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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김병조의 무한도전

기사입력 2016-11-03 17:19

한때 우리나라 코미디계를 주름잡던 베추머리 김병조 씨가 요즘 시니어 강사로 나서 명심보감을 강의하고 있다. 지난 10월 28일 동작 50플러스센터의 초빙 강사로 초대되어 시니어들을 상대로 한 강의에서는 자신이 과로로 한쪽 눈을 실명한 사실과 코미디계에서 은퇴한 사유 등을 적나라하게 소개하면서 청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는 이웃, 즉 다른 사람이 훌륭한 일을 하도록 도와주는 사람이 정말 훌륭한 사람임을 강조하면서 논어에 나오는 학이시습지 불역열호, 유붕자원방래 불역낙호, 인부지이불온 불역군자(學而時習之不亦說乎 ,有朋自遠方來不亦樂乎, 人不知而不慍 不亦君子乎)를 인용하더니 청산유수처럼 강의를 해나갔다.

그의 타고난 언변과 유머는 2시간 동안 청중들을 강의에 집중하게 했다. 또 명문 집안의 후손으로서 봉사하면서 살아가는 그의 삶에 대해 조금은 알게 된 시간이었다. 불제자로서 불교방송에도 출연한다는 그는 코미디언으로서의 삶보다 시니어 강사로서의 삶을 더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강의 제목은 ‘명심보감에서 배우는 행복’이었다.

자왈위선자 천보지이복, 위불선자 천보지이화(子曰爲善者, 天報之以福. 爲不善者, 天報之以禍: 착한 자는 하늘이 복을 내려 답하고 착하지 못한 사람은 화를 내려 응징한다)로 시작한 그의 강의는 명심보감에 나오는 안분신무욕, 지기심자한과 지족상족 종신불욕, 지지상지 종신무취를 강조했다.

그는 안분신무욕(安分身無慾)을 3/4, 5/4 등 진분수와 가분수로 설명하면서, 욕되지 않게 살려면 진분수의 삶을 살아야지 가분수의 삶을 살아서는 안 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또 그는 조선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강의를 하면서 받는 87만원의 수강료에서 8억7000만원의 값어치를 느낀다고 말했다. 교육자로서의 사명감과 자긍심을 엿볼 수 있는 말이었다. 그렇게 열심히 강의하다 보니 대학교에서 정식 강의까지 맡게 되었고 현재 전국을 돌아다니며 강의하느라 바쁜 삶을 살고 있다고도 했다.

“인간은 왜 괴로운가? 이치를 모르기 때문이다.” 그는 새옹지마의 고사를 예로 들면서 인생사 모든 일이 전화위복의 전기가 될 수 있으니 긍정적인 삶을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어려운 상황은 좋은 것이다. 집념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행복은 불행의 단초이므로 너무 좋아해서는 안 된다”는 그의 설명에서 그가 살아오면서 터득한 삶의 지혜가 느껴졌다.

“주어진 가난은 가난이지만 선택한 가난은 가난이 아니다”라는 말에서는 진지한 탐구자의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자기 출신 지역 사람들을 위해 내놓았던 아름다운 마음이 이제는 전 국민을 위하는 마음으로 승화되고 있는 것 같았다.

자신의 잘못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새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는 김병조 교수의 강의는 오늘날의 퇴직 이후의 삶을 고민하는 시니어들에게 많은 것을 느끼도록 해주었다. 그는 청중들에게 스트레스 없애는 방법을 알려준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아래를 보면서 살면 절대로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 자꾸 위를 보기 때문에 힘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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