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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부산국제불교박람회, 세대를 잇는 ‘공놀이’

입력 2026-07-28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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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구 이어 8월 6~9일 벡스코…중장년·젊은 세대·외국인 함께하는 K-불교 축제

2026부산국제불교박람회가 오는 8월 6일부터 9일까지 부산 벡스코 제1전시장 3홀에서 열린다. 서울과 대구에 이어 올해 마지막으로 열리는 불교박람회다. 부산·경남 사찰의 수행문화와 사찰음식, 명상, 공예, ‘공 뽑기’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이번 행사의 흥미로운 지점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불교를 접해온 세대가 같은 공간에 모인다는 데 있다. 불교가 익숙한 중장년층은 사찰과 수행문화의 전통을 만나고, 젊은 세대는 놀이와 굿즈, 명상, 웰니스 콘텐츠를 통해 불교를 새롭게 경험한다. 부산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에게는 한국 불교문화를 생활문화로 접하는 통로가 될 수 있다.

▲남녀노소의 관람객들이 명상에 집중하고 있다.(Mind Design,Inc.)
▲남녀노소의 관람객들이 명상에 집중하고 있다.(Mind Design,Inc.)

행사명: 2026부산국제불교박람회
일정: 2026년 8월 6~9일
장소: 부산 벡스코 제1전시장 3홀
관람시간: 오전 10시~오후 6시, 입장 마감 오후 5시

△무료로 입장할 수 있나?
현재는 사전 등록과 할인 예매가 종료됐다. 현장 입장료는 1만 원이다.

△ 대표 체험은 무엇인가?
공 뽑기와 공 수거, 사성제 스탬프 투어, 사찰음식 체험, 명상예술전 등이 열린다.

▲2026부산국제불교박람회 포스터(Mind Design,Inc.)
▲2026부산국제불교박람회 포스터(Mind Design,Inc.)

불교 철학을 놀이로 바꾼 ‘공놀이’

올해 주제는 ‘색즉시○ ○즉시색, 당신이 좋아하는 ○놀이’다. 불교의 핵심 사상인 ‘색즉시공 공즉시색’의 공(空)과 공놀이를 연결했다.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불교 철학을 놀고, 비우고, 다시 채우는 경험으로 바꾼 기획이다.

공식 포스터에도 커다란 비치볼이 등장한다. 바다와 여름휴가를 떠올리게 하는 친숙한 이미지에 불교의 ‘공’을 겹쳤다. 사찰이나 법회에서 접하던 불교의 언어를 박람회와 놀이의 언어로 옮겼다.

이러한 시도는 지난 4월 서울에서 먼저 관람객을 만났다. 4월 2일부터 5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6서울국제불교박람회에는 주최 측 집계로 약 25만 명이 방문했다. 관람객의 73%가 MZ세대였으며, 무종교 관람객도 48%를 차지했다. 불교박람회가 신도 중심의 종교행사에서 도심형 전통문화·라이프스타일 축제로 영역을 넓히고 있음을 보여준다.

서울에서 젊은 층의 호응을 확인한 ‘공놀이’는 대구를 거쳐 부산으로 이어진다. 부산에서는 불교를 새롭게 접하는 젊은 세대와 오랫동안 불교문화를 가까이해 온 중장년층이 함께 박람회를 채울 것으로 보인다.

▲올해 4월 서울에서 열린 2026대한민국불교문화엑스포에서 공뽑기를 하고 있는 관람객.(Mind Design,Inc.)
▲올해 4월 서울에서 열린 2026대한민국불교문화엑스포에서 공뽑기를 하고 있는 관람객.(Mind Design,Inc.)

불교를 믿어온 세대와 새롭게 즐기는 세대

최근 불교박람회의 흥행은 주로 젊은 층의 유입에 초점이 맞춰졌다. 부산에서는 그 흐름과 함께 불교의 전통적 기반을 이루는 중장년층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국리서치의 2025년 종교인식조사에 따르면 불교 신자의 43%는 60세 이상이다. 30대 이하의 비율은 18%였다. 전국 불교 신자의 40%는 대구·경북과 부산·울산·경남 등 영남 지역에 거주한다. 부산 행사는 젊은 문화 소비층과 지역의 두터운 불교 기반이 만나는 자리다.

지난해 부산국제불교박람회 현장에서도 중장년 관람객의 참여가 두드러졌다. 이들은 사찰음식을 직접 만들고, 무대 프로그램을 지켜보거나 명상에 참여했다. 젊은 관람객과 함께 불교문화 체험과 굿즈 부스를 둘러보는 모습도 보였다.

젊은 세대에게 불교는 명상과 굿즈, 놀이를 통해 새롭게 발견하는 문화다. 중장년층에게는 오랫동안 이어온 믿음이자 일상의 한 부분이다. 같은 전시와 체험을 두고도 받아들이는 방식은 다르다. 그 차이가 한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난다는 점이 부산 박람회의 특징이다.

