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로 찾는 내 삶 가치 캠페인] 노원구치매안심센터 김경자, 전숙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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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계 중앙하이츠 경로당 어르신들은 금요일 오후 두 시를 손꼽아 기다린다. 김경자, 전숙경 참여자가 찾아와 치매예방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덕분에 나이 들어 즐겁게 살 수 있어 좋다며 어르신들이 엄지를 치켜세운다.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는 두 참여자의 얼굴에는 덩달아 웃음꽃이 핀다.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한 시간 반 내내, 명절 앞둔 고향집처럼 왁자한 웃음이 경로당 문 밖까지 흘러넘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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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색칠부터 해볼까요? 우리 어머님은 어떤 색깔 좋아하시더라.”
금요일 오후 한시 오십분, 오늘의 수업은 조금 이르게 문을 열었다. 첫 번째 활동은 색칠하기. 일찍이 도착한 어르신들은 김경자 씨의 지도에 따라 만다라 색칠을 시작했다. 경로당 창문 밖으로 현관문 열린 세대 한 곳을 주시하던 전숙경 씨는 직접 지각생을 모시러 나섰다. 출석 체크를 끝낸 서금엽 경로당 회장과 전숙경 씨가 모셔온 지각생 어르신 한 분까지, 총 열 분의 어르신이 색연필을 쥐고 색칠하는 데에 집중한다. 서 회장은 ‘최애’ 활동에 심혈을 기울이면서도 두 참여자를 향한 칭찬을 계속해서 쏟아냈다.
“둘 다 친딸 같고 얼마나 예쁜지 몰라. 이 선생님(김경자 참여자)은 아주 싹싹하고 말하는 게 귀에 쏙쏙 들어와. 여기 선생님(전숙경 참여자)은 어찌나 칼 같은지 춤 출 때도 동작을 정확하게 알려줘. 그래서 둘이 잘 맞는다니까? 최고의 호흡이야. 선생님들이 가져온 건 뭐든 다 재밌어서 좋아.”
서로가 서로에게 일상생활의 활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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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인원이 모이는 만큼 어르신 각자가 좋아하는 프로그램 가짓수도 다양하다. 색칠하기, 간식 퍼즐, 또는 색종이 접기 등. 어느 한 분 뒤처지거나 서운할 일 없게 매회 프로그램을 고안하고, 매번 여러 종류의 교구를 모두 챙겨야 한다. 하지만 두 참여자에게서 지친 기색이라곤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처음에는 ‘나이 든 어르신들 챙긴다고 너무 고생한다’, ‘괜히 기운 뺏기는 거 아니냐’는 얘기를 종종 들었어요. 근데 절대 그렇지 않거든요. 갈 때마다 친딸 대하듯 진심으로 반겨주시고, 준비해간 프로그램도 열심히 참여해주시는 모습 볼 때마다 행복해요. 제가 무슨 대단한 사람이라도 된 것 같은 기분까지 든다니까요. 어르신들 덕분에 저희가 얻는 게 훨씬 더 많을 걸요?” (김경자)
“요즘 제 일상이 이 활동 기준으로 돌아간다고 말해도 과장이 아닐 정도에요. 쉬는 시간에도 유튜브 찾아보면서 다음엔 어떤 프로그램을 할지 고민하거든요. 프로그램 한 회차를 준비하려면 시간을 굉장히 많이 할애해야 돼요. 근데 좋아하실 어르신들을 생각하면 힘들지 않고 마음이 두근두근 설레요.” (전숙경)
당신과 나의 행복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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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을 떠나서 어떻게 하면 어르신들이 더 즐겁게 생활할 수 있을까.’ 최고의 호흡을 자랑하는 두 사람은 활동 막바지에 이른 지금까지도 동일한 목표에 골몰해있다.
“치매라는 게 진행 속도를 늦출 수는 있어도, 완전히 고칠 수 없잖아요. 그래도 어르신들이 저희와 함께 있는 순간만큼은 진심으로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어르신들이 나중에 눈 감으실 때에 ‘그래, 그때 그 사람들 덕분에 나 행복했었지’라고 생각하실 수 있게요. 지금으로선 그것 말고는 더 바랄 게 없습니다.” (김경자)
‘브라보 마이 라이프’와 ‘서울시50플러스재단’은 서울시 가치동행일자리를 통해 ‘일로 찾는 내 삶 가치’ 캠페인을 펼칩니다. ‘2024 가치동행일자리’ 우수사례를 지면을 통해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