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를 50년을 치면서 이제야 깨우치게 된 것이 있다. 밀어치기 타법이다. 그동안 당구를 칠 때면 끊어치기 타법만 사용했었다. 끊어치기 타법은 큐가 제1 목적구 공을 맞힐 때 공에 맞을만큼만 큐를 밀어주는 타법이다. 그러나 밀어치기 타법은 큐가 공을 맞히는 힘에 더해서 큐가 팔로 스루 개념으로 더 앞으로 나가는 타법이다.
밀어치기 타법과 끊어치기 타법의 차이는 3쿠션 경기에서는 반드시 알아야 하는 기술이다. 끊어치기 타법은 수구가 제 1목적구에 맞는 순간 입사각이 커진다. 세게 치는 사람들이 흔히 치는 방법이다. 세게 치다 보면 겨냥점이 막상 칠 때 달라지는 경우도 생기고, 입사각이 커져 원하는 각도로 공이 진행되지 못한다. 쿠션을 거칠 경우 쿠션의 반발력 때문에 회전 각도도 짧아진다. 그러므로 힘만 들었지, 공을 맞히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나 밀어치기 타법을 구사하면 입사각이 더 예민해진다. 특히 얇게 칠 때 효과가 좋다. 수구가 제1목적구에 맞고도 옆으로 튀지 않고 앞으로 나가려고 하기 때문이다. 예민한 각도를 끊어치기로 하자면 아주 더 얇게 쳐야 하므로 그렇게 하려다가 수구를 제1목적구에 맞히지도 못하는 미스를 범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밀어치기로 치면 제1목적구를 얇게 맞히면서도 예민한 각도를 그대로 더 살릴 수 있으므로 활용 한계각이 넓어진다.
밀어치기의 방법은 여러 가지이지만, 필자의 경우, 평소 스트로크를 앞뒤로 하는 것을 줄이고 앞으로 내미는 것에 중점을 둔다. 앞뒤로 스트로크를 왔다갔다 하다가 큐를 내밀면 끊어치기가 되어 예민한 각도로 제1목적구를 맞히지 못하고 입사각이 커진다. 보통 대회전의 경우 멀리 4쿠션 이상을 거쳐야 하므로 세게 친다. 그러나 밀어치기 타법으로도 충분히 대회전이 가능하다. 흔히 큐의 무게만으로 친다고 한다. 골프에서 어깨나 팔의 힘보다 골프채의 무게만으로 스윙하는 것과 같다.
밀어치기는 프로 선수들도 연습을 꾸준히 한다. 경기를 하는 중간에도 큐로 스트로크 루틴을 해보는 것은 밀어치기 연습을 하는 것이다.
몇 십 년을 끊어치기 타법으로 당구를 치다가 밀어치기로 치기는 쉽지 않다. 그동안 익혀온 각도가 모두 끊어치기 타법으로 익혀왔다. 그 덕분에 이만큼 치게 되었는데 하루아침에 이것을 밀어치기로 100% 바꿀 수는 없는 것이다. 때로는 끊어치기 타법으로 쳐야 할 때도 있는 것이다.
야구의 타자나 테니스, 배드민턴에서도 끊어치기로 할 때도 있지만, 밀어치기 타법이 정통이다. 팔로우 스루가 일어나 공이 일정 방향으로 가고 힘도 덜 든다. 밀어치기를 해야 체중을 실을 수 있는 것이다. 끊어치기는 손목의 스냅을 주로 사용한다. 순발력은 있으나 모든 샷을 그렇게 하면 잘 맞는 경우보다 미스가 많다. 권투에서도 끊어치기와 밀어치기가 있다. 태권도에서는 직접 타격을 가하지 않고 그 앞에서 멈추는 동작을 연습하다 보면 끊어치기에 익숙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