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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자문단 칼럼] 열에 강한 효소-추위에 강한 효소

기사입력 2014-05-23 09:35

효소는 어떻게 우리 생활에 이용되는가(1)

▲서울여대 식품공학과 노봉수 교수

빨래는 주로 더운 물에서 빨아야 때가 잘 빠진다. 때를 구성하는 성분들이 기름성분과 기름을 좋아하는 단백질 등으로 구성되어 있어 옷 섬유에 단단히 붙어 있는 것들은 더운 물에서 빨래를 하면 비교적 때 성분을 잘 분리해 낼 수가 있다. 과거 시냇가에서 아낙네들이 찬물을 사용할 때는 때가 쉽게 분리가 되지 않으므로 빨래 방망이를 두드려서 옷 섬유가 망가질 정도로 두둘겨서 힘으로 때 성분을 제거하곤 하였다.

근자에 세탁제재로 사용하였던 화학약품들도 찬물보다는 비교적 더운 물에서 반응을 시켜야 반응이 잘 일어나 때 분리가 쉽게 되어 세탁이 깨끗하게 되었었다. 하지만 효소의 특성을 이용하면서 찬물에서도 이용이 가능하게 되었는데 이것은 효소의 적정온도 특성을 이용한 것이다.

효소의 특성 중에는 효소마다 적정 온도가 있어 해당되는 온도에서 잘 반응을 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 조건을 벗어나면 오히려 반응이 잘 일어나지 못한다. 그런데 효소마다 적정 온도가 모두 다르다. 대부분의 효소들은 우리 사람의 체온과도 같은 36℃ 부근에서 잘 반응을 하지만 어떤 효소는 오히려 매우 뜨거운 온도에서 반응을 잘 하기도 하고 어떤 효소들은 아주 낮은 온도에서 반응을 잘 하는 것들도 있다.

생선의 내장에는 미생물들이 살고 있는데 알래스카 연안 지역처럼 추운 지역에서 주로 서식하는 생선의 내장에서 서식하는 미생물 중에는 매우 낮은 온도에서 활동하는 효소가 있다. 추운 바다에서 오랜 기간에 걸쳐 생활해 왔기 때문에 환경에 적응한 탓일 것이다. 이런 생선의 내장미생물들이 만드는 단백질분해 효소를 추출하여 찬물 빨래를 하는데 첨가하면 매우 찬 물속에서도 효소들의 반응이 활발하여 옷 속에 붙어 있는 때 성분을 분해하여 때를 제거하는 데 유용하게 이용할 수가 있다. 이것은 빨래는 더운물에서 해야 옷감이 상하지 않고 깨끗하게 빨 수가 있다는 통념을 뛰어 넘은 것으로 찬물에서도 효소가 작용할 수 있는 특성을 활용하여 효소제재의 세탁제재가 소개되었던 것이다.

이와는 반대로 열에 강한 효소들이 요구되는 경우도 있는데 빵을 굽는 과정에서 온도가 올라가면서 효소의 반응이 활발히 일어나면 탄수화물과 같은 전분이 분해되기 시작하는데 분해가 되면서 단맛이 증가하고 더 맛이 좋아지게 된다. 하지만 높은 온도에서는 효소가 변성하면서 더 이상 작용을 하지 못하게 되고 죽기 때문에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하여 열에 강한 효소를 찾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화산 활동이 지속되고 있는 지역이나 뜨거운 온천물이 나오는 지역에서도 서식하는 미생물이 있는데 이들 미생물은 열에 강한 효소들을 만들어 낸다. 이 미생물들은 높은 열에서도 변성되지 않고 효소들이 열에 대한 내성을 갖고 있어 이러한 효소를 확보하면 기존의 효소들과는 다른 적정 온도를 적용하여 유용하게 사용할 수가 있다.

유전공학의 발달은 이와 같이 열에 안정한 효소들의 구조적으로 특성이 있는 DNA를 별도로 분리하여 열에 약한 효소를 만들어 내는 DNA와 결합시킴으로써 열에 안정한 또 다른 효소들을 만들어 낼 수가 있게 되었고 이러한 효소들은 열을 많이 가해야 하는 공정에서 오랜 기간 유용하게 활용할 수가 있게 되었다.


노봉수 서울여대 식품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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