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노트] 전세사기 그 이후
전세사기가 사회문제가 된 이후인 지금까지도 피해 구제·인정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올해 1월 1일, 2025년 12월 한 달 동안 “전세사기 피해자로 664건이 추가 결정됐다”는 정부 발표가 있었다. 시니어에게 전세보증금은 ‘투자금’이 아니라 ‘노후 생활비의 뿌리’인 경우가 많다. 안전 임대차는 계약 전, 당일, 만기 때 ‘딱 필요한 것’을 놓치지 않는 습관으로 완성된다.

사례 1
은퇴 후 전세로, 김난감 씨
김난감(68, 가명) 씨는 ‘동네도 익숙하고 중개사가 괜찮다는데…’라는 마음으로 다세대 전세를 계약했다. 계약 당일 등기사항전부증명서를 봤지만 ‘근저당이 있긴 하네’ 정도로만 넘겼고, 특약도 평범하게 작성했다. 그런데 입주(잔금) 직전 집주인이 추가로 대출을 받으면서 근저당이 더 설정됐다. 김난감 씨가 전입신고·확정일자를 받아도, 경매 상황에선 선순위 채권이 커져 보증금이 위험해지는 구조가 됐다. 김 씨는 “계약서에 ‘잔금 전 추가 담보 설정 금지’만 넣었어도…”라는 후회가 남았다.
사례 2
이중계약의 덫에, 나상심 씨
경기도에 거주하는 나상심(72, 가명) 씨는 손주들과 가까운 곳으로 이사하기 위해 평소 잘 알던 동네 부동산을 찾았다. 10년 넘게 알고 지낸 중개사는 “집주인이 해외에 있어 내가 전권을 위임받았다”며 저렴한 전세 매물을 추천했다. 나 씨는 중개사만 믿고 계약금을 송금했지만, 입주 당일 실제 집주인이 나타나 “나는 월세로 내놓았지 전세를 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알고 보니 중개사가 집주인과는 월세 계약을, 나 씨와는 전세 계약을 맺고 보증금을 챙겨 달아난 ‘이중계약’ 사기였다.
‘설마’ 했다가 평생 재산 날린다
은퇴 후 평온한 노후를 꿈꾸며 또는 손주들을 돌보려고 등 많은 이유로 정든 집을 떠나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는 시니어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최근의 임대차 시장은 과거와 달리 매우 복잡하고 위험해졌다. ‘설마 내가 당하겠어?’라는 안일한 생각이 평생 모은 재산을 한순간에 앗아갈 수 있다.
위의 사례처럼 미처 생각지도 못한 사고를 막으려면 계약 전, 계약 당일, 계약 후의 세 단계에서 빈틈없는 확인이 필요하다. 우선 1단계는 계약 전이다. ‘화려한 겉모습’보다 ‘서류’를 믿는 것이 좋다.
가장 중요한 서류는 등기사항전부증명서(구 등기부등본)다. 갑구와 을구를 통해 집주인이 누구인지(갑구), 집에 대출이 얼마나 있는지(을구) 확인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2026년 기준 집주인의 대출금과 내 보증금의 합이 집값의 70%를 넘는다면 ‘위험’ 신호로 본다.
아울러 집주인이 세금을 체납하면 국가는 내가 받아야 하는 보증금보다 앞서 돈을 가져갈 권리가 있다. 따라서 계약 전 반드시 집주인의 세금 체납 여부를 확인해달라고 요청해야 한다. 국세·지방세 완납증명서 등을 요구하면 된다. 아니면 국세청의 ‘미납국세 등의 열람신청’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홈텍스 미납국세 등 열람신청(주택임차, 상가임차)개요
- 2023년 4월부터 임차인 재산 보호를 위해주택·상가 건물의 임대차 개시일까지 세무서 민원실에 방문하여 신청하면 임대인 동의 없이 임대인의 미납국세를 열람할 수 있습니다.
- 내방 민원인의 방문 대기시간을 줄이기 위해 미납국세 열람 사전 신청할 수 있는 화면을 서비스합니다.
신청 방법
- 홈택스 회원가입 후 다음 절차에 따라 신청하면 됩니다.
홈택스 로그인 → 신청·제출 메뉴 → 주요 세무서류신청 바로 가기 → 미납국세 등 열람신청 선택 →신청 화면(신청서 작성 후 파일 변환하여 제출)
- 세무서를 선택하여 미납국세 열람을 신청하고, 열람 안내 문자를 받으면 신청한 세무서를 방문하여 미납국세를 열람하면 됩니다.
유의 사항
- 홈택스를 통한 미납국세 열람 신청은 임차예정인만 가능하며, 가족 등 대리인이열람하려면 세무서를 방문해야 합니다.
- 임대인의 미납국세 내역은 열람만 가능하며 내역서 발급, 복사, 사진 촬영은 불가한 점 양해 바랍니다.
- 임대인 동의 없이 미납국세를 열람한 경우 그 열람 사실을 임대인에게 통지하고 있습니다.
시세 확인도 필수다. ‘안심전세 앱’이나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을 통해 주변 시세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주변보다 너무 싼 집은 의심부터 해야 한다.
2단계는 계약 당일이다. ‘말’은 증거가 되지 않는다. 집주인 신분증을 대조해 반드시 등기사항전부증명서상 소유주와 계약하러 온 사람이 일치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대리인이 왔다면 인감증명서가 첨부된 위임장을 철저히 확인해야 한다.
보증금은 반드시 ‘집주인 계좌’로 입금하는 것이 원칙이다. 공인중개사나 대리인 계좌로 입금하는 것은 절대 피해야 한다. 계약서에는 강력한 ‘특약사항’을 기재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다음 문구를 계약서에 넣는다.