부산·경남 사찰의 문화를 손으로 만나다

부산 행사에는 지역 사찰의 참여가 대폭 늘어난다. 천년고찰 범어사를 비롯해 복천사, 정각사, 미타선원, 고심정사, 삼광사, 내원정사, 한마음선원, 홍법사, 황련사, 대운사, 혜원정사 등이 체험 부스와 사찰음식전에 참여한다.

관람객은 다도 명상, 사경과 키링 만들기, 전통 다식 만들기, 연잎밥·밤송편 체험, 싱잉볼 명상, 천연염색 등을 경험할 수 있다. 지역 사찰이 이어온 수행과 생활문화를 전시품으로 바라보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손으로 만나도록 구성했다.

참여 사찰을 찾아다니는 ‘사성제 스탬프 투어’도 열린다. 불교의 네 가지 진리인 고(苦)·집(集)·멸(滅)·도(道)에서 이름을 가져왔다. 참여 사찰 부스 9곳 가운데 4곳 이상을 방문해 도장을 모으면 완주로 인정된다. 완주자에게는 일자별 선착순으로 ‘가피백’을 증정한다.

박람회의 중심에는 ‘공 뽑기’가 있다. 관람객은 입장할 때 받는 ‘불박 코인’으로 공을 뽑는다. 공 안에는 뒤집으면 공(空)이 운(運)이 되는 메시지 카드 ‘행운지’, 행운공 교환권, 스님에게 공의 의미를 묻는 ‘공 질문지’ 등이 들어 있다.

‘공 질문지’를 뽑은 관람객은 현장에서 스님과 이야기를 나누며 답을 찾는다. 자신의 서원을 공 안에 적어 넣고 수거함에 넣는 ‘공 수거’에도 참여할 수 있다. 여러 관람객의 서원이 모이면 하나의 참여형 공공미술 작품이 완성된다.

교리를 설명문으로 읽는 대신 공을 뽑고, 질문하고, 서원을 적는다. 젊은 층에게는 놀이가 불교로 들어가는 입구가 되고, 기성세대에게는 익숙한 가르침을 새로운 방식으로 나누는 계기가 된다.

▲2024년 대한민국불교문화엑스포에서 목탁을 체험하는 외국인 관광객들.(Mind Design,Inc.)
▲2024년 대한민국불교문화엑스포에서 목탁을 체험하는 외국인 관광객들.(Mind Design,Inc.)

부산 여행에 역사·문화 경험을 더하다

부산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의 증가도 박람회의 확장 가능성을 높인다. 부산시 집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부산을 방문한 외국인은 193만 6572명이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40.0% 늘었다. 대만이 37만 5322명으로 가장 많았고 중국, 일본, 미국이 뒤를 이었다.

외국인 관광객의 부산 여행 만족도도 높게 나타났다. 야놀자리서치가 부산과 서울, 도쿄, 오사카, 싱가포르, 방콕, 하노이, 쿠알라룸푸르 등 아시아 8개 도시의 관광 리뷰 1만 8694건을 분석한 결과, 부산의 종합 만족도는 5점 만점에 4.723점으로 1위였다.

다만 분야별 결과에서는 과제도 드러났다. 부산은 엔터테인먼트 만족도에서 4.743점으로 1위를 기록했지만, 역사·문화 분야는 4.615점으로 8개 도시 중 7위에 머물렀다. 연구진은 부산의 역사·문화 자원을 발굴하고, 여행자가 이해하고 체험할 수 있는 이야기로 확장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부산국제불교박람회는 이 같은 문화관광의 빈틈을 채울 수 있는 행사다. 해양과 미식, 야경에 집중됐던 부산 여행에 사찰문화와 명상, 공예, 사찰음식이라는 경험을 더한다. 불교를 지식으로 설명하기보다 먹고, 만들고, 질문하고, 쉬어가는 방식으로 보여준다는 점도 외국인 관광객의 접근성을 높인다.

박람회 측은 외국인 관람객을 위해 부산지역 관광안내소와 호텔, 학교, 문화공간 등에 영문 홍보물과 무료입장권을 배포한다. 공식 홈페이지에는 영어·일본어·중국어 번역 기능을 지원할 예정이다. 전통공예와 차, 수행문화, 사찰음식, 명상예술 등을 한 공간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한다.

▲사찰음식을 직접 만들어보는 중년 관람객들의 모습.(Mind Design,Inc.)
▲사찰음식을 직접 만들어보는 중년 관람객들의 모습.(Mind Design,Inc.)

세대와 국적이 달라도, 같은 ‘공’을 경험하다

중장년층에게 불교는 오랜 믿음과 생활의 일부일 수 있다. 젊은 세대는 굿즈와 명상, 놀이를 통해 불교를 처음 접한다. 외국인에게는 한국의 종교를 넘어 음식과 공예, 휴식이 결합된 전통문화로 다가간다.

같은 ‘공’을 두고 누군가는 교리를 떠올리고, 누군가는 공을 뽑으며 즐거워하고 사진을 남긴다. 출발점은 달라도 한 공간에서 같은 문화를 경험한다. 부산국제불교박람회가 불교의 저변을 넓히고 세대와 지역, 국가를 잇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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