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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5 기획... 이 독립투사에 꽂힌 이유] 조선의 싹을 키워낸 최용신

기사입력 2016-06-29 14:17

▲최용신의 생전 모습. (김영선 동년기자)
▲최용신의 생전 모습. (김영선 동년기자)
중학교때, 작문시간엔 일주일에 꼭 책 한 권씩 읽고 원고지에 독후감을 써서 내는 숙제가 있었다. 숙제를 내면, 선생님이 빨간 펜으로 밑줄을 그어 가면서 평을 써 주었는데, 선생님이 평이 무척이나 궁금해서 숙제를 돌려 받는 날이 기다려지곤 했다. 문학을 사랑하는 작문선생님을 만나게 된 덕분에, 문학작품을 많이 읽게 되었는데, 그때 감명 깊게 읽은 작품 중의 하나가 심훈의 소설 ‘상록수’였다.

심훈은 1935년, 농촌계몽운동 소설 ‘상록수’를 썼다. 상록수는 일제강점기에 우리나라 농촌의 비참한 현실을 보여주고 농촌계몽운동에 헌신하는 지식인의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중학생 이였던 필자의 눈에 여자주인공 채영신은 아주 멋진 사람이었고, 필자가 닮고 싶은 사람이었다.

그 시절에 영화도 보았는데, 지금까지도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 하나는 농촌실습을 마치고 실습 결과를 보고하는 ‘학생농촌계몽대귀환보고회장’에서 채영신은 당찬 목소리로 “농민들에게 희망의 정신을 심어주고, 우리 남녀가 모두 일어나 한몸 희생하여 농촌을 붙들어주지 않으면 이 민족은 영원히 일어나지 못 할 것입니다.”“여러분이 학교 졸업 후 의자에 앉아 월급만 받으려는 생각은 버리십시오. 여러분이 화려한 도시생활만 꿈꾸고, 허영의 탐리에 빠진다면 이 민족은 어찌 되겠습니까?”하고 외쳤다. 이 장면에서 필자는 가슴 속에서 울컥하는 것이 올라오고, 큰 감동을 받았다. 또, 하나는 일본 면서기의 지시에 따라 제한된 수의 학생 밖에는 가르칠 수가 없게 되었을 때, 예배당 안에 들어 올 수 없는 아이들을 바라보는 채영신의 가슴아파하던 장면과,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예배당 밖에 서있는 아이들을 위하여, 창문가에 칠판을 세우고, 글씨를 크게 써서 창 밖에서도 볼 수 있도록 해, 울먹이면서 큰소리로 읽어가며 글을 가르치는 장면은 지금 생각해도 필자의 가슴이 먹먹해지고 눈물이 절로 난다. 마지막은 남자주인공 박동혁이 채영신에게 ‘샘골 강습소’ 마당에 걸어둘 ‘종’을 선물하는 장면인데, 너무 가난하여 종을 살 돈이 없어서, 샘골 까지 발이 부르트도록 걸어서 오고, 차비를 아껴 그 돈으로 종을 사온 것이다. 얼마나 아끼고 사랑하는지를 알 수 있는 아름다운 장면이다.

이런 멋지고 아름다운 소설과 영화 속의 여주인공 채영신의 실제 모델이 바로 ‘애국계몽독립운동가 최용신’이다. 소설도, 영화도, 실제의 최용신을 잘 표현

최용신은 1928년, 서울 감리교 협성여신학교에 입학 했을 때, 여성독립운동가 황애덕을 만나게 된다. 황애덕의 가르침으로, 민족을 위하여, 기독교정신인 ‘한알의 밀알’이 되고자 농촌계몽운동의 꿈을 키웠다. 그러던 중, 기독교청년회(YMCA) 농촌사업부는 1931년 그를 수원 샘골로 파견했다. 최용신은 가난으로 글을 배울 기회조차 없었던 농촌의 아이들에게, 글을 모르는 아이들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 글을 가르치며, 농촌계몽운동을 통한 독립운동에 전 생애를 바치기로 결심한다. 또, 산수, 재봉, 수예 등을 가르치고, 위생 등의 생활을 개선하기 위하여, 농촌 계몽에 헌신적이었다. 그는 샘골 마을 아이들을 ‘조선의 싹’이라고 부르고, 조선어가 국어임을 가르쳐, 조국에 대해 크게 눈뜨게 했으며, “나라를 되찾으려면 공부를 해서 힘을 길러야 한다.”고 아이들에게 독립의식을 심어주는 교육을 했다. 그러나, 최용신은 1909년에 태어나, 겨우 26년을 살고, 1935년에, 제대로 먹지도 못한 채 과로에 시달리다가 애석하게도, 병으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그의 훌륭한 삶과 정신을 후대에 길이길이 전해서 ‘애국계몽독립운동가 최용신’과 같은 사람들이 이 땅에 많이 나오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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