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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119] 우울증 치료를 미루면 치매가 온다

기사입력 2016-09-26 13:56

(브라보마이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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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시니어의 자살률이 OECD 국가 중 최고라는 것은 이제 상식이 됐다. 시니어 10명중 1명은 ‘죽고 싶다’라는 생각을 한 경험이 있고, 1000명 중 1명은 실제로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그 이면에는 우울증을 가볍게 여기는 사회적인 인식이 깔려 있다. 그러나 의료계의 생각은 다르다. 시니어의 우울증은 일반적인 인식보다 훨씬 심각한 병이다. 따로 이 부분만 연구하는 학회가 존재할 정도다. 대한노인정신의학회의 이동우 홍보이사를 통해 시니어의 우울증에 대해 알아봤다.

글 이준호 기자 jhlee@etoday.co.kr 일러스트 윤민철 작가

시니어의 우울증 무엇이 문제일까? 이 질문에 대해 이동우 이사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일반적으로 노인들은 젊었을 때보다 경제적으로 어렵고 여기저기 몸도 많이 아프며 가족과 사회로부터 소외당한다는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그래서 노인들은 젊은 사람들보다 쉽게 우울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나이가 들면 으레 좀 우울해지는 법’이라고 치부하면서 쉽게 간과해 버립니다. 하지만 우울증에 걸리면 의욕과 기력이 떨어져 스스로 건강을 챙기지 못하게 됩니다. 따라서 행복하고 건강한 노후생활을 위해서는 우울증에 대해 사전에 대비하고 적절하게 치료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니어의 우울증은 여러 가지 특징을 갖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은 내 건강상태에 대한 걱정이다. 걱정이 많아지다 보면 불면, 초조, 신체적 불편감 등의 증상이 따라온다. 망상과 같은 정신병적 양상도 흔하다. 망상 증상은 특정 사안에 대한 죄책감이나 건강염려증, 피해망상, 질투망상(의처증) 등을 보이기도 한다.

신체적인 이상도 원인이 된다. 뇌졸중이 대표적이다. 뇌졸중을 앓은 환자 중 20~60%는 우울증을 겪는다는 조사결과가 있다. 뇌졸중까지는 아니더라도 다발성 뇌경색과 같은 미세혈관 순환장애로 인한 뇌조직의 변화도 우울증의 원인이 된다.

환자를 억지로 집밖으로 끌어내면 ‘독’

시니어의 우울증에서 가장 무서운 부분은 심한 경우 치매와 같은 인지기능 저하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 반대로 치매가 원인이 되어 우울증이 오기도 한다. 일반적인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치매와 우울증으로 인한 치매는 다소 다른 특징을 보이는데, 누군가의 질문에 끝까지 답을 하려고 노력한다면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치매이고, 대답을 하려는 의욕이 없거나 모르겠다고 얼버무리는 경우는 우울증으로 인한 치매로 구분할 수 있다. 또 우울증으로 인한 치매는 발생 시점이 분명하고, 가족들이 그 시점을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가벼운 우울증이라 할지라도 치매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이동우 이사는 경고한다. “치매를 예방하려면 다른 사람도 많이 만나고, 사회적 활동이 많아야 하는데, 우울증에 걸리면 종일 우두커니 앉아 있기 일쑤거든요. 치매가 더 잘 생길 수밖에 없죠. 그렇다고 억지로 밖으로 끌어내선 안 됩니다. 무기력하고 나약한 자신의 모습이 남 앞에 드러나면 수치심과 자괴감을 느끼기 쉬우니까요. 힘내라는 응원만으로는 안 되요. 정상적인 치료를 통해 기력을 차리고 나서 운동이나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항우울제 복용 미루면 안 돼

그렇다면 치료는 어떻게 할까? 많이 알려진 것처럼 우울증의 치료는 항우울제 복용이 기본이다. 우울증 환자 중 3분의 2 정도는 항우울제만 적절히 복용해도 치료가 가능할 정도. 일부에선 무조건 약에만 의지한다는 비판도 있지만 이는 오해라고 이 이사는 설명한다.

“물에 빠져 허우적대는 사람에게 수영부터 가르치는 일은 없잖아요. 일단 구명환을 던져 놓고, 안정을 취하도록 한 다음에 물 밖으로 꺼내거나 수영을 가르치는 게 순서죠. 우울증 치료도 마찬가지예요. 일단 항우울제를 통해 안정을 시킨 후, 다른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대뇌의 화학 불균형이 일어나 증상이 심해지기 때문에 항우울제는 뇌의 균형을 바로잡는다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습니다.”

우울증 치료는 이밖에도 정기경련요법, 경두개자기자극요법, 정신역동치료, 인지행동치료, 대인관계치료 등이 존재한다.

이렇듯 우울증은 ‘마음’이나 ‘의지’로 해결될 수 없는 병이다. 만약 주변의 환자에게 약에 의존하지 말고 의지를 갖고 참아 보라고 권유한다면, 환자를 해치는 것과 다름없다. 심리상태가 예전 같지 않다면 병원을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우울증을 이기는 생활습관

1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충분한 수면을 취한다.

2 술과 담배를 멀리한다. 니코틴은 뇌를 스트레스로부터 취약하게 만든다.

3 균형 있는 식사를 하되, 식단 때문에 스트레스 받지 않는다.

4 매일 30분에서 1시간 정도 빠른 걸음으로 걷는다.

5 자주 웃는다. 억지로 웃거나 웃는 흉내만으로도 효과가 있다.

6 울고 싶을 땐 실컷 운다. 울음은 카타르시스 효과가 있다.


가족 중 우울증 환자가 있다면

1 병원 방문일자를 챙겨 준다.

2 처방받은 약을 의사의 지시대로 복용하도록 한다.

3 검증되지 않은 치료방법에 대한 유혹을 떨쳐 낸다.

4 환자와 지속적인 연락을 유지한다.

5 환자에게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를 한다.

6 환자와 함께 운동을 한다.

7 환자의 식사를 챙겨 준다.

8 환자가 예전에 좋아했던 일을 할 수 있게 격려한다.

9 환자의 우울증 때문에 당황하지 말고, 우울증에 대해 알아본다.

10 환자의 부정적인 생각을 비난하지 않는다.

11 환자가 자신의 일을 잘 해내지 못해도 다그치지 않는다.

12 우울증 증세가 호전되는 데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이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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