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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감동을 준 뮤지컬 ‘벤허’

기사입력 2017-10-25 10:18

▲  뮤지컬 ‘벤허’ (박혜경 동년기자)
▲ 뮤지컬 ‘벤허’ (박혜경 동년기자)
깊어가는 가을밤 지금 충무아트홀에서는 ‘벤허’가 공연 중이다.

벤허의 내용은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이야기이다.

얼마 전 리메이크된 영화도 있지만 그래도 벤허를 생각하면 필자의 젊은 날 대한극장의 와이드 화면으로 보았던 찰톤 헤스톤 주연의 작품을 떠올리게 된다.

여고 시절 중간고사나 기말고사가 끝나면 전교생이 대한극장에 가서 단체로 명화를 관람했다. 당시에는 극장 중에서 가장 크고 화면이 넓은 곳으로 대한극장을 꼽았다.

대한극장에서 많은 명작을 보며 꿈을 키우고 가슴 설렜던 그때가 눈앞에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대한극장에서 보았던 ‘벤허’는 누구에게나 큰 감동을 주었다. 와이드 화면에 펼쳐졌던 수많은 명장면은 잊을 수 없는 감동이다.

특히 마차 경주 장면은 아무리 리메이크를 한다 해도 다시는 따라 할 수 없을 정도의 명장면이라는 생각이다.

신당동의 충무아트홀에서 ‘뮤지컬 벤허를 보았다.

뮤지컬을 좋아해서 몇 번 와본 공연장이지만 벤허의 그런 스펙터클한 장면을 어떻게 표현할지 매우 궁금했다.

벤허의 방대한 내용을 3시간 안에 어떻게 연출했을지도 기대되었는데 역시 훌륭한 배우와 연출가의 역량으로 탄탄하게 잘 함축되었다.

그 긴 스토리도 어느 곳 하나 허술하지 않게 잘 연출되었으며 뮤지컬 배우들의 열연은 여느 뮤지컬보다 더 큰 감동을 안겨주었다.

영화와 뮤지컬의 차이를 알면서도 자꾸만 찰톤 헤스톤의 벤허와 비교하며 이 장면은 어떻게 표현할지 미리 상상해 보는 나쁜 관람 태도가 있었지만 억울한 누명으로 노예선에 탄 장면은 깜짝 놀랄 만큼 사실적으로 다가왔다.

뒤 배경으로 영상을 띄웠는데 진짜 노예선에 탄 사람들이 이리저리 흔들리는 느낌을 주며 멋지게 연출되었다.

그러나 역시 마차 경주 장면에선 웃음이 나왔다. 흰말 검은말 8마리의 모형 말이 방향을 바꾸어가며 움직여 마차 경주 장면을 연출했는데 무대 여건상 어쩔 수 없다는 걸 이해하면서도 우스웠다.

그래도 마차에 탄 두 배우 벤허와 멧살라의 연기는 진지하고 멋지게 다가왔다.

서기 26년 예루살렘은 제정 로마제국의 폭정으로 신음하고 있었다.

벤허는 명망 높은 유대의 귀족으로 오랜만에 로마의 장교가 되어 돌아온 친구 메셀라와 재회한다.

메셀라는 전쟁 중에 고아가 되어 벤허의 가문에서 거두어 벤허와 친구로 자란 사람이다.

그러나 마음속으로 벤허를 질투하여 증오심을 가진 인물이다.

많은 전투에서 승리해 장교가 된 그는 벤허에게 유대인 폭도의 소탕을 도와 달라 하지만 벤허는 거절한다.

벤허의 여동생 티르자는 메셀라를 좋아한다. 어느 날 로마 총독의 행군을 옥상에서 구경하던 티르자가 메셀라를 찾아보다 기왓장을 떨어뜨리는 사고를 낸다.

메셀라는 이를 문제 삼아 벤허 가문 전체에 반역죄를 씌운다.

나쁜 놈, 키워준 은혜를 모르는 나쁜 놈이라는 욕이 절로 나온다.

억울한 누명을 쓴 벤허는 노예선에 오르게 되고 부유한 귀족이던 어머니와 여동생은 지하 감옥에 갇혀 지내다 문둥병 환자가 되는 비극을 맞는다.

노예선에서 해적과의 난투 중 사령관을 구한 벤허는 그의 양자가 되어 로마 귀족이 된다.

생사의 갈림길을 극복한 벤허는 모든 것을 앗아간 메셀라에게 복수를 결심한다.

전차경주에서 메셀라는 다쳐서 죽고 벤허는 어머니와 여동생이 살아있다는 걸 알게 된다.

한편 예루살렘은 나사렛에서 유대의 새로운 왕이 온다는 소문으로 술렁이고 예수의 고난이 시작된다.

예수님의 은총으로 문둥병이 사라진 어머니와 여동생과 사랑하는 여인 에스더와의 만남이 이루어진다는 이야기가 잘 함축되어 보여 졌고 관객들은 웅장한 음악과 배우들의 열연에 뮤지컬이 끝나고도 계속 기립박수를 멈추지 않았다.

잘 아는 내용임에도 또다시 큰 감동을 준 멋진 뮤지컬 ‘벤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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