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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한 행복

기사입력 2017-06-12 13:23

‘행복’이라는 타이틀을 넣어 만든 명함이 많다. 이런 분들은 은퇴 후 제2의 인생을 살면서 남들에게 작은 봉사활동을 하는 분들로 대부분 뾰족한 직업이 없는 사람들이다. ‘행복 전도사’, ‘행복 바이러스’, ‘행복 코치’, ‘행복 아카데미’, ‘당신의 행복을 지켜드립니다’  대략 이런 종류다. 방문 요양보호원을 운영하는 분인데 이분의 상호는 ‘00 행복 나눔 요양원’이다. 필자가 한마디 했다. ‘기왕이면  통 크게 행복 몽땅 드림 이라고 하지 쩨쩨하게 행복 나눔이라고 합니까?’ 하며 웃은 적이 있다.

    

누구든지 행복 하고 싶지 않은 사람은 없다. 그런데 정말 나는 행복한 사람인가, 명함에 행복을 드린다는 분들은 행복이 남아도는 진짜로 행복한 분일까? 자신 있게 ‘예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라고 말 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모두가 평생을 행복이란 단어에 매달리며 행복을 추구하면서도 왜 행복해지지 못할까?

    

행복이란 사전적 의미로는 ‘삶에서 기쁨과 만족감을 느껴 흐뭇하다.’라고 한다. 즉 주관적이다. 아무리 비단옷에 고기반찬을 먹고 남들이 우러러 보면서 저분은 참 행복할 것이다. 라고 해도 막상 당사자가 ‘너희들은 모른다, 지금 내속이 얼마나 타 들어가는지.’ 하면서 스스로 불행한 사람이라고 단정하는 사람이 많다.

    

우리는 많이 가지면 행복에 한발 더 가까이 다가서는 걸로 생각한다. 남들보다 돈이 많고 잘생겼으면  행복할 것이다. 남들보다 건강하고 자식들도 다 잘되어 걱정근심이 없으면 행복할 것이다. 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어 돈이 많아도 더 벌고 싶고 자식이 공부를 잘해도 더 잘하는 아이와 비교를 하면서 만족을 못한다. 몇 백억의 돈이 있으면서도 부정한 방법으로 검은 돈을 받아먹다 들켜 쇠고랑차고 재벌들도 형제간 더 가지려고 소송싸움 하는 걸보면 할 말이 없어진다.

    

아침에 일어나면 아내에게 아침인사로 ‘잘 잤어?’하고 먼저 물어본다. 쉽고 간단한 질문이다. 아내의 대답은 한결같다. ‘응 잘 잤어.’ 설령 몸이 찌뿌듯해도 ‘아니 잠 잘 못 잤어.’ 하지 않는다. 인사치례이고 잘 잤다고 말하는 것이 서로가 편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우리가 인사를 할 때 ‘안녕하세요?’하면 ‘예 고맙습니다.’라고 대답하지 ‘아니요. 안녕하지 못해요.’하지 않는다. 긍정적인 질문을 먼저 해야 긍정적인 답을 돌려받는다.

    

‘자발적 가난’ 이라는 말이 있다. 스스로 가난을 택하는 것이다. 테레사 수녀님이나 성철스님 같은 분들의 삶이다. 이분들은 스스로 가난의 길로 들어서며 남들로부터 추앙을 받고 본인은 행복한 삶을 마쳤다. 나이 들어가면서 욕심을 줄이기로 했다. 이 정도면 잘 사는 것이고 우리아이들도 이만하면 부모한테 잘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니 만족스러워지고 행복해진다.

    

아내와도 가끔씩 행복을 이야기한다. 아직은 건강하고 직업도 있고 게다가 딸, 아들이 모두 결혼해서 손자, 손녀도 있으니 행복하지 않느냐고 서로 물으면 서로 행복하다고 대답을 해준다. 일용할 양식은 풍족하지는 않아도 부족하지 않으면 만족해야 한다. 매사에 이만하면 풍족하고 즐겁고 행복한 삶이라고 자주 말하니 덩달아 행복해진다. ‘올라가지 못할 나무는 쳐다보지 말라’는 속담을 믿고 포기 할 것은 포기하니 행복하다. 나이 들면서 노욕을 버리는 것이 행복의 지름길이다. 식사 한 끼에 오천 원짜리도 있지만 오십만 원짜리도 있다. 내 마음을 낮추니 오천 원짜리 밥도 감사하고 고맙고 행복하다. 소박한 행복은 느끼는 사람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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