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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맞은 日 중장년 여성 23% “남편과 별거·이혼 원해”

입력 2025-12-04 08:50

“내 시간·생활 우선” 이유… 3명 중 2명 “피곤한 친구 그만 보고파”

(어도비스톡)
(어도비스톡)

연말을 앞두고 일본의 40~60대 여성들은 집 안 대청소만이 아니라 인간관계와 생활 패턴까지 함께 ‘정리’하는 경향이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혼자의 5분의 1 이상은 남편과의 별거나 이혼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의 시니어 여성지 ‘하루메쿠 업’과 이 매체 본사 산하의 ‘이키카타조즈 연구소‘는 지난 10월 31일부터 11월 4일까지 자사 회원인 40~65세 여성 440명을 대상으로 ‘연말 정리·정돈’에 관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연말에 정리·정돈을 “실시할 계획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35.9%였다.

연말에 무엇을 정리·정돈하겠느냐는 질문에는 ‘집 안 청소’가 75.3%로 가장 높았다. ‘불필요한 옷·물건의 처분·재활용’은 전체적으로도 높은 비율을 보였지만, 특히 60~65세에서 81.6%로 두드러져 고령일수록 보유 중인 물품 정리에 관심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40~54세에서는 물건보다 생활 습관과 디지털 이용 행태를 손보겠다는 응답이 눈에 띄었다. ‘스마트폰·컴퓨터 이용 시간’이 이 연령대에서 24.3%로 다른 세대보다 높았고, ‘건강관리·생활 리듬’ 29.7%, ‘인생 목표와 우선순위’ 27.0% 등 일상 습관 개선에 관한 항목도 다른 연령층보다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정리·정돈을 해야 한다고 느끼지만 잘 못 하고 있는 것을 묻는 질문에서는, 옷·책·추억의 물건 등 ‘집 안의 물건’이 46.4%로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사람과의 교제’가 13.0%로 나타나, 인간관계 자체를 정리 대상에 올리는 중년 여성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리하고 싶지만 쉽게 정리하지 못하는 인간관계의 상대를 복수 응답으로 물은 결과, ‘피로감을 주는 친구’가 61.4%로 가장 많았다. 이어 ‘오래된 지인’ 24.6%, ‘직장 내 인간관계’ 22.8%, ‘배우자’ 19.3% 순이었다. ‘친척’ 17.5% 외에도 ‘부모’ 7%, ‘자녀’ 5.3%, ‘손주’ 1.8% 등 혈연 관계까지 포함해 관계를 정리하고 싶다고 답한 이들도 일부 있었다.

친구 관계에 대해서도 ‘축소’ 흐름이 뚜렷하다. 40~65세 여성의 58.4%가 ‘친구가 줄어들었다고 느낀다’고 답했다. 특히 40~54세에서는 이 비율이 64.9%로 높았다. 그렇다고 새로운 관계 형성 자체를 포기한 것은 아니다. ‘지난 1년 안에 새로운 인간관계를 만든 경험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동호회 등 활동을 통해 만났다’가 26.6%, ‘각종 이벤트·강좌에서의 만남’이 11.8%, ‘SNS·온라인 커뮤니티에서의 만남’이 5.2%였다.

배우자와의 관계를 둘러싼 고민도 적지 않았다. 배우자가 있는 응답자 가운데 현재 관계가 ‘좋다’고 답한 비율은 66.4%였지만, 나머지는 별로 혹은 나쁘다고 느끼고 있었다. 장래에 배우자·파트너와 어떤 관계를 원하느냐는 질문에는 ‘별거하거나 생활 기반을 나누고 싶다’, ‘이혼하고 싶다’는 응답이 합쳐 22.7%에 달했다. 이들이 별거·이혼을 희망하는 주된 이유로는 ‘같은 공간에서 지내는 것 자체가 부담’이라는 응답이 66.7%였고, ‘내 시간을 갖고 싶어서’ 60.0%, ‘내 라이프스타일을 우선하고 싶어서’ 57.3%가 뒤를 이었다.

중년이 지나 이혼이나 별거를 원하는 경향은 국내도 비슷하다. 서울시에 따르면 2024년 남성의 평균 이혼 연령은 50세를 넘어섰다. 서울의 평균 이혼 연령은 남성 51.9세, 여성 49.4세로 2000년보다 10살 이상 상승했다. 특히 60세 이상이 차지하는 황혼이혼 비율은 2000년 3%대에서 지난해 25% 수준까지 급상승했다.

조사에 참여한 하루메쿠 업 시라이시 미사키 연구원은 “60대는 주로 ‘물건 정리’에 초점을 맞추는 반면, 40~50대는 생활 습관과 마음가짐까지 정리의 대상이 넓어지고 있다”며 “사회활동 변화에 더해 정보량과 인간관계가 복잡해진 환경 속에서,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덜어낼지 선택하는 요령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고 해석했다.

이키카타조즈 연구소 우메즈 유키에 소장은 “연말이라고 하면 대개 ‘물건 정리’만 떠올리지만, 실제로는 일, 시간, 사람까지 정리 대상이 되고 있다”며 “중년 여성들에게는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를 빼앗는 요소를 재편하는 시기와 맞물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까다로운 대상은 사람의 재점검으로, 피로감을 주는 관계에서 거리를 두고자 하는 목소리가 두드러졌다”며 “한편으로 취미와 배움을 통해 새로운 연결도 싹트고 있어, 중년에 접어들어도 인간관계와 생활 습관의 업데이트는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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