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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유명 장수식당 비결 들여다보니

기사입력 2014-03-26 08:52

본지가 대전지역 1만9200여 곳의 음식점 업종과 분포 등을 종합 분석한 내용<25일자 1면ㆍ5면 보도>이 음식점 예비창업자에게 좋은 자료란 평가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30년 넘게 음식점을 유지해온 곳이 312개소나 되는 것으로 드러나 이들 음식점의 장수비결이 궁금해졌다. 30년 가까이 또는 넘게 오랜 기간 동안 대전시민의 사랑을 받아온 소위 '맛 집'으로 불리는 음식점 주인들의 경영노하우는 무엇일까. 수 차례 경제위기를 극복하며 꿋꿋하게 오직 '맛'과 믿을 수 있는 '믿음'으로 창업 이후 성공가도를 이어온 창업 성공 표본인 각 구를 대표하는 음식점 주인으로부터 '그들만의 성공노하우'를 들어봤다.

동구 인동 왕만두

동구 인동에서 1978년에 개업한 이후 꾸준하게 전통을 이어온 '인동 왕만두'의 사장은 자영업을 하는 사람들은 자부심과 자신만의 노하우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손님들도 오랫동안 자신들의 음식을 믿고 이용해준다"며 "오랫동안 장사를 할 수 있는 비결은 정갈한 음식이다. 좋은 재료를 수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신선한 음식이 나온다. 재고품이 나온다고 해서 그것을 처리하기 위해 애를 써서는 안된다"고 예비창업자에게 조언한다.

무엇보다 '언제나 한결같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야말로 오랜 전통의 핵심 비결'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자영업자들은 보통 인건비, 즉 월급 수준을 번다. 그래도 차근차근 올라온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한다면 어느 정도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며 "결코 종업원들에게 모든 것을 맡겨서는 안된다. 본인이 모든 것을 다 알 수 있어야 비로소 장사를 제대로 할 수 있다"고 예비 창업자가 반드시 고려해야 할 점을 지적했다.

유성구 순대국밥한흥집

유성구 봉명동에서 3대째 이어져 오고 있는 서민들의 애환이 담긴 음식인 순대국밥집인 '한흥집'.

60년대 전후 누구나 배고팠던 시절에 문을 연 한흥집은 당장의 수익보다는 맛있는 한 끼를 저렴한 가격으로 손님을 반긴 서민과 함께 울고 웃은 음식점이다. 저렴한 가격 전통은 오늘날까지 한흥집이 대전시민의 사랑을 받게되는 밑바탕이 됐다.

'저렴한 가격'은 긴 시간동안 많은 사람들이 추억을 만들고 가는 장소로 인식돼 전국에서 찾는 유명 장수집이 됐다. 한흥집은 예전에 유명 연예인의 영화흥행 실패의 한을 술과 함께 풀어주고 골프선수 박세리도 즐겨 찾아 국밥 한 그릇을 먹었던 곳이다. 한흥집은 "사람 사는 정으로 식당을 꾸려왔다"고 말했다. 3대 째 한흥집을 책임지고 있는 주인은 "순대국밥 가격을 올려서 이득을 많이 보겠다는 생각을 가지진 않는다"며 저렴한 가격으로 누구나 찾을 있는 장수 음식점으로 남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한흥집 순대국밥 한 그릇 가격은 3900원이다.

중구 소나무집

소나무집은 김치 육수에 오징어를 넣어 끓여 칼국수사리를 넣어 먹는 어렸을 때 한 번쯤은 먹어보았을 추억의 음식이 주 메뉴다.

이 메뉴가 현재까지 대전시민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비결은 '변하지 않는 맛'에 있다.

소나무집 사장은 "우선 손님들에게 성심성의껏 음식을 제공해 왔던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한다"며 "김치 맛이 변하지 않도록 조리를 해온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손님들은 대부분 이제 나이가 지긋이 든 손님들이 대부분이어서 맛이 변하지 않도록, 흔들리지 않도록 노력해왔다"고 전했다. 예비창업자들에게 고객에 대한 무한한 감사의 마음을 지닌 후 창업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한다. 소나무집은 "찾아주시는 손님들에게 감사함을 느껴야 한다. 그 감사함에 부응할 수 있는 음식을 만들면 되는 것"이라며 "손님들의 입맛을 좇아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구 충무할매낙지볶음

서구 용문동에서 30년 이상 음식점을 운영해 오고 있는 충무할매낙지볶음 사장은 "시어머니, 며느리, 아들 이렇게 3대째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고 언급한 뒤 무엇보다 정직한 가격과 믿고 먹을 수 있는 청결한 경영이 장수의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당장의 수익을 좇기보다는 고객 개개인의 입맛을 분석한 뒤 공통적으로 원하는 음식맛을 낼 수 있도록 수년 동안 연구한 뒤 음식점만이 지닌 차별성으로 고객을 공략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그 중심에는 우리 음식점 만이 지닌 고유의 맛을 언제든지 선보일 수 있는 실력이 필수라고 예비창업자에게 충고한다. 주인은 "음식이 새로 나와도 양념, 김치 등 기존의 맛을 변치 않게 하는 것이 원칙"이며 "고유의 맛을 지키며 손님들에게 돌려준다는 마음으로 지조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덕구 영화반점

대덕구 신탄진에 위치한 영화반점은 70년에 영업신고를 마친 뒤 44년째 대덕구민의 자장면과 짬뽕을 책임지고 있다. 영화반점의 장수비결을 '변하지 않는 맛'으로 요약할 수 있다.

영화반점은 "아빠 손을 잡고 왔던 어린이가 이제 어른이 돼 자녀와 함께 방문하는 적이 많다"며 "세대를 이어 이곳을 찾는 이유는 세월이 흘러도 중식 입맛은 변하지 않아 자장면 한 그릇에 모든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맛'을 담기 위해 노력했고 그 노력이 창업성공으로 이어진 노하우가 됐다"고 설명했다. 주인은 식당을 준비한다면 점포 주인이 직접 모든 것을 운영할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예비창업자에 조언한다. 영화반점은 "중식은 사장이 직접 요리와 경영을 다룰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맛으로 승부하기에 앞서 앞서 경영자의 음식요리와 경영 노하우가 중식업 성공을 위한 최소한 조건이라는 것이다.

대전일보 / 김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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