의 마무리다.


짚라인

경상북도 문경시 불정동 336-3 불정자연휴양림(1588-5219)

www.ziplinemungyeong.co.kr


용궁단골식당(용궁순대, 오징어불고기)

경상북도 예천군 용궁면 읍부리 299-2 (054-653-6126)


회룡포 숲길

경상북도 예천군 용궁면 대은리 회룡포(장안사 주차장(0.5km)→회룡포전망대(0.7km)→용포마을(0.5km)→사림재(1km)→비룡교(1.2km)→삼강주막(1km))


삼강주막

경상북도 예천군 풍양면 삼강리길 27 (054-650-63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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