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개학이 몰고 온 '웹캠 품귀현상'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 개학을 앞둔 초·중·고교생들이 웹캠(화상카메라)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품귀현상’이 발생하고 있어서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웹캠은 그동안 PC방 등 일부 수요처를 중심으로 분기당 1000개, 연간 4000개 내외가 판매됐다. 하지만 지난 2월부터 주요 기업이 원격근무를 시행하고 부서·기업 간 회의를 화상회의로 대체하면서 웹캠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여기에 최근 교육부가 오는 9일부터 고3과 중3을 시작으로 20일까지 순차적 온라인 개학 시행을 발표하자 국내 웹캠시장은 폭증한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국내시장에서 웹캠 재고는 거의 바닥났고, 추가 공급 역시 불확실한 상황이다.

◇찾아보기 어려운 보급형 저가 웹캠

7일 서울 용산 선인상가 내 10여 곳의 컴퓨터 주변기기 판매업체를 방문한 결과, 웹캠은 대부분 동이 나 구하기 쉽지 않았다. A업체에는 9만9000원 상당의 웹캠 1개가 남아 있었고, 다른 업체들의 경우에는 14만 원 이상 고가 제품만 몇 개 있거나 이 조차도 없는 곳도 많았다.

웹캠은 1만 원대부터 40만 원대까지 가격이 다양하다. 하지만 보급형 저가 웹캠이 순식간에 품절되면서 현재 고가의 제품만 찾아 볼 수 있는 실정이다. B업체 사장은 “웹캠은 자주 나가지 않아서 10개 정도만 들여놨는데, 교육부의 원격 수업 발표 이후 하루 만에 모두 팔렸다”고 말했다.

추가 물량이 언제 들어올지도 불확실하다. C업체 관계자는 “이달 말 쯤에 제품이 들어올 예정이긴 한데, 확실하진 않다”며 “게다가 웹캠은 비인기 품목이다. 코로나19 여파가 수그러들어 학교가 개학을 하면 다시 재고로 남을 수 있어 대량 확보를 하기도 애매하다”고 귀띔했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웹캠은 대부분 중국에서 생산된다. 로지텍, 에이수스 등 국내외 업체들도 중국 공장에서 생산하는 물량을 들여오고 있다. 또한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웹캠 수요 증가는 전세계적인 추세라 국내 업체들의 물량 확보가 한동안 쉽지 않을 전망이다.

◇아이 수업 못 받을까··· 비싸도 구입

이날 선인상가에서 만난 한 학부모는 결국 14만 원 상당의 웹캠을 구입했다. 그는 “웹캠이 없어서 아이가 수업을 받지 못하게 할 순 없지 않느냐”며 “온라인으로는 도무지 구할 수 없어서 직접 찾아왔는데 이렇게라도 살 수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했다.

또 다른 소비자는 웹캠 대신 노트북을 구매했다. 그는 “집에 데스크톱이 있어서 웹캠만 구하면 될 것 같았는데, 별도로 구입하기엔 가격이 생각보다 비싸다”며 “데스크톱이 오래되고 해서 아예 웹캠이 내장된 노트북을 장만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웹캠 품귀현상이 빚어지자 노트북과 태블릿PC 등을 찾는 소비자도 늘었다. 이들 제품에는 카메라가 내장돼 있어 별도로 웹캠을 구매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다만 노트북이나 태블릿PC는 웹캠만큼 판매량이 크게 늘지는 않았다는 게 판매업체 직원들의 설명이다.

D업체 관계자는 “온라인 수업 용도로 찾는 노트북은 보통 50만 원대로, 이 가격대 제품은 최근 1주일 사이 판매량이 2배 정도 증가했다”며 “웹캠의 품귀현상은 아마도 이달 말까지 계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