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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로 간 프랑스 미술품, 한국 오다

기사입력 2018-03-09 15:01

예르미타시박물관展 ‘겨울 궁전에서 온 프랑스 미술’

세계 3대 박물관으로 손꼽히는 러시아 예르미타시박물관의 소장품 전시인 ‘예르미타시박물관展, 겨울 궁전에서 온 프랑스 미술’(이하 예르미타시박물관展)이 국립중앙박물관에서 4월 25일까지 전시된다. 러시아 박물관에서 왔다고 해서 러시아 작품을 생각했다가는 오산이다. 17,18세기 러시아 여제 예카테리나 2세가 프랑스에서 수집한 회화와 더불어 20세기 초 러시아 기업가들이 사서 모은 인상주의 회화, 조각, 소묘 작품 등 80여개 작품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

▲예르미타시박물관(겨울 궁전) 전경(KBS미디어 제공)
▲예르미타시박물관(겨울 궁전) 전경(KBS미디어 제공)

이번 전시는 1991년 이후 26년 만에 성사됐다. 당시 예르미타시박물관의 ‘스키타이 황금’ 특별전이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렸고 2010년 교환전시로 ‘솔숲에 부는 바람, 한국미술 오천년’ 특별전이 예르미타시박물관에서 개최되었다. 이번 예르미타시박물관展은 두 곳 간의 두 번째 협력전시다. 2016년 예르미타시박물관에서 열린 ‘불꽃에서 피어나다-한국도자명품전’에 대한 교환전시로 추진됐기 때문이다.

▲프랑수아 부셰, <다리 건너기>, 캔버스에 유채, 1730년대 말, 예르미타시박물관 소장 ©The State Hermitage Museum, Saint-Petersburg, 2017(KBS미디어 제공)
▲프랑수아 부셰, <다리 건너기>, 캔버스에 유채, 1730년대 말, 예르미타시박물관 소장 ©The State Hermitage Museum, Saint-Petersburg, 2017(KBS미디어 제공)

니콜라 푸생에서 앙리 루소까지, 프랑스 미술의 거장들이 한 자리에

예르미타시박물관은 300만 여점의 소장품을 전시하고 있는 세계 규모의 박물관이며, 유럽미술 전시가 특히 유명하다. 그중에서도 17세기에서 20세기 초까지의 프랑스 미술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예르미타시박물관의 기초를 세운 예카테리나 2세와 로마노프 왕조 시대의 황제들과 귀족, 러시아 기업가들이 열정적으로 프랑스 미술품을 수집한 결과다. 예르미타시박물관은 프랑스를 제외한 다른 나라들 중 세계에서 가장 많은 프랑스 미술을 보유한 박물관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는 예르미타시박물관 본관의 일부이자 로마노프 왕조시대의 황궁이던 겨울궁전에전시돼있는 프랑스 미술을 중심으로 구성했다. 총 4부로 구성 됐는데 제1부인 ‘고전주의, 위대한 세기의 미술’은 니콜라 푸생, 클로드 로랭 등 프랑스 고전주의를 대표하는 화가들의 작품을 통해 프랑스 미술이 독자적 화풍을 형성하고 유럽미술의 흐름을 주도하기 시작한 17세기의 프랑스 미술을 소개한다. 제2부인‘로코코와 계몽의 시대’에서는 18세기로 접어들어 남녀 간의 사랑과 유희 장면을 즐겨 그렸던 로코코 화가들의 작품과 계몽주의 사상의 확산에 따라 새로운 감각으로 제작된 풍속화, 풍경화를 만날 수 있다.

▲장오귀스트도미니크 앵그르, <니콜라이 구리예프 백작의 초상>, 1821, 캔버스에 유채, 예르미타시박물관 소장 ©The State Hermitage Museum, Saint-Petersburg, 2017(KBS미디어 제공)
▲장오귀스트도미니크 앵그르, <니콜라이 구리예프 백작의 초상>, 1821, 캔버스에 유채, 예르미타시박물관 소장 ©The State Hermitage Museum, Saint-Petersburg, 2017(KBS미디어 제공)

프랑스 미술은 19세기로 접어들어 큰 변화를 맞이한다.

전시의 3부인 ‘혁명과 낭만주의 시대의 미술’은 나폴레옹의 통치와 일련의 혁명을 겪으며 프랑스 미술계에 일어났던 여러 변화를 소개한다. 신고전주의의 대표적 화가 장오귀스트도미니크 앵그르의 영웅적 초상화를 비롯하여 문학이나 신화, 동방의 문물에서 영감을 얻었던 낭만주의 화가들의 작품이 선보이며, 사실주의 화가 귀스타브 쿠르베와 카미유 코로, 외젠 부댕과 같이 야외 사생으로 인상주의를 예고했던 화가들도 눈길을 끈다.

전시의 마지막인 ‘인상주의와 그 이후’는 고전적인 예술 양식과 결별한 인상주의와 후기인상주의를 조명한다. 클로드 모네, 폴 세잔, 모리스 드니, 앙리 마티스, 앙리 루소 등 인상주의 이후 근대 거장들의 작품은 20세기 미술로 이어지는 흐름을 보여준다.

▲클로드 모네, <지베르니의 건초더미>, 1886, 캔버스에 유채, 예르미타시박물관 소장 ©The State Hermitage Museum, Saint-Petersburg, 2017(KBS미디어 제공)
▲클로드 모네, <지베르니의 건초더미>, 1886, 캔버스에 유채, 예르미타시박물관 소장 ©The State Hermitage Museum, Saint-Petersburg, 2017(KBS미디어 제공)

이번 전시에 출품된 작품 중에서는 예카테리나 2세의 소장품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계몽 군주가 되고자 노력했던 예카테리나 2세는 프랑스 철학자 드니 디드로를 비롯한 동시대 저명인사들과 친분을 유지하며 유럽 각지에서 미술품을 사 모았다. 그녀의 미술품 수집에 대한 열정은 동시대 귀족들에게도 이어졌다. 18세기 말 이후 많은 프랑스 화가들의 작품들이 러시아의 공공건물과 상류층 저택을 장식했다. 이러한 개인 소장품들이 20세기 초에 국유화되면서, 오늘날 예르미타시박물관은 다채로운 프랑스 미술 소장품을 보유할 수 있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예카테리나 2세를 비롯하여 프랑스 미술을 사랑했던 수집가도 함께 소개하고 있다. 예르미타시박물관展을 통해 러시아와 프랑스의 문화적 맥락을 보다 깊게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관람정보

기간 ∼4월15일까지

장소 국립중앙박물관

관람료 성인 6천원 / 중, 고등, 대학생 5500원

전시문의 1688-0361

위치 지하철 4호선, 경의중앙선 이촌역 2번 출구에서 버스 400번·502번 타고 국립중앙박물관 하차

▲앙리 루소, <방브 수문 좌측의 방어 시설 경관>, 1909, 캔버스에 유채, 예르미타시박물관 소장 ©The State Hermitage Museum, Saint-Petersburg, 2017(KBS미디어 제공)
▲앙리 루소, <방브 수문 좌측의 방어 시설 경관>, 1909, 캔버스에 유채, 예르미타시박물관 소장 ©The State Hermitage Museum, Saint-Petersburg, 2017(KBS미디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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