“임대인은 잔금 지급일 다음 날까지 담보권을 설정하거나 소유권을 이전하지 않는다. 이를 위반할 경우 계약은 무효로 하며 임대인은 손해배상을 책임진다.”
3단계는 계약 후다. 법적 방어막을 즉시 구축해놓는 것이 중요하다.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는 이사 당일 주민센터를 방문하거나 인터넷으로 즉시 신청한다. 이것이 있어야 집이 경매에 넘어가도 순위에 따라 돈을 받을 수 있는 ‘대항력’이 생긴다.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 가입도 중요하다. HUG(주택도시보증공사) 등의 보증보험은 보증금을 공적 기관이 책임지는 구조다.

매매도 임대도 챙겨야 할 집 체크 사항
계약 전 집 상태를 꼼꼼히 점검하는 것도 시니어가 반드시 확인해야 할 항목이다. 매매든 전세나 월세 계약이든 집 상태를 직접 확인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입주 후에 “이게 왜 이래?” 하며 후회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시니어들은 건강이나 이동 제약 등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기 때문에 불편한 집에서 살면 스트레스가 커진다.
가능하면 낮 시간대에 자녀나 지인과 함께 방문해 천천히 살펴보는 것이 좋다. 스마트폰으로 사진과 동영상을 찍어두면 증거가 된다. 발견된 문제는 반드시 특약란에 “임대인 책임으로 수리”라고 명확히 적어 넣는 것이 좋다.
1. 천장·벽·바닥 : 누수와 곰팡이 확인
천장과 벽 모서리를 자세히 본다. 물 얼룩(갈색 반점), 곰팡이(검은 반점), 벽지 들뜸이나 부풂이 있는지 확인한다. 비가 온 직후나 장마철에 방문하면 누수가 더 잘 보인다. 바닥은 발로 밟아보고 소리가 나거나 푹 꺼지는 곳, 즉 장판 아래 빈 공간이 없는지 확인한다. 누수와 곰팡이는 호흡기질환 등으로 건강을 해치고, 입주 후 수리 시 세입자 부담이 될 수 있다.
2. 창문·문·베란다 : 개폐와 방음·단열 확인
모든 창문과 문을 열고 닫아본다. 소리가 크거나 잘 닫히지 않으면 고무 패킹이나 경첩 문제일 수 있다. 창틀 아래나 베란다 바닥에 물 고임이나 곰팡이가 없는지도 확인한다. 창문을 닫은 상태에서 외부 소음, 차량 소리나 이웃 소리가 얼마나 들리는지 점검한다. 겨울에 찬바람이 새면 난방비가 많이 들고, 여름에는 습기가 차 불편해진다.
3. 수도·배수 시설 : 물이 새거나 안 빠지는지 확인
싱크대·세면대·샤워기·변기 물을 모두 틀어본다. 물이 잘 나오고 압력이 적절한지 확인한다. 배수는 물을 흘려보낸 뒤 빠르게 내려가는지, 역류나 냄새 발생 여부를 살핀다. 수도꼭지 아래나 배관 연결 부위를 손으로 만져 물이 새는지도 확인한다. 입주 후 배관이 막히면 수리비 부담이 크고, 누수는 보증금 반환 시 분쟁 원인이 된다.
4. 난방·냉방 시설 : 보일러·에어컨 작동 여부
보일러를 켜 각 방 바닥이나 라디에이터가 따뜻해지는지 확인한다. 소음이 크거나 물이 새지 않는지도 살핀다. 에어컨은 냉방·난방 모드로 작동시켜 바람이 잘 나오는지, 냄새는 없는지 확인한다. 주로 이용하는 계절이 아니더라도 최소한의 작동 여부는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 겨울에 보일러가 고장 나면 불편이 크고, 세입자의 수리비 부담도 커진다.
5. 가스 시설과 환기 : 가스 누출 문제
가스레인지 불이 잘 붙는지, 불꽃 색깔이 파란색인지 확인한다. 노란 불꽃은 불완전 연소 신호다. 후드나 환기팬을 켜 흡입력이 있는지, 소음은 크지 않은지 점검한다. 가스 누출 탐지기가 있다면 작동 여부도 확인한다. 가스 냄새가 나면 즉시 중개인에게 알린다. 가스 문제는 생명과 직결된다.
6. 화장실·욕실 : 낙상과 미끄럼 주의
화장실은 전체를 점검한다. 변기 물을 내릴 때 소리가 이상하거나 물이 계속 흐르지 않는지 확인한다. 타일 사이 틈새에 곰팡이나 물때가 심하지 않은지도 살핀다. 바닥 미끄럼 방지 여부도 중요하다. 시니어는 미끄러짐으로 인한 낙상 위험이 크기 때문에 안전이 최우선이다.
기타 확인 사항으로는 해충과 냄새, 주변 환경이 있다. 찬장과 싱크대 아래, 집 안 구석구석을 열어 바퀴벌레나 개미 흔적이 없는지 확인한다. 집 전체에 곰팡이 냄새나 담배 냄새가 배어 있지 않은지도 살핀다. 채광, 소음, 환기 상태는 낮과 밤 시간대를 나눠 확인하는 것이 좋다. 입주 후 냄새나 해충은 제거가 어렵고, 소음은 노후 생활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점검 과정에서 발견한 모든 문제는 사진과 동영상으로 기록한다. 계약서 특약란에 “아래 하자(목록 나열)는 임대인 책임으로 계약 전 또는 입주 전 수리 완료”라고 명확히 적는다. 중개인이 “괜찮다, 입주 후 고치면 된다”고 말해도 구두 설명보다는 서면 기록이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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