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통계연구원⑤ ‘한국의 사회동향 2025’로 본 노후의 현실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연구원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국민의 생활과 우리 사회의 변화양상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통계표와 그래프 중심으로 서술한 이야기방식(story-telling)의 종합사회보고서 ‘한국의 사회동향 2025’를 발표했다. 특히 올해는 광복 80년을 맞아 광복 이후 우리사회 각 영역별 변화상을 ‘주요 동향’에 수록했으며, ‘주요 이슈’에는 노인(고령자)를 비롯한 우리사회의 취약계층 관련 분석을 담았다. 이번 시리즈는 그중에서도 고령자를 중심으로 한 사회상을 살펴보는 데 초점을 맞췄다.
① 경제·노동 : 정규직에서 밀려나 초단시간 노동으로
② 주거·자산 : 집이 있어도 안전하지 않다
③ 건강·돌봄 : 75세 이후, 혼자서는 버틸 수 없다
④ 안전·위험 : 시니어의 일상이 점점 위험해진다
⑤ 삶의 질·격차 : 노후 격차는 갑자기 생기지 않는다

같은 노년이어도 다른 삶의 조건
삶의 질은 단일한 기준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소득, 건강, 주거, 관계, 여가 등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그 결과는 개인마다 크게 달라진다. ‘한국의 사회동향 2025’는 이러한 노후 격차가 단기간에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 축적된 조건의 결과임을 보여준다.
보고서는 소득 수준에 따른 여가 활동의 차이를 대표적인 사례로 제시한다. 소득이 높은 집단은 상대적으로 여가에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하지만, 제한된 시간 동안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하며 다양한 여가 활동에 참여한다. 반대로 소득이 낮은 집단은 여가 시간이 상대적으로 많음에도 불구하고, 참여하는 여가 활동의 종류와 범위는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조사 결과를 보면, 월평균 가구소득 300만 원 미만 집단의 여가 활동 참여 개수는 평균 13개 수준인 반면, 500만 원 이상 집단은 평균 18개로 집계됐다. 여가의 양과 질이 소득 수준에 따라 뚜렷하게 갈리는 셈이다. 이는 노후의 여가가 개인의 선택 이전에 경제적 조건에 크게 좌우된다는 점을 시사한다.
삶의 질 격차는 장애 여부에서도 확인된다. 장애인이 인식하는 전반적인 삶의 질은 장기적으로 개선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비장애인과의 격차는 여전히 좁혀지지 않고 있다. 2005년 기준 장애인과 비장애인 간 삶의 만족도 격차는 19.9%p였으며, 2023년에는 22.8%p로 오히려 확대됐다.
다만 장애인 내부를 살펴보면 다른 흐름도 나타난다. 장애 정도에 따른 삶의 질 차이는 최근 들어 감소하는 추세다. 이는 중증 장애인의 삶의 질이 일정 부분 개선된 결과로, 장애인 집단 내부의 격차는 완화되는 반면, 비장애인과의 구조적 차이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노후 격차 줄이기 위한 제도와 환경 마련돼야
이러한 결과를 통해 노후 삶의 질이 단순히 ‘나이 듦’의 문제가 아니라, 누적된 사회·경제적 조건의 결과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소득 수준, 건강 상태, 장애 여부, 사회적 지원의 유무는 노년기에 이르러 서로 겹치며 삶의 질 격차를 더욱 선명하게 만든다.
앞선 시리즈에서 살펴본 경제·노동, 주거, 건강·돌봄, 안전 문제 역시 삶의 질 격차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소득이 부족하면 주거와 여가의 선택지는 줄어들고, 건강이 악화되면 돌봄과 의료 의존도는 높아진다. 이러한 조건이 중첩될수록 노후의 삶은 더욱 취약해진다.
통계가 보여주는 노후 격차는 어느 한 시점에서 갑자기 발생하지 않는다. 중장년기부터 누적된 선택과 제도, 환경의 결과가 노년기의 삶의 질로 이어진다. 노후 격차를 줄이기 위한 논의는 노년기 지원에 그치지 않고, 중장년기 삶의 조건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으로 확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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