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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잘 자기 위한 나만의 비법] 침대를 바꾸다

기사입력 2016-08-09 14:12

▲성격이 달라도 너무다른 필자 부부. (양복희 동년기자)
▲성격이 달라도 너무다른 필자 부부. (양복희 동년기자)
누구나 깊은 잠을 원한다. 잠을 못 이루는 불면증은 건강과도 연결되며 성격의 변화도 줄 수가 있다. 그 대처 방법으로 고심 끝에 침대를 바꾸었다. 결과는 현명한 판단이었다.

서로 달리 살아온 젊은 남녀가 만나 부부가 되고, 한방 한 침대에서 영원토록 나란히 자는 일을 그리 쉽지 않은 일이다. 신혼의 시절에는 그렇다 치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잠자는 습관이 다르면 짜증이 나고, 아침에 일어나면 개운치가 않아 부부싸움의 근원이 되기도 한다.

*남편의 잠자리 습관*

필자는 한자리에서 옆으로 누워 얌전하게 잠을 자는 습관이 있다. 포근하고 아늑하게 하얀색으로 꾸민 잠자리에서 다소곳이 자는 것을 좋아한다. 반면에 남편은 이불을 돌돌 말고 이리 구르고 저리 구르며 험한 잠을 잔다. 처음에는 어려운 일이 아니니 이불을 따로 덮기로 했다. 그러나 어떤 때는 남의 이불까지 끌어가서 감기가 들 지경이니 다투지 않을 수가 없었다. 더구나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몽륜병 환자처럼 잠자리를 옮겨 다닌다.

남편은 몸에 열이 나서 한군데 얌전하게 고이 잘 수가 없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분명, 손을 꼭 잡고 잠이 들었건만 한참을 자다 보면 옆에 남편이 없다. 잠결에 깜짝 놀라 일어나 돌아보면 거실 소파에서 천연 덕스럽게 자고 있는 것이다. 또 어느 날은 다른 빈방에서 푹 퍼져 자고 있다. 하룻밤에도 온갖 군데 이불을 끌고 다니며 잔다. 거기까지는 참을 수가 있다.

새벽녘, 다시 돌아와 필자가 곤하니 자고 있는 침대로 들어 와 꽝하고 옆에 누워대면, 침대가 순식간에 꿀렁거려 필자의 몸은 위로 펑 튀기면서 그만 잠에서 깨고 만다. 조금만 움직이는 소리에도 예민한 필자에게는 눈이 휘 동그래질 일이다. 보통 화가 나는 일이 아니다. 그러면 잠결에도 온갖 인상을 찡그리며 말싸움이 시작된다.

더구나 얼굴까지 맞대고 드렁드렁 코까지 골아대면 하마 코끼리가 따로 없고, 그때부터 필자는 불면증에 시달린다. 그렇다고 필자가 베개 들고 다른 방으로 가기도 그렇다. 가만히 어이없는 눈으로 바라보다 얼굴 한대를 세게 때려본다. 제발, 얼굴 좀 돌리고 코 좀 골지 말라고 조용히 귀에 대고 말한다. 그 순간, 신기하게도 괴물소리가 멈춘다.

그나마 남은 미운 정이 각방을 쓰면 더 멀어질 것만 같아 아직은 각방을 안 쓴다. 서로가 노력을 해야 하건만 도통 반복만 거듭되니 밉기만 한데, 어떤 방법이 없었다.

*침대를 바꾸던 날*

이런저런 생각 끝에 위대한 결론으로 침대를 바꾸기로 했다. 이것저것 고른 끝에 가장 큰 유럽형 킹사이즈에 가격이 만만치 않은 템퍼페딕 명품침구로 새 살림을 장만했다.

일단은 사이즈가 넓으니 거리감이 있어 아주 좋았다. 더구나 쿠션이 일반 침대와 다르니 옆자리의 움직임이 그다지 느껴지지 않았다. 아주 잘 샀다는 생각으로 가운데를 남겨놓고 양쪽 사이드에서 선을 긋고 자기로 했다.

좋은 방법이었다. 운동장처럼 넓은 침대에서 그것도 적당히 단단해 꿀렁거리지 않으니 잠이 저절로 왔다. 역시 침대는 비싸고 좋은 것이 좋은 모양이었다. 그 후로는 새로운 잠자리에 적응이 되어가며, 푹신하면서도 인체의 굴곡대로 쑥 들어가 편안하니 단잠을 이룰 수가 있었다.

물론 사방 팔방으로 옮겨 다니는 남편의 고질병은 고칠 수가 없는 체질적인 문제였다. 그나마 새로 산 넓고 좋은 침대에 머무는 시간이 많았고, 부부싸움은 적당히 체념을 하면서 줄어들었다. 나이가 들어가니, 웬만하면 참는 습관도 적당히 늘어갔다. 세월 속에 잠버릇도 조금씩 양보를 하며 변해가고 있었다.

부부는 억지로 라도 참고 살다 보니, 모든 것이 닮아가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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