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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여동생 문근영의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

기사입력 2017-01-10 14:47

▲국민 여동생 문근영의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박혜경 동년기자)
▲국민 여동생 문근영의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박혜경 동년기자)
장충단 공원길은 필자에겐 참으로 익숙한 거리이다. 필자가 결혼하고 장충동 주택가의 시댁에서 5년간 사는 동안 많은 시간을 이 공원에서 보냈다.

속상한 일이 생기면 공원 깊숙한 벤치를 찾기도 했고 아이가 두세 살 무렵엔 포대기로 둘러업고 산책 나오기도 했다.

공원 한 바퀴 도는 동안 아기는 새근새근 잠들고 공원 안의 평화가 참 좋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 보았던 어린이 야구장이 아직도 건재해서 많은 경기가 이루어지고 있다니 기분 좋은 일이다.

국립극장에 가려면 전철 동국대역에서 나와 장충단 공원길 코너를 돌아 국립극장 셔틀버스 정류장으로 가면 된다.

공연 시각 전까지 관객들을 무료로 극장 안마당까지 태워다 주어 매우 편리하게 이용하고 있는 고마운 교통수단이다.

국립극장은 매우 큰 공연장인 해오름과 중간의 달오름 그리고 소극장인 별오름이 있다.

별오름에서 본 연극공연은 대학로의 여느 소극장과 비슷한 규모의 아담한 공간이었다.

필자가 가끔 보는 공연은 주로 달오름 극장이다.

국립극장에 가기 위해 장충단 공원길을 걸으니 새삼 결혼 초의 옛 생각으로 무언가 그리운 느낌의 감회가 새롭다.

이날은 국민 여동생이라 불리는 여배우 문근영의 로미오와 줄리엣 공연이 있는 날이다.

많은 연예인 중에서도 유독 마음 가는 여배우가 있다면 문근영 양이다.

아역부터 시작했으니 나이 어린 배우라 해도 경력이 만만치 않은 중견이다.

더구나 어린 나이임에도 기부를 많이 하고 있다는 착한 배우라서 좋은 이미지로 떠오른다.

문근영의 눈을 보면 선량하다는 게 무언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커다랗고 동그란 눈동자는 사람을 끄는 매력으로 호수처럼 맑아 보인다는 표현이 딱 어울린다.

이날 공연은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이다. 그러니 어떤 내용이 펼쳐질까보다는 배우들이 어떤 로미오와 줄리엣을 보여줄지의 기대가 더 컸다.

거기엔 예쁜 문근영이 줄리엣을 맡아 연기한다는 데 더 큰 관심을 가졌는지도 모른다.

팸플릿을 보니 요즘 TV에서 볼 수 있는 감칠맛 나는 조연인 유명 배우들과 아이돌처럼 예쁜 남자 연기자들이 출연하고 있다. 물론 실물로 본 문근영은 정말 예뻤다.

내용은 잘 아는 연극이지만 무대 활용이나 공간을 이용하는 방법이 독특했다.

배우들이 갑자기 뒤편에서 나타나 좌석 옆 계단으로 종횡무진 등장하는가 하면 객석의 관객과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하는 등 관객과 함께한다는 생각으로 즐겁게 무대를 이어나갔다.

너무나 많이 알려진 내용이므로 다 이해한 줄 알았는데 실은 마지막에 가짜 독약을 마신 줄리엣을 보고 로미오가 어떻게 죽었는지 잘 생각이 나지 않아서 극에 몰두하여 보았다.

다들 잘 아는 이야기로 베로나지방의 유명 가문 캐플렛가와 몬테규가는 원수 집안이다.

캐플렛가의 파티 날 장난스럽게 숨어 들은 로미오는 줄리엣을 보고 한눈에 반한다. 두 원수 집안의 아들과 딸인 로미오와 줄리엣은 그렇게 사랑에 빠진다.

그들이 보여준 순수한 사랑과 그 사랑을 지키기 위해 죽음까지 불사하는 불꽃 같은 열정은 낭만을 찾아보기 힘든 이 시대의 청춘들에게 강렬한 이미지로 각인될 것 같다.

줄리엣의 사촌과 대결 중 그를 살해하게 된 로미오가 만투스로 추방당하고 이미 저희끼리 결혼맹세를 한 로미오와 줄리엣의 고통스러운 시간이 시작된다.

명문가문의 자제와 결혼을 명한 아버지의 명령에 신부님을 찾은 줄리엣은 가짜 독약을 마시고 42시간만 잠들어 있기로 하고 약을 마신다.

그 소식을 로미오에게 알려야 하는데 만투스 지방에 역병이 돌아 소식을 전하지 못하게 되고 줄리엣이 죽었다는 소문을 들은 로미오는 줄리엣이 안치되어있는 회당에 찾아와 미리 준비해 온 진짜 독약을 마시고 숨을 거둔다.

이에 42시간 만에 깨어난 줄리엣은 죽은 로미오를 보고 너무나 슬퍼 칼로 심장을 찔러 자살하고 로미오 옆에 눕는다.

아름다운 젊은이들의 죽음이 있고 난 뒤에야 잘못을 깨달은 두 가문은 화해한다.

잘 아는 내용이지만 생동감 있게 펼쳐진 연출에 필자 자신이 극에 참여한 듯 즐거운 관람을 할 수 있었다.

어떤 이야기인지 잘 안다고 해도 연출과 배우들의 연기력에 따라 참신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게 연극이라는 생각으로 재미있는 시간을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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