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체메뉴

[장례가 달라진다]② 작은 장례는 무조건 더 저렴할까?

입력 2026-07-03 06:00
기사 듣기
00:00 / 00:00

무빈소장 확산, 가격보다 먼저 따져야 할 ‘애도의 방식’

가족장과 무빈소장이 늘면서 장례의 규모와 비용, 고인을 떠나보내는 방식이 함께 달라지고 있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는 최근 장례문화의 변화를 세 차례에 걸쳐 짚는다. 2편에서는 가족장·무빈소장 확산과 가격 투명성 문제를 살펴본다.

(이미지=AI 생성)
(이미지=AI 생성)

빈소를 차리지 않는 장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 전문기업 마크로밀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5월 28일부터 6월 2일까지 전국 만 19~69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본인의 장례를 무빈소 방식으로 치를 의향이 있다는 응답은 71.8%였다.

연령이 높을수록 의향도 강했다. 20대는 57%였지만 40대는 76%, 50대는 80%, 60대는 79.5%가 무빈소장을 선택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의향과 최근 경험 사이에는 간격이 있다. 같은 조사에서 최근 3년 안에 장례식에 참석한 경험이 있는 응답자 가운데 95.1%는 일반 장례식장의 빈소를 이용한 장례에 참석했다고 답했다. 선호하는 장례 방식과 최근 접한 장례의 모습 사이에 차이가 있는 셈이다.

▲무빈소 장례관련 소비자 태도 조사.(마크로밀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무빈소 장례관련 소비자 태도 조사.(마크로밀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가족장과 무빈소장은 다르다

가족장과 무빈소장은 모두 장례 규모를 줄인다는 점에서 비슷하게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참석 인원의 차이만으로 두 방식을 구분하기는 어렵다.

통상 가족장은 빈소와 의례를 마련하되 참석 범위를 가족과 가까운 지인으로 좁힌 장례를 가리킨다. 반면 무빈소장은 일반적으로 조문객을 맞는 별도 빈소를 마련하지 않고, 고인을 안치한 뒤 입관과 운구 등 필요한 절차를 거쳐 화장하는 방식이다.

무빈소장은 가족장의 규모를 한 단계 더 줄인 형태로 볼 수 있다. 조문객을 맞는 공간과 영정사진을 두고 머무는 별도 빈소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단 빈소 사용료와 음식 비용은 줄지만 안치, 입관, 운구, 화장 예약과 장례용품 등 필요한 절차와 비용은 여전히 남는다.

그래서 유족이 무빈소장을 ‘빈소를 작게 쓰는 저렴한 장례’로 이해하면 실제 진행 과정에서 혼란이 생길 수 있다. 비용을 비교하기 전에 어떤 공간과 의식을 생략하고, 가족이 고인과 작별할 시간은 어디에 마련할지 먼저 확인해야 한다.

소비자가 원하는 것은 ‘싼 장례’만이 아니다

장례에 실제로 들어갈 것으로 예상한 비용은 1000만 원 이상 2000만 원 미만이라는 응답이 61.1%를 차지했다. 반면 적정한 장례비로는 57.2%가 1000만 원 미만을 꼽았다.

무빈소 장례를 긍정적으로 보는 가장 큰 이유는 비용 부담 완화였다. 해당 조사에서 무빈소 장례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이유로는 ‘장례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어서’가 58.1%로 가장 높았다. 중복응답 결과다. ‘형식적인 조문이나 인간관계를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응답은 54.5%, ‘가족 중심으로 조용히 보내는 것이 더 의미 있다’는 응답은 50.8%였다.

비용에 대한 부담은 분명하다. 그러나 소비자가 꼽은 ‘좋은 장례’의 조건을 보면 변화의 의미가 비용 절감에만 있지는 않다. 간소하고 번거롭지 않은 진행이 56.7%, 유족의 경제적 부담 최소화가 55.4%, 고인의 뜻을 반영한 장례가 47.5%였다.

소비자가 원하는 것은 아무 의식도 없는 장례라기보다 불필요한 형식은 덜고 고인과 유족에게 필요한 작별은 남기는 장례에 가깝다. 작은 장례의 과제도 가격을 낮추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짧고 간소한 절차 안에서 어떻게 충분히 애도할 수 있게 할지가 중요해진다.

▲무빈소 장례관련 소비자 태도 조사.(마크로밀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무빈소 장례관련 소비자 태도 조사.(마크로밀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가격표에서 ‘포함되지 않은 것’도 봐야

가격 투명성도 장례 방식의 변화와 함께 풀어야 할 문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3월 5일 유가족을 특정 장례식장에 소개한 대가로 장례지도사에게 리베이트를 제공한 업체에 시정명령을 내렸다. 장례 분야의 유가족 알선 리베이트에 공정거래법을 적용한 첫 사례다.

이 사례가 국내 장례비용 전체의 절반이 부풀려졌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소비자가 알기 어려운 거래비용이 장례비에 전가될 수 있는 구조가 존재했음을 보여준다.

장례식장과 장례용품 가격은 보건복지부와 한국장례문화진흥원이 운영하는 e하늘 장사정보서비스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장례식장별 빈소와 시설, 장례용품 가격을 살펴보고 장례예식 패키지 상품도 비교할 수 있다. 음식 주문량과 장례용품 선택, 상조회사 서비스 이용 여부 등에 따라 총액은 달라진다.

견적을 받을 때는 총액만 보기보다 빈소 사용 시간, 안치료와 입관실 사용료, 음식의 최소 주문량, 장례용품, 차량, 상조회사 서비스가 각각 포함됐는지 확인해야 한다. 장례식장 비용과 상조회사 비용을 분리해 보는 것도 필요하다.

조사 응답자의 45.7%는 무빈소 장례가 확산되기 위해 필요한 조건으로 생전에 자신의 장례 방식을 가족과 공유하는 문화를 꼽았다. 작은 장례를 제대로 치르려면 가격 뿐 아니라 고인이 원하는 방식과 가족이 받아들일 수 있는 작별의 형태를 미리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더 궁금해요0

최신뉴스

저작권자 ⓒ 브라보마이라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댓글

0 / 300

브라보 인기뉴스

브라보 추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