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년기자 페이지] 늙지 않기 위한 습관
필자는 비교적 동안이라는 소리를 자주 들었다. 그러나 이제는 더 이상 아니다. 탈모도 많고, 피부도 늙었다. 불과 몇 개월 전 사진을 봐도 그 차이가 확연하다. 그 원인 중 하나는 감기다. 해마다 겨울이면 감기로 고생을 해서 독감주사를 맞아두긴 했지만 이번 겨울 감기를 피하지 못했다. 작년 11월 초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마라톤대회에 참가했는데 이른 시간에 비바람을 맞아가며 마라톤을 했더니 감기에 걸리고 말았다. 3개월이 지난 지금도 감기 기운이 싹 가시지 않았다. 감기를 별것 아닌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앓고 나면 기운이 많이 빠진다. 얼굴에서 윤기가 사라져 주름도 더 짙어 보인다. 갑자기 몇 년 훅 늙어버린 느낌이다. 매년 혹한을 거쳐야 하는 우리나라 사람들로서는 감기가 어려운 숙제다. 몸을 잘 돌보는 방법밖에 없다.
또 하나의 원인은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것이다. 남자가 밤중에 자주 깨는 건 과음 탓이다. 기분이 좋을 정도로만 마시면 숙면을 취할 수 있지만 과음을 하면 속이 불편하고 방광도 금세 차서 한밤중에 화장실에 다녀와야 한다, 그러고 나면 다시 잠들기 힘들다.
영화를 보는 습관도 안 좋다. 일단 보기 시작하면
2시간 정도는 각오해야 한다. 영화가 끝나도 바로 잠이 오지 않는다. 결국 밤잠을 설친다. 잠을 제대로 못 자면 아침에 피부가 푸석푸석하다. 피부를 빨리 늙게 하는 아주 안 좋은 습관이다.
필자보다 몇 살 아래인 후배들과 밤샘 당구를 치는 것도 치명적이다. 저녁에 술집에서 만나 어느 정도 마신 뒤 당구장엘 간다. 승패에 따라 술값을 걷어 또 마시고 당구장 가기를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밤을 새게 된다. 새벽 서너 시쯤 지쳐서 그만하려고 하면 아직 전철 첫차가 다닐 시간이 아니니 한 판만 더 치자는 얘기가 나온다. 그러다 보면 날이 훤히 샌다. 결국 해장국까지 먹고 들어간다. 그러나 훤한 대낮에 잠이 제대로 올 리 없다. 낮잠을 자면 그날 밤에 잠을 제대로 못 이룬다. 당구를 밤새 치면 이런 악순환이 이어진다. 생활 리듬을 깨는 나쁜 습관이다. 몸이 제대로 회복되려면 며칠 걸린다. 아직도 청춘이냐며 다시는 그러지 말자고 해놓고는 만나면 또 그런다. 작년에도 세 번이나 그랬다.
필자는 평소에 세수하고 나서 아무것도 바르지 않는다. 피부가 흰 편인 데다 얼굴에서 광이 난다는 소리도 듣곤 했다. 그런데 어느 날 지인이 필자 얼굴을 보더니 피부가 마른 두부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급한 대로 핸드크림을 발라주었다. 과연 잠시 후 피부가 훨씬 촉촉해졌다. 얼굴에 기초화장품은 반드시 써야 한다고 하지만 필자는 얼굴에 뭘 바르는 것이 싫다. 남자가 생긴 대로 살면 그만이지 여자처럼 꾸미는 것도 적성에 맞지 않는다. 걷기운동을 할 때도 자외선 방지 크림을 꼭 바르라 했는데 그냥 다닌다. 그래서 피부가 검게 탔고 거칠어졌다.
몇 해 전 피부과 의사 친구가 레이저 시술을 해준 적이 있다. 거기에다 보톡스 주사까지 놔줬다. 보톡스는 6개월 동안 피부를 탱탱하게 해주지만 얼굴 근육이 움직이지 않아 거북했다. 그러나 레이저 시술은 해볼 만하다. 다시 부탁할 처지는 못 되고 이번에는 정식으로 돈을 내고 시술을 받을 생각이다. 레이저 시술을 하고 나면 며칠 검은 딱지가 생기지만, 딱지가 떨어지고 나면 확실히 피부가 맑아 보인다. 남자도 피부 관리에 돈을 들여야 하는 시대다. 어느새 나이가 그렇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