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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와 경험, 다시 현장으로] ‘내 편’ 만나 호텔 인스펙터로 재취업

기사입력 2024-10-08 09:33

노사발전재단 공동 캠페인 | 일자리로 새 인생 찾은 김현철 씨

(브라보마이라이프DB)
(브라보마이라이프DB)

‘호텔종사자 양성과정을 운영합니다.’ 김현철 씨는 어느 날 가뭄에 단비 같은 메시지를 받았다. 프로젝트 만료 후 실업을 겪으며 힘들어하던 터라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서울중장년내일센터의 문을 열었다. 그러자 제2의 인생을 향한 문도 함께 열렸다.

김현철 씨는 1990년대 초 인쇄업에 첫발을 들이며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사무관리 업무로 시작했지만 이후 스스로 공부하며 전산관리, 공장관리 등으로 업무 영역을 넓혀갔다. 하지만 인쇄업은 점차 쇠락해갔고, 김현철 씨는 미래를 고민했다.

관리 업무를 하면서 데이터 관리가 무척 중요하다고 느낀 그는 공부를 계속하며 데이터를 연동하고 관리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IT 관련 기술을 배우면서 자연스럽게 학원 강사로 직종 전환을 하게 됐다. 이후 개발자가 되고자 코딩을 배우고 한 프로젝트에 2년 동안 참여하는 기회도 얻었지만, 기쁨은 잠시였다. 프로젝트가 만료되자 50대 후반이라는 나이 때문에 새로운 프로젝트에 참여하기가 어려웠다.

실업 상태에서 수많은 회사에 이력서를 넣어봤지만 서류 통과도 되지 않는 현실에 우울함까지 찾아왔다. 3개월 즈음 흘렀을까, 어느 날 서울시 중구청과 서울중장년내일센터가 공동으로 호텔종사자 양성과정을 운영하니 참여해보라는 메시지를 받았다. 그는 공신력이 있겠다는 믿음과 지푸라기라도 잡아보자는 마음으로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김현철 씨가 수료한 프로그램은 총 다섯 가지였다. 먼저 생애경력설계 프로그램으로 생애 경력을 설계하는 방법과 경력관리를 위한 마인드셋에 관한 수업을 들었다. 다음으로 직무설명회를 통해 호텔업 전반에 대한 직무 기초교육과 직무 소양교육을 받았다.

호텔업은 고객 서비스가 기본이기 때문에 고객을 대하는 서비스 매너부터 호텔에서 사용하는 용어와 조직 구성 등을 전반적으로 배웠다. 또한 외국인 고객이 많은 현장인 만큼 파파고와 같은 애플리케이션 사용법과 안전을 위한 응급처치 교육도 이어졌다.

호텔업에서 중장년이 참여할 수 있는 직무는 크게 객실관리, F&B, 시설관리, 조리보조다. 김현철 씨는 시설관리에 큰 매력을 느꼈고, 이어진 산업별특화서비스 프로그램에서 직무 전환을 위한 이론교육과 호텔 현장실습 19시간을 수료했다. 이후 바로 구직에 나선 것이 아니라 내일패키지 재취업준비형 프로그램에 참여해 ‘취업시장 뽀개기 & 면접전략 수강’으로 취업 역량 강화를 위해 구직 및 면접전략 교육도 받았다. 마지막으로 서울중장년내일센터에서 기업과 중장년 구직자를 연결하기 위해 시행하는 ‘구인·구직 만남의 날’ 현장 면접에 참여했다. 김현철 씨는 면접 후 바로 취업이 된 건 아니었지만, 서울중장년내일센터 담당자의 도움으로 ‘인스펙터’라는 새로운 직무로 취업에 성공했고 제2의 인생을 걸어가고 있다.

(브라보마이라이프DB)
(브라보마이라이프DB)

‘인스펙터’라는 직무가 이전과는 전혀 다른 일이지만 기회라고 생각하셨다고요.

메시지를 받았을 때 절호의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스펙터는 하우스키퍼가 정비한 객실이 제대로 정비됐는지 마지막으로 점검하는 업무를 합니다. 명동은 외국 방문객이 많은 지역이기 때문에 객실 상태가 곧 국격이라 생각하며 엄중하고 세밀하게 검사하고 있습니다.

업무 특성상 메모하고 기억해야 할 부분이 많은데, 효과적으로 일하기 위해 웹사이트를 만들어 점검 리스트를 작성했습니다. 필요한 메모도 적어두고요. 휴대폰으로 바로바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한 거죠. 이제 일이 많이 익숙해져서 머릿속에 다 있습니다.(웃음)

최근에는 인스펙터 업무를 하면서 스스로 시설 점검도 해보고 있어요. 노션을 활용해서 객실별 시설 상태를 메모해두고 있습니다. 역시 휴대폰으로도 볼 수 있고요. 과거에 배워뒀던 기술들을 여기에서도 활용하게 되네요.

중장년내일센터의 여러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좋았던 점이 있다면요?

우선 매일 어딘가 갈 곳이 있다는 게 좋았어요. 실직하고 나니 매일 아침 어디론가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을 보면 제가 쓸모없어진 것 같아 우울하더라고요. 그런데 저도 무언가를 배우러 나가니 우울했던 마음도 많이 나아지고 성취감도 생겼어요. 또 할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주는 중장년내일센터 분들 덕분에 신뢰를 느꼈습니다.

여러 강사님의 강의도 인상 깊었습니다. 특히 시설관리 교육에서는 강사님의 실제 경험담을 바탕으로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도 알게 됐는데요. 시설 교육을 해주신 강사님이 제가 취직한 회사의 대표님입니다. 특별한 인연이죠.

(브라보마이라이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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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장년내일센터가 ‘내 편’처럼 도와주셨다고 표현하셨어요.

‘구인·구직 만남의 날’ 이후 바로 취업이 된 것은 아닌데, 그때 서울중장년내일센터 담당자분이 중간에서 회사와 연결해주기 위해 무척 노력해주셨어요. 회사에서는 한 달 뒤에 채용이 가능하다고 하는 상황이었어요. 한 달 동안 저는 회사의 채용을 믿고 기다려야 하고 회사도 제가 다른 곳으로 취직하지 않으리라 믿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센터에서 그 중심을 딱 잡아주었죠.

한 달이 되기 전에 자리가 나서 더 빠르게 일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내 편이 있으니 자신감도 생기더라고요.

이번 취업을 통해 ‘제2의 인생이 열렸다’고 하셨어요. 앞으로의 목표가 궁금합니다.

앞으로는 시설관리를 총괄하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시설에 관심을 가지고 배우면서 제 삶도 돌아보게 되더라고요. 이전에는 집에서 수도꼭지도 못 고쳤던 사람이거든요. 전기·조명·배선이라든지, 실리콘 쏘는 방법, 막힌 배관 문제 해결 방법 등을 배우는 게 즐겁습니다. 제 인생도 플러스가 된 것 같아요.

(브라보마이라이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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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발전재단 공동 캠페인 | 지혜와 경험, 다시 현장으로

브라보 마이 라이프와 노사발전재단이 함께 재취업에 도전하는 중장년을 응원하는 '지혜와 경험, 다시 현장으로' 캠페인을 펼칩니다. '다시 시작하는 중장년 우수사례 공모전'의 수상 대상들을 지면을 통해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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