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도슨트의 은퇴 금융 이야기(56)] IRP 궁금증 파헤치기⑥ 세액공제•중도인출 차이부터 비교

연금저축과 IRP(개인형퇴직연금)는 모두 연금계좌에 해당하고, 납입한 금액에 대해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름만 다를 뿐 비슷한 상품처럼 보이지만 가입자격과 중도인출, 투자할 수 있는 상품에는 차이가 있다.
두 계좌를 모두 활용할지는 소득과 자금 여유, 은퇴까지 남은 기간, 목돈이 필요한 시점 등을 따져 결정하는 것이 좋다.
연금저축과 IRP는 가입자격부터 다르다
연금저축과 IRP는 모두 노후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연금계좌다. 연금저축은 별도의 소득 요건이나 가입 나이 제한이 없지만, IRP는 소득이 있는 모든 취업자가 가입대상이다. 그리고 IRP는 퇴직 시 퇴직급여를 받는 계좌로도 활용된다. 쉽게 구분하면 연금저축은 개인이 노후자금을 따로 모으는 계좌에 가깝고, IRP는 퇴직급여를 받을 때 쓰는 퇴직연금 계좌이면서 개인이 추가로 납입해 노후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계좌다.

세액공제 한도는 합산한다
절세에 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는 만큼 두 계좌를 비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세액공제다. 연금계좌 세액공제는 연금저축과 IRP 계좌를 합산해 적용된다. 총급여 5500만 원 이하 또는 종합소득금액 4500만 원 이하인 경우 세액공제율은 지방소득세를 포함해 16.5%, 이를 초과하면 13.2%가 적용된다. 세액공제 대상 납입한도는 연금저축만 보면 600만 원, IRP까지 포함하면 최대 900만 원이다.
예를 들어 연금저축에만 넣으면 세액공제 대상은 최대 600만 원까지다. 여기에 IRP를 함께 활용하면 세액공제 대상 한도를 최대 900만 원까지 늘릴 수 있다. 총급여 5500만 원 이하인 사람이 연금저축과 IRP를 합쳐 900만 원을 납입하면 16.5%를 적용해 최대 148만 5000원의 세액공제 효과를 볼 수 있다. 다만 세액공제 혜택만 보고 무조건 최대한도를 채울 필요는 없다. 연금계좌는 노후자금을 장기간 묶어두는 성격을 가지고 있다. 55세 이후 연금으로 받을 때까지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자금인지 먼저 따져보는 것이 중요하다.
중도인출은 연금저축이 더 유연하다
두 계좌의 차이를 체감하기 쉬운 부분이 중도인출이다. 연금저축은 IRP보다 중도인출이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다만 세액공제를 받은 납입액과 운용수익을 연금이 아닌 방식으로 찾으면 일반적으로 기타소득세 16.5%가 부과될 수 있다. 따라서 중도인출이 가능하지만 무조건 세금 부담 없이 인출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IRP는 중도인출 요건이 훨씬 엄격하다. 법에서 정한 중도인출 사유가 아니면 필요한 금액만 꺼내 쓰기 어렵고, 자금이 필요하다면 계좌를 해지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비상금 목적의 여유 자금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무조건 IRP에 채우기보다는 연금저축과 IRP를 나눠서 활용하는 방식이 더 현실적인 방법이다.
투자할 수 있는 상품도 차이가 있다
연금저축과 IRP는 투자할 수 있는 상품에도 차이가 있다.
연금저축에서는 주식형/채권형 펀드와 ETF(상장지수펀드) 등을 활용해 상대적으로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다. 반면 IRP는 퇴직금이 입금되는 계좌로 위험자산 투자에 일정한 제한이 있다.
IRP에서는 주식형 ETF 나 주식 비중이 큰 펀드는 위험자산으로 분류돼 전체 적립금의 70%까지만 담을 수 있고, 나머지는 원리금보장상품이나 퇴직연금 규정상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상품을 활용해야 한다. 은행 예금 등 IRP에서만 가입할 수 있는 원리금보장상품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도 IRP의 특징이다. 이런 제한은 주식 등 위험자산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다. 반대로 은퇴자금이 한쪽 자산에 과도하게 쏠리는 것을 막아주는 장치라는 부분에서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어떤 순서로 적립하는 게 좋을까
정답은 사람마다 다르다. 먼저 자금 여유와 향후 인출 가능성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
주택 구입이나 자녀 지원 등으로 목돈이 필요할 가능성이 크고, 아직 비상자금도 충분하지 않다면 세액공제 한도를 무리하게 채울 필요는 없다. 당장 세금을 아끼려다 나중에 급전이 필요해 중도해지를 하면 오히려 손해가 될 수 있다.
반대로 비상자금이 어느 정도 마련돼 있고, 노후까지 자금을 장기로 묶어둘 수 있다면 연금저축과 IRP를 함께 활용하면 좋다. 연금저축에 먼저 600만 원 한도를 채우고, 추가 세액공제가 필요하면 IRP에 300만 원을 더 넣는 방식이다. 다만 이미 퇴직금을 IRP로 이전했거나 회사의 DC형 퇴직연금을 운용하고 있다면 전체 연금자산과 위험자산 비중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쓸모 있는 TIP
직접 ETF를 고르고 사고팔기 어렵다면 TDF(타깃데이트펀드)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TDF는 투자자의 은퇴 예상 시점에 맞춰 주식과 채권 등 자산 비중을 자동으로 조정하는 방식의 펀드다. 다만 TDF라고 해서 모든 IRP에서 동일하게 취급되지는 않는다.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적격 TDF는 IRP에서 위험자산 70% 한도 적용을 받지 않고 100%까지 투자할 수 있다. 따라서 TDF 선택 시 해당 상품이 연금계좌에서 어떤 자산으로 분류되는지 금융회사에서 확인해야 한다.
원금 손실 가능성을 낮추고 싶다면 IRP에서 원리금보장상품을 활용할 수도 있다. 다만 예금 등을 선택할 때는 금융회사별 예금자보호 대상과 한도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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