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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에서 힘을 빼야 하는 이유

기사입력 2018-01-26 15:55

모든 스포츠는 ‘힘 빼는 데 3년’이라는 말이 있다. 잘 하려면 힘을 빼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되는 이유가 있다.

필자도 아직 당구를 세게 치는 편이다. 세게 치다 보면 공이 이리 저리 굴러다니다가 공에 맞을 확률이 높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실제로 그 덕을 보는 경우도 있다. 시니어들은 파워가 약하다 보니 3 쿠션 이상을 거치는 대회전 길이 보여도 파워가 못 받쳐줄까 봐 포기하고 다른 길을 모색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필자는 파워는 넘치다 보니 대회전을 선호한다.

그러나 세게 치다 보면 몇 가지 문제점이 생긴다. 첫째, 어깨에 힘이 들어가면서 겨냥점이 흔들린다. 두 번째로는 반사각이 커진다. 공이 제1목적구에 맞고 나서 튕겨 나가는 것이다. 그러면 계산한 대로 각도 형성이 안 된다. 세 번째 쿠션은 반발력이 있어서 공이 세게 들어오면 바로 뱉어 내는 성질이 있다. 그러므로 회전이 덜 먹는다. 네 번째로 공을 살살 치면 제 1목적구의 움직임을 조절할 수 있다. 3 쿠션에서는 코너로 몰리게 하면 포지션 플레이가 되어 다음 3 쿠션 길이 쉬워진다. 그런데 세게 치다 보면 제1 목적구가 크게 충격을 받으면서 어디서 설지 예측이 불가능해진다. 제 1목적구의 움직임을 조정한다는 것은 수비에도 도움이 된다.

4구 경기에서도 당연히 살살 쳐야 한다. 어깨에 힘이 들어가 겨냥점이 달라지거나 반사각이 커지는 문제는 같다. 가까이 있으면 치기 좋은데 세게 치면 공이 흩어지기 때문이다. 세게 치는 경우는 제 1목적구가 반대편에 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정도의 파워면 된다.

그래서 당구도 여성들이 즐기기에 좋은 스포츠인 것이다. 남성들이 파워를 앞세우며 치는 당구를 보면 못 따라갈 것 같지만, 부러워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당구는 파워로 치는 것이 아니다. 공이 맞을 정도의 파워와 정교함이 더 중요하다.

복싱, 태권도 등 타격을 가하는 스포츠도 어깨에 힘이 들어가면 막상 임팩트가 약해진다. 골프나 축구도 마찬가지이다. 적당한 임팩트가 목적인데 그전에 에너지를 다 소모하는 것이다.

탱고를 출 때 스타카토가 잘 되려면 힘을 빼야 한다. 힘을 뺐다가 힘을 순간적으로 주면 효과가 크다. 타월 한 쪽으로 잡고 다른 한 쪽을 내 보냈다가 낚아채는 식이다. 그러나 힘을 잔뜩 주고 있으면 둔해 보인다. 모든 스텝의 이음새도 힘을 빼야 부드럽게 연결된다.

몸에 힘을 빼고 있으면 순발력이 좋아진다. 대응 능력이 빨라지는 것이다. 그러나 힘을 주고 있으면 대응 능력이 떨어진다. 느리고 둔한 것이다. 선수들이 ‘몸을 푼다’는 의미도 같은 뜻이다.

몸에 힘을 주고 있으면 피로가 금방 온다. 추운 날씨에 몸을 잔뜩 웅크리고 다니다 보면 두들겨 맞은 것 같이 아프다. 근육에 힘을 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운동을 한 후 정리운동을 꼭 해야 하는 이유도 몸에 힘을 빼기 위함이다. 몸이 날아갈 것 같은 경쾌한 컨디션은 몸에 힘을 뺐을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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