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비책] “함께 움직이고 소통하세요”

평소 운동을 자주 하지 않는 고령자라도 주 1회 이상 지역 주민 모임에 참여하면 인지장애 발생 위험이 절반가량 낮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도출돼 눈길을 끈다. 가벼운 사회적 교류를 동반하는 지역 공동체 프로그램이 평소 운동 습관이 부족한 노인의 인지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 오사카공립대 연구진은 65세 이상 고령자 2758명을 약 4년간 추적 관찰한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미국 노인의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Geriatrics Society)’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주민 주도형 고령층 모임 참여 여부와 인지장애 발생 위험 사이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해당 모임은 지역 고령자들이 정기적으로 모여 가벼운 체조 등을 하고 주민들과 교류하는 프로그램이다. 분석 결과 평소 규칙적인 운동을 하지 않던 고령자 가운데 모임에 주 1회 이상 참여한 사람은 참여하지 않은 사람보다 인지장애 발생 위험이 49%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모임에서 이뤄지는 가벼운 신체 활동 및 주민들과의 교류가 신체적·정서적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사람들과 꾸준히 교류하는 습관의 중요성은 내셔널지오그래픽이 소개한 세계 5대 장수 지역 ‘블루존’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블루존은 인구 대비 100세 이상 장수 노인이 많고 만성질환율이 낮은 지역을 말한다. 그중 대표적인 블루존으로 꼽히는 일본 오키나와에서는 ‘모아이(Moai)’라는 소규모 친목 모임을 오랫동안 이어왔다. 모아이는 공통된 관심사나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정기적으로 만나 교류하는 관계를 의미한다. 모임을 통해 사람들과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으며 정서적 지지를 주고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모아이는 고립감을 줄이고 건강한 노년의 삶을 유지하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이처럼 고령자에게는 일상에서 몸을 움직이고 사람들과 꾸준히 교류하는 습관을 만드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 건강상태가 허락한다면 가까운 지역 주민 모임이나 복지관, 문화센터 등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해 규칙적인 외부 활동을 하길 권한다. 새로운 활동을 시작하는 것이 부담스럽더라도 다른 사람들과 함께 움직이는 환경에서는 자연스럽게 활동량과 교류가 늘어나 좋은 생활 습관을 꾸준히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다만 거동이 불편하거나 만성적인 통증 등으로 활동에 제약이 있다면 의료진과 상담해 신체 상태를 먼저 살피고, 가능한 범위에서 활동량을 서서히 늘려가는 것이 좋다. 이와 함께 인지기능 저하가 걱정되는 고령자라면 자신의 건강상태에 맞는 의료적 관리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
한의학에서는 침·약침, 한약 처방 등을 활용한 한의 통합 치료를 통해 인지기능 저하와 관련된 신체적·정서적 요인을 관리하고 있다. 특히 한약인 공진단은 인지기능 저하와 체력의 전반적인 노쇠 증상이 있는 환자에게 활용되는 대표적인 처방이다. 공진단의 효능은 객관적 연구 결과로도 밝혀진 바 있다. 자생한방병원이 SCI(E)급 국제 학술지 ‘영양소(Nutrients)’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공진단은 장수 유전자인 ‘시르투인1’을 활성화해 신경세포 보호와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침 치료 역시 치매 예방을 위한 좋은 선택지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은 침 치료의 알츠하이머 개선 효능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를 유발한 실험 쥐를 대상으로 2주 동안 6차례에 걸쳐 전기침 치료를 시행했다. 그 결과 전기침 치료를 받은 실험군 쥐는 치료를 받지 않은 대조군 쥐보다 인지기능이 약 29% 향상됐다. 마이크로 양전자 방출 단층촬영(PET)에서는 대조군보다 실험군에서 뇌 전두엽 활성이 증가했다.
인지 건강을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무리하지 않으면서 몸을 움직이고, 교류를 꾸준히 이어가는 데 있다. 평소 걷기나 가벼운 체조 등 일상에서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는 활동부터 조금씩 늘려가고,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과의 교류도 이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여기에 개인의 건강상태에 맞는 적절한 의료적 관리를 병행한다면 좀 더 활기찬 노년을 보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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