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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디테일이다

기사입력 2016-08-10 14:25

너무 빨리 일을 처리하는 것을 습관화하면서 살아왔다. 간혹 실수가 있었지만 그런 대로 무사하게 생활하였다. 그러다 최근에 마무리 처리를 잘못해 곤란한 일을 여러 번 겪다 보니 예전에 머릿속으로만 알고만 있던 디테일의 힘이 새롭게 다가 왔다. 국민연금에 반납금을 낼 때 예약입금을 하고 확인을 하지 않고 두었더니 같은 금액이 통장에서 두 번 빠져나갔다. 공식적인 절차를 밟아야 환불이 가능하다고 하면서 상당 기간이 지났는데도 해결되지 않았다. 언제 해결될지 하세월이다. 아무 생각없이 예약입금을 확인하지 않은 부주의에서 발생한 일이다.

얼마 전에 또 황당한 일을 당했다. 혹시 필요할지 모른다고 사회복지사 과정을 신청해 바쁜 일정 속에서도 과제, 퀴즈, 도움자료 올리기, 토론, 시험 등의 과정을 성실히 수행했다. 그런데 기말성적이 나온 것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과제를 보낸 것이 빈 것으로 가서 기본점수만 주었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유에스비에 저장되어 있는 파일을 보내면 당연히 그대로 갈 것 알았는데 오래 된 유에스비에서는 간혹 에러로 빈 파일이 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간과하고 말았다. 사후 수습을 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해 보았지만 최종 확인을 하지 않은 본인의 실수이니 소용이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보낸 파일이 제대로 갔는지 확인만 했어도 막을 수 있는 일이었다. 다음 날 유럽 여행을 가기 때문에 밤을 꼬박 새면서 한 작업이라 아쉬움이 더 남았다. 평소에 확인하는 습관이 형성되지 않은 것이 원인이다.

바둑을 취미로 두는 데 최근에는 마무리에 실패해서 질 수 없는 바둑을 지고 망연자실 하곤 한다. 후반으로 갈수록 집중력과 체력이 떨어지면서 자주 발생하는 현상이다. 프로 바둑기사로 예외가 아니라고 한다. 나이든 시니어 기사는 젊은 기사들에게 맥을 못 추는 것이 일반적인 일이 되고 말았다. 마무리가 실력이다.

나이가 들어 갈수록 높은 완성도의 일처리를 할 것으로 기대되어 진다. 조금만 신경을 써서 마무리를 하면 좋은 결과가 얻을 것이 분명하지만 집중력과 체력이 약해지니 쉽지 않다. 습관화해서 몸에 익히는 길밖에 없다. 일류와 이류의 차이는 디테일에 있다고 한다. 1등말과 2등말의 차이는 아주 작고, 수영이나 달리기에서 1등과 이등의 차이도 찰라에 불과하다. 젊었을 때는 기회가 많아 실패해도 크게 문제되지 않을 수 있다.

시니어가 되면 시도할 기회가 적어지니 성공의 확률을 높이고, 양보다 질을 지향하는 방향 즉 디테일에 집중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여겨진다. 이번에 겪은 일련의 일들을 계기로 서두는 습관을 버리고 돌다리를 두드려 보고 건너는 자세로 디테일을 점검하는 것을 실천해 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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