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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P, 넣을 때보다 찾을 때가 더 중요하다

입력 2026-07-23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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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도슨트의 은퇴 금융 이야기(53)] IRP 궁금증 파헤치기③

개인형퇴직연금(이하 IRP) 은 이제 낯선 금융상품이 아니다. 정부가 2022년 4월 퇴직급여 지급계좌를 IRP 계좌로 지정하도록 의무화하면서 많은 직장인이 자연스럽게 계좌를 만들기 시작했다. 또 연말정산 세액공제를 위해 계좌를 열고 매년 일정 금액을 넣기도 했다. 하지만 IRP는 그저 목돈을 모아두는 통장이 아니다. 언젠가는 은퇴 후 생활비로 꺼내 써야 하는 자금이다. 같은 금액을 모았더라도 어떻게 찾느냐에 따라 세금이 달라지고, 노후 생활비의 안정성도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IRP는 가입보다 출금 계획이 더 중요하다.

IRP는 모으는 계좌이자 꺼내 쓰는 계좌

IRP는 퇴직금을 보관하고 운용하는 계좌이면서 개인이 추가로 납입해 노후자금을 마련하는 계좌다. 재직 중에는 세액공제나 자금을 불리는 운용이 중요하지만, 은퇴가 가까워질수록 관심은 어떻게 받을 지로 옮겨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IRP 안에 들어 있는 돈의 성격을 잘 이해할 필요가 있다. 하나의 계좌 안에 있어도 회사 퇴직금, 세액공제를 받은 개인 납입금 그리고 운용하면서 생긴 수익은 각각 세금 계산 방식이 다를 수 있다. 가입한 금융회사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이나 상담을 통해 ‘과세 재원’ 이나 ‘재원별 금액’을 확인하면 본인의 IRP가 어떻게 구성돼 있는지 알 수 있다.

은퇴 후에는 이 돈들을 어떤 순서와 방식으로 인출할지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

일시금보다 중요한 것은 생활비의 지속성

IRP는 55세 이후 연금 또는 일시금으로 받을 수 있다. 일시금은 말 그대로 한 번에 목돈을 찾는 방식이다. 당장 큰돈이 필요할 때는 한 번에 마련할 수 있어 유용하다. 대출 상환, 주택 관련 비용, 자녀 결혼, 병원비 등 목돈 지출이 있는 경우 일시금 수령을 고민하게 된다. 하지만 일시금은 노후자금이 한꺼번에 빠져나간다는 단점이 있다. 계획 없이 사용하면 생각보다 빨리 줄어들 수 있고, 세금 측면에서도 연금 수령으로 받을 수 있는 혜택을 놓친다.

반면 연금 수령은 생활비처럼 일정한 현금흐름을 만들어 준다. 은퇴 이후 가장 큰 위험 중 하나는 투자 실패보다 생활비가 끊기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연금 방식은 노후 자금을 오래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퇴직금 연금 수령 시 절세 가능

퇴직금은 IRP에서 연금으로 받으면 세금 부담이 줄 수 있다. 퇴직금을 일시금으로 받을 때는 퇴직소득세가 한 번에 부과된다. 반면 IRP에서 연금으로 수령하면 퇴직소득세를 감면받는다.

일반적으로 연금 수령 초기에는 이연된 퇴직소득세의 30%가 감면되고, 연금 수령 기간이 11년 차가 되면 40%, 지난해 말 세법 개정을 반영하면 21년 차부터는 최대 50%가 감면된다. 즉 같은 퇴직금이라도 길게 나눠 받을수록 세금 부담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다만 모든 사람에게 같은 절세 효과가 생기지는 않는다. 퇴직금 규모, 수령 기간, 다른 연금소득, 개인별 과세 상황에 따라 실제 세금은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퇴직금을 찾기 전에 거래하는 금융회사에 일시금과 연금 수령 시 예상 세금을 비교해보는 것이 좋다.

연금은 언제부터 받을까

IRP에 있는 퇴직금을 연금으로 받기로 했다면 또 하나 결정해야 할 사항이 있다. 바로 언제부터 얼마씩 받을 것인가다. 55세 이후라면 퇴직 직후 바로 받을 수 있지만 당장 생활비가 충분하거나 재취업 등으로 생활비 여유가 있다면 수령액을 줄이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 반대로 은퇴 직후 소득이 크게 줄어든 경우라면 국민연금을 받기 전까지 IRP를 먼저 활용해 생활비를 마련하는 편이 낫다. IRP는 연금을 받기 시작하는 시점도 스스로 정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중요한 것은 IRP만 따로 보지 않고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까지 함께 고려해 전체 현금흐름을 설계해야 한다. 특정 시기에 연금이 몰리거나 반대로 소득이 비는 구간이 생기지 않도록 점검해 보면 좋다.

부부라면 연금도 함께 설계해야 한다

남편과 아내가 같은 시기에 모든 연금을 받기 시작하면 어느 시기에는 소득이 많고, 이후에는 급격히 줄어드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반대로 한 사람은 먼저 IRP를 받고 다른 사람은 국민연금을 나중에 받는 식으로 수령 시점을 조정하면 더욱 안정적인 생활비 흐름을 만들 수 있다. 노후자금은 얼마나 모았는지도 중요하지만, 부부가 함께 얼마나 오래 사용할 수 있는지가 더욱 중요하다.

IRP의 목적은 단순히 돈을 많이 모으는 데 있지 않다. 은퇴 후 필요한 시기에 필요한 만큼 안정적으로 꺼내 쓰는 데 있다. 가입할 때는 수익률을 따지고, 운용할 때는 자산 배분을 고민한다. 하지만 은퇴가 가까워진다면 이제는 '어떻게 찾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때다. 노후 준비는 계좌를 만드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모은 돈을 오래, 안정적으로 사용하는 계획까지 세워야 비로소 완성된다

☝️쓸모 있는 TIP

(이미지=AI 생성)
(이미지=AI 생성)

국민연금•퇴직연금•개인연금을 한 장의 표에 적어 수령 시점을 미리 계획해 두면 현금흐름을 점검하기 쉽다. 본인의 연금 캘린더를 만들어보자. 예를 들어 60세에 퇴직했지만 국민연금은 65세부터 받을 예정이라면, 그 사이 5년은 IRP를 생활비로 활용하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국민연금 수령이 시작되면 IRP 인출액을 줄이거나 개인연금과 함께 조정해 전체 현금흐름을 맞추는 방식이다. 정답은 따로 없다. 본인의 사정에 맞는 설계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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