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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치료, 운전ㆍ요리 등 일상 생활 지키는 시대 돼야”

입력 2026-09-2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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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알츠하이머협회, 보고서 발표… 혈액검사로 조기 발견, 증상 전 치료 가능성 확대

▲‘세계 알츠하이머 보고서 2026’ 표지(국제알츠하이머협회 제공)
▲‘세계 알츠하이머 보고서 2026’ 표지(국제알츠하이머협회 제공)

알츠하이머병 치료의 목표가 달라지고 있다. 기억력 저하를 늦추는 데 그치지 않고 환자가 얼마나 오래 독립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지가 치료 효과를 판단하는 주요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다. 혈액검사를 통한 조기 진단과 새로운 치료제 개발이 맞물리면서 치매를 발견하고 치료하는 시점도 앞당겨지고 있다.

지난 21일 국제알츠하이머협회(ADI)는 이 같은 변화를 담은 ‘세계 알츠하이머 보고서 2026’을 이달 발표했다. 올해 보고서의 주제는 ‘치매 임상시험의 새로운 시대’다. 치매 치료제 개발 현황부터 조기 진단, 환자와 가족의 임상시험 참여, 치료 접근성 등을 종합적으로 다뤘다.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치매 환자는 2019년 5500만 명을 넘어섰으며, 2050년에는 1억3900만 명을 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네바다대 제프리 커밍스 교수의 2026년 분석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후보 158개를 대상으로 192건의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개발 중인 약물 후보는 지난 10년간 약 40% 증가했다. 이들 가운데 약 4분의 3은 단순히 증상을 완화하는 것이 아니라 질병의 진행 과정 자체를 바꾸는 것을 목표로 한다.

치료 성과에 일상생활 유지 여부도 고려

혈액검사를 통한 조기 진단도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인 지표가 ‘p-tau217’이다. 알츠하이머병과 관련된 뇌의 변화를 파악하는 데 활용되는 단백질로, 혈액검사를 통해 측정할 수 있다.

보고서가 소개한 2026년 알츠하이머협회 국제학술대회 연구에서는 인지기능이 정상인 고령자라도 이 단백질 수치가 높으면 이후 10년 동안 인지기능 저하가 발생할 위험이 상당히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환자가 일상생활에서 이상을 느끼기 전에 알츠하이머병 발생 위험을 파악하고 예방적 치료를 시도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초기 단계에서 치료 효과를 확인하는 임상시험도 진행되고 있다.

최근 등장한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레카네맙과 도나네맙도 연구의 전환점으로 평가됐다. 두 약물은 뇌에 쌓이는 아밀로이드 단백질을 표적으로 하는 치료제로, 관련 임상시험에서 약 30%의 임상적 악화 지연 효과가 확인됐다. 기억력이 30% 회복되거나 치매가 완치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ADI는 이 같은 치료제의 등장을 계기로 무엇을 치료 성과로 볼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에는 기억력 검사 점수나 뇌에 축적된 단백질의 변화 등이 주요 평가 지표였다. 그러나 환자와 가족이 체감하는 치료 효과는 다를 수 있다.

운전을 계속할 수 있는지, 혼자 음식을 만들 수 있는지, 은행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지,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지가 일상생활에서는 더 중요한 문제일 수 있다는 것이다. ADI는 향후 임상시험에서 환자의 독립생활 능력과 삶의 질, 가족의 돌봄 부담까지 함께 평가할 것을 권고했다.

임상시험 참여자 확보와 가족 부담, 문제로 부상

치료제 개발이 활발해지면서 임상시험 참여자를 확보하는 문제도 커지고 있다. 보고서는 현재 진행 중인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임상시험에 약 5만5000명이 필요하지만, 실제 필요한 인원을 확보하려면 최소 35만 명이 참여를 신청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질병의 진행 단계나 뇌의 상태 등에 따라 참여 가능 여부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보고서가 인용한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셰퍼센터 분석에 따르면 초기 알츠하이머병 임상시험에서는 사전 검사를 받은 지원자의 44%가 참여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증상이 나타나기 전 단계의 임상시험에서는 이 비율이 88%에 달했다.

환자뿐 아니라 가족의 부담도 문제다. 치매 임상시험은 장기간 병원을 방문해 검사를 받아야 하며, 배우자나 가족 등 보호자가 동행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연구기관이 대도시의 대형 병원에 집중된 점도 참여를 어렵게 한다.

ADI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원격 진료와 검사, 지역 의료기관 활용, 이동형 연구 서비스 등을 확대할 것을 제안했다. 아울러 의료진이 치매 진단 이후 치료 선택지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임상시험 참여 가능성도 함께 안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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