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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꽃과 도화살

기사입력 2017-04-28 12:54

벚꽃이 지고 이젠 겹벚꽃, 복숭아꽃, 살구꽃이 한창이다. 겹벚꽃과 복숭아꽃은 둘 다 묘한 화려함이 엿보인다. 겹벚꽃은 일반 벚꽃보다 꽃잎이 풍성하다. 겹복숭아꽃도 겹벚꽃과 비슷하게 풍성하다. 농악대의 고깔에 쓰이는 꽃 모양으로도 보던 것이라 촌스러운 느낌도 든다. 색깔도 분홍색이다. 복숭아꽃은 도화(桃花), 또는 복사꽃이라고도 한다. 분홍색이면서 가운데 암술은 빨갛다. 역시 화사하고 좋지만 천박한 아름다움, 촌스러운 이미지로 다가온다. TV를 통해 보는 북한 여자들의 옷 분위기다. 어찌 보면 우리 어머니들이 젊을 때 입었던 한복 색깔이다. 그 옛날의 작부집 여인네 생각도 난다. 화장이 너무 진해 무섭게 보이던 여자, 짙은 화장이 어색해 보였는데 술에 취하면 예뻐 보였다.

예부터 “도화살이 있다”는 말이 있다. “도화살이 있으면 도덕적으로 타락하기 쉽고 집안 망한다”는 얘기도 있다. 도화살은 복숭아꽃의 요염함을 빗댄 말이다. 요즘은 “도화살이 보인다” 고 말해도 욕이 아니란다. 이전에는 큰 욕이었다. 도화살 (桃花煞)은 호색 끼와 음란 끼가 있는 것을 말한다. 누구나 본능적으로 그런 끼는 가지고 있지만, 겉으로 내색을 안 하고 산다. 그러나 여자의 얼굴에 홍기가 있는데다 입가에 살짝 미소가 있어 아름답게 보이면 도화살이 보인다고 한다. “섹시해 보인다”는 말도 마찬가지다. ‘섹시’는 인간이 본능인 성욕을 나타내는 말이다. 요즘 젊은 여성들은 저마다 섹시하게 보이려고 애를 쓴다. 몸에 붙어 불편한 바지를 입고 다니며 바디라인을 뽐낸다. 아슬아슬해 보이는 짧은 스커트를 입고 다니는 젊은 여성들을 보면 눈이 어지럽다.

장래 직업을 ‘연예인’이라고 말하는 아이들이 많다고 한다. 점잖은 집안에서는 반대하던 직업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시대가 달라졌다. 선망의 직업이 됐다. 연예인에게는 도화살이 필요해 보인다. 그래야 대중적인 인기를 얻을 수 있다. 인기 있는 직업인 걸 그룹 안무를 보면 예외 없이 노출이 심하다. 그들 중에는 미성년자들도 있어 간혹 물의를 빚기도 한다.

연예인을 대상으로 한 첫사랑의 이미지도 바뀌었다. 이전에는 무조건 청순한 이미지가 첫사랑의 대상이었으나 지금은 청순하면서도 섹시한 이미지를 가진 연예인들을 좋아한다. “마음이 예뻐야 미인이다”라는 말이 있다. “미인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으니 마음도 예뻐질 수밖에 없다”는 논리도 있다. 반대로 “미인이 아니면 사람들의 관심을 못 받으니 성질이 안 좋다”는 논리도 있다.

연예인이 아니어도 도화살이 있으면 인기가 많다고 한다. 현대는 표출의 시대다. 가만히 얌전히 있으면 누가 알아주지 않는다. 적극적으로 사람들에게 다가가야 자신의 존재감을 나타낼 수 있다. “젊다는 것은 아름다운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젊은 시절에는 누구나 예쁘다. 지나치게 미인인 경우 오히려 콧대가 높고 집적거리는 남자가 많아 인생이 순탄하지 않을 수도 있다. 좀 예쁘다고 지나치게 공주처럼 대우받기를 원하는 여자들도 밉상이다. 나무 예쁘면 ‘그림의 떡’ 취급을 받는다. 적당히 예뻐야 사랑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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