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체메뉴

‘읽기 쉬운 뉴스’로 승부, 초고령사회 대응 나선 日 언론

입력 2025-10-16 07:00

아사히신문 ‘친절한’ 플랫폼 발표… 고령층 위한 뉴스 접근성 기능 갖춰

겉치레 줄이고 담백하게 정보만

어려운 한자·영어는 읽기 쉽게

글자 읽기 어렵다면 음성도 제공

(어도비스톡)
(어도비스톡)

초고령사회에서 언론의 모습은 어떻게 변해야 할까. 종이신문이나 TV를 중심으로 한 기성 언론들은 ‘고령 독자’를 위한 서비스를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국언론진흥재단 ‘2024 언론수용자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30세대의 뉴스 이용률은 크게 떨어지고 있다. 반면 여전히 종이신문을 본다는 보수적 뉴스 소비 형태를 보인 60대는 13.7%, 70대 이상은 8.6%에 달했다. 이에 비해 20대는 2.1%, 30대는 4.3%에 불과했다.

고령층의 인터넷 뉴스 이용도 증가하고 있다. 60대는 전체 평균보다 높은 95.3%, 70대 이상도 65.5%가 인터넷을 통해 뉴스를 소비한다고 답했다. 따라서 주 소비층인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인터넷 뉴스 서비스의 개선은 모든 기성 언론이 안고 있는 과제 중 하나로 여겨진다.

이러한 숙제를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까? 최근 일본에서는 대표 기성 언론인 아사히신문(朝日新聞)이 그 해답을 제시했다. 지난 14일 일본의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기업 알파사드는 아사히신문과 협력해 뉴스 콘텐츠를 보다 이해하기 쉬운 일본어로 전환하는 미디어 플랫폼 ‘친절한 아사히신문(やさしい朝日新聞)’을 운영하기 시작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친절한 아사히신문’은 웹 접근성을 높여 고령자, 장애인, 일본어 학습자, 비원어민 등 다양한 계층이 뉴스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내용을 간결하고 쉬운 표현으로 재편집해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알파사드 측은 아사히신문 디지털판 기사 중 적절한 콘텐츠를 선별해 ‘쉬운 일본어’로 바꾸는 작업을 수행한다. 이 작업은 단순한 번역이나 요약을 넘어, 일본어를 배우는 외국인이 이해하기 쉬운 문장 구조와 어휘를 적용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또한 원본 기사에 접근할 수 있도록 ‘원 기사·관련 정보’ 링크를 제공하며, 지진 등 재난·긴급 상황에서는 자체 작성한 쉬운 일본어 보도도 병행할 예정이다.

▲‘친절한 아사히신문(やさしい朝日新聞)’ 메인페이지 화면. 일본 아사히신문이 고령자와 외국인을 위해 뉴스 내용을 쉬운 일본어로 제공하는 신규 플랫폼으로, 큰 글자와 단순한 구성, 발음 표기 기능 등을 갖췄다.
▲‘친절한 아사히신문(やさしい朝日新聞)’ 메인페이지 화면. 일본 아사히신문이 고령자와 외국인을 위해 뉴스 내용을 쉬운 일본어로 제공하는 신규 플랫폼으로, 큰 글자와 단순한 구성, 발음 표기 기능 등을 갖췄다.

실제 ‘친절한 아사히신문’을 살펴보면 전체 구성은 매우 단순하고 이해하기 쉽다. 불필요한 사진이나 그래픽 같은 장식과 배색을 줄여 고령층이 뉴스에 집중하기 쉽게 했다. 또한 어려운 한자나 영어 단어에는 발음 부호(후리가나)를 붙일 수 있다. 일본어 특성상 일반적으로 뉴스 문장에는 띄어쓰기를 사용하지 않지만, 외국인을 위해 단어 사이를 띄어 주는 기능도 갖췄다. 저시력자를 위한 음성 읽기 기능이나 어려운 시사용어에 대한 상세 해설이 함께 제공되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기사 제목 또한 눈에 띈다. ‘친절한 아사히신문’의 제목은 독자의 클릭을 유도하거나 매체의 견해를 간접적으로 드러내는 기존 언론의 방식이 아니라, 담백하게 사실만 전하는 문장으로 작성된다. 고령층의 문해력을 고려한 배려로 읽힌다.

알파사드는 2024년 아사히신문 그룹에 합류했으며, 웹 접근성 향상 기술을 중심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이 회사가 개발한 핵심 기술 중 하나는 접근성을 높인 ‘전하는 웹(伝えるウェブ)’ 시스템이다. 이 기술은 어휘 제한, 문장 단순화, 분할, 한자나 영어의 발음 부호(후리가나) 추가 등을 자동화하고, 인공지능을 활용해 웹페이지를 ‘쉬운 일본어’로 변환한다. 이 시스템은 이미 여러 지방자치단체와 기업의 웹사이트에 적용돼 있으며, 현재 150개가 넘는 지자체 공식 웹사이트에서 활용되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또한 ‘쉬운 일본어 에디터’ 도구를 통해 인쇄물이나 게시물 등의 일본어 난이도를 조정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더불어 AI 기반 영상 자막 생성 서비스도 운영하며, 영상 미디어의 접근성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알파사드의 모리사키 켄타로 대표는 “아사히신문과의 협업을 통해 뉴스 접근성을 높이고, 보다 많은 사람이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새로운 플랫폼은 현재 웹사이트를 통해 공개돼 있으며, 향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지원 확장 가능성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더 궁금해요0

관련뉴스

저작권자 ⓒ 브라보마이라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댓글

0 / 300

브라보 인기뉴스

  • “우리도 가족” 1950~2020년대 사진으로 보는 가족 풍경 변천사
  • “우리 엄마 오춘실은 파랑새”
  • 가족 유형별 맞춤 명절 솔루션
  • 상처 주지 않는 소통법

브라보 추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