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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타운에서 다시 시작된 나의 일상

입력 2026-03-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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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살 것인가] 제2의 독립, 실버타운 현장, 입주민 후기

(이미지=AI 생성)
(이미지=AI 생성)

실버타운에 거주하는 입주자들의 표정은 한결같이 밝았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가사 노동에서 해방돼 오롯이 나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식사’에 대한 부담을 크게 덜었다고 했다. 장을 보지 않아도 되고, 요리를 직접 하지 않아도 되며, 설거지에서조차 자유로워지는 ‘3무(無)’가 주는 홀가분함이 크다는 것이다. 한 번쯤은 직접 살아보라고 권하고 싶다는 말도 이어졌다. 밖에서 바라보는 이미지와 실제로 경험하는 삶은 전혀 다르기 때문이라고 했다. 배우자와 사별한 뒤 혼자 지내는 삶보다, 사람들과 어우러져 지내며 일상의 온기를 느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았다.

현재 실버타운에 살고 있는 오문자 씨(더클래식500), 박선영 씨(삼성노블카운티), 이영순 씨(더시그넘하우스 청라), 노형건 씨(서울시니어스 가양타워), 김유선 씨(노블레스타워)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오문자 씨(1959년생, 더클래식500, 2009년 입주, 남편 입주 조건 충족)

▲더클래식500 거주자 오문자 씨.(서지희 기자 jhsseo@)
▲더클래식500 거주자 오문자 씨.(서지희 기자 jhsseo@)

“전혀 예상하지 못했는데 우연히 만족도 높은 삶을 사는 사람이 바로 저예요. 나를 발견하는 노후가 제 꿈이었어요. 젊었을 때는 뛰어갔다면 지금은 걸어가고 있죠. 그래도 누워 있는 것보다는 낫잖아요. 저마다 다르겠지만 나이 들수록 집이라는 공간을 유지하는 데 쓰는 에너지를 중요하게 여기는지, 저처럼 왈츠·탱고 수업을 듣고 음악회를 즐기는 것 자체를 중요하게 여기는지는 선택의 영역이죠.”

박선영 씨(1941년생, 삼성노블카운티, 2015년 입주)

▲삼성노블카운티 거주자 박선영 씨. (박지수 기자 jsp@)
▲삼성노블카운티 거주자 박선영 씨. (박지수 기자 jsp@)

“들어오기 전에는 농장 관리하느라 내 시간이 없었는데, 지금은 나를 위한 시간을 많이 쓰고 있어요. 농장 일은 물론이고 집안일도 혼자 해야 했는데, 지금은 식당으로 내려가기만 하면 식사 한 상이 차려져 있어요. 실버타운도 건강할 때 들어와야 훨씬 좋아요. 건강할 때 와서 규칙적인 생활을 습관으로 만들어놓는 게 가장 좋은 선택 같아요.”

이영순 씨(1950년생, 더시그넘하우스 청라, 2024년 입주)

▲더시그넘하우스 청라 거주자 이영순 씨.(서지희 기자 jhsseo@)
▲더시그넘하우스 청라 거주자 이영순 씨.(서지희 기자 jhsseo@)

“자녀들 입장에서는 엄마·아빠가 밥은 잘 챙겨 먹을까, 다치지는 않을까 걱정이죠. 하지만 여기 있으면 식사와 운동을 모두 챙길 수 있으니 안심해요. 예전엔 눈이 오면 ‘내일 새벽에 미리 나가서 소금을 뿌려야 하나’ 걱정부터 했어요. 이제는 눈이 오면 창문을 열고 ‘너무 예쁘다’는 생각을 해요. 걱정을 내려놓으니까 얼굴도 좋아졌대요.”

노형건 씨(1952년생, 서울시니어스 가양타워,2024년 입주)

▲서울시니어스 가양타워 거주자 노형건 씨.(박지수 기자 jsp@)
▲서울시니어스 가양타워 거주자 노형건 씨.(박지수 기자 jsp@)

“한동안 홍대 인근 아파트에서 지냈는데 사람 많은 동네여도 고독함이 느껴지더라고요. 그 무렵 아내 건강관리도 필요해서 입주했어요. 병원도 가깝고, 운동도 꾸준히 할 수 있어 마음에 들어요. 누군가가 우리를 돌봐준다는 느낌도 들고요. 물론 억지로 입주하면 안 맞을 수도 있어요. 요즘은 일주일이나 한 달 살기 체험 같은 게 있으니 직접 경험해보고 결정하는 게 제일 정확해요.”

김유선 씨(1947년생, 노블레스타워, 2023년 입주)

▲노블레스타워 거주자 김유선 씨.(박지수 기자 jsp@)
▲노블레스타워 거주자 김유선 씨.(박지수 기자 jsp@)

“처음에는 내가 어떻게 실버타운에 입주하냐고 싫다고 했죠. 혼자 겉돌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들었지만 자연스럽게 친구가 생기더라고요. 프로그램하러 따라다니다 보면 알게 되는 사람들이 계속 생겨요. 입주 안 하고 혼자 지냈으면 외로움을 느꼈을 텐데, 여긴 엘리베이터만 타도 알든 모르든 서로 인사하고 친해지니까 외롭다고 생각할 틈도 없어요. 그냥 여기서 오래 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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