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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아니면 언제

기사입력 2017-05-30 09:18

"멀리 이사하게 되었습니다."

"그럼 이제 못 와?"

“네, 늘 건강하시길 기도할게요.

방구 어르신은 술 즐기실 만큼만 드시구요.

쌕쌕이 어르신 우리 경로당 위해 공원청소 건강 위해서라도 계속해주시구요.

녱녱이 할머니 우는 소리 그만하시고 그동안 맛있는 점심 고마웠어요.

욕쟁이 할머니 언제 다시 와도 그 욕 들려주셔야 해요.

타짜 할머니 고스톱 바닥 쓸어가기 기술 재미있었어요.”

"우린 어떡해~"

한사코 섭섭해하시는 투박한 손을 뿌리치고 나오는 필자 마음 역시 무너진다.

화요일: 구룡마을 물품 배분

목요일: 경로당 두 곳 배분

토요일: 배식 및 배급

일주일에 세 번 봉사 다니던 곳에 작별인사차 다니며 같은 말씀 들어 큰 보람을 느꼈다. 나이 들어 어딘가 불편한 일이 생겼을 때 필자도 당당하게 케어받으려면 힘 있을 때 타임뱅크라 생각하고 열심히 모시자 몇 년 기를 쓰고 다녔는데 마음의 적금이 와르르 깨지는 기분이다.

새로운 곳에 정착하며 이제 힘이 딸리니 또 다른 분야에서 머리로 하는 봉사를 하자는 마음으로 지역사회를 위해 재능기부를 생각했다. 현재 숙명여대에서 1인당 수강료 80만원인 ‘리스타트 카운슬러’ 과정을 지역사회에서 무료로 가르치기로 마음먹었다.

5월 17일 관리사무소 회의실, 취지를 설명하니 관리사무소 소장님이 동 대표회의에 상정시켜 모든 대표위원들의 열렬한 동의를 받았고 강의장 문제까지 상정하니 관리사무소 회의실이 비어 있는 낮 시간을 사용하라고 해서 강의장까지 일사천리로 원만하게 해결됐다.

문제는 수강생 모집이었다. 각 동 엘리베이터와 입구에 모집 광고지를 붙였으나 전화 한 통 없는 날이 계속되었다. 아니 이럴 수가. 이 좋은 고급 강의를 그것도 무료로 한다는데 연락이 없다니. 동 대표 사모님들만 오셔도 차고 넘치는데 동 대표님들은 댁에 가셔 한 말씀도 안 하셨단 말인가. 가만히 생각해보니 내가 누군지 아는 분들이 없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생각을 달리해 적극적 홍보에 나섰다 그리고 “하늘은 땀을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는 케케묵은 말이 진실이란 걸 알았다.

이 과정은 다모작 시대 누구에게나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므로 이번 한 번으로 끝내지 않고 내년에 2기를 모집하고 해해연년 계속 이어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 또한 보람을 찾는 일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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