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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동안 꼭 해야 할 49가지’

기사입력 2019-02-27 17:20

중국인 탄줘잉이 쓴 책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출간돼 1년 만에 100만 부가 팔려나갔다고 한다. 이 책은 저자가 쓴 글이라기보다는 동서양에서 모은 버킷리스트의 내용들이라서 편저라 해야 맞을 것 같다. 읽다 보니 이미 이전에 읽었던 책이었다. 저자는 이 책을 천천히 음미하며 읽어달라고 당부했지만 나는 평소의 속도대로 읽었다. 몇몇 내용은 기억이 났고 새롭게 가슴에 와 닿는 글도 있었다. 더러 가슴이 뭉클하고 콧등이 시큰거리기도 했다.

우리가 버킷리스트를 만드는 것은, 남은 생애에 그것들을 실천해 죽을 때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다. 다소 주관적이고 사안에 따라서는 비도덕적일 수도 있고 남에게 폐를 끼칠 수도 있으나 버킷리스트는 내 위주로 작성해야 한다. 미국 영화 ‘버킷리스트’의 영향을 받은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버킷리스트에 배우자, 자녀, 부모 그리고 주위 사람들을 참여시킨다. 이 책을 관통하는 주제는 시간의 흐름이다. 세월이 흐르면 부모님을 비롯해 은사, 주변 사람들도 다 죽는다. 그들이 죽기 전에 함께 버킷리스트를 실행에 옮기라는 권고다.

한 기업의 사장이 입사 면접을 보러 온 사람에게 돌아가 어머님 발을 씻겨 드리라는 말을 하는 대목이 나온다. 어느 대학교 광고에서도 본 장면인데 그 글을 읽으며 콧등이 찡했다. 시간이 지나면 하고 싶어도 못하는 일이 많다.

저자는 날마다 15분씩 책을 읽으면 1년에 36권의 책을 읽을 수 있다면서 침대 머리, 화장실, 식탁, 가방 등 모든 곳에 읽을 책을 놔두라고 한다. 나는 다행히 하루에 1시간 이상 책을 읽으므로 위안이 된다. 누구나 어렵게 살고 있지만 선행을 하면 전염되어 다른 사람들에게 이어진다는 내용도 와 닿았다. 나이 들면 굳이 대가를 바라면서 선행을 베풀지 않는다.

이 책의 주제는 “있을 때 잘해”로 압축할 수 있다. 저자는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지금 당장 실행하라고 말한다. 세월이 가면 모든 것이 변한다. 주변 사람들도 늙어가고 나도 신체 기능이 퇴화된다. 나이 들어 후회하지 말고 당장 행복을 느껴보라는 얘기다.

이 책에서 얘기하는, 살아 있는 동안 꼭 해야 할 49가지가 모두 와 닿는 것은 아니다. 사람마다 가치관이 다르고 동서양의 문화가 다르고 내가 처한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각자가 쓰는 버킷리스트도 모두 다르다.

무리하게 버킷리스트를 만들 필요는 없다. 지금 이대로의 삶이 버킷리스트에 들어갈 수도 있다. 죽기 전에 뭘 하기 위해 아등바등하는 것도 욕심이다. 별 탈 없이 현재의 삶이 유지되는 것이 행복이라면 굳이 버킷리스트를 고민할 필요는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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