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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데서나 시끄러운 사람들

기사입력 2017-05-25 15:39

필자는 시끄러운 것을 참지 못한다. 음식점이나 술집, 당구장에서 옆자리가 시끄러우면 집중이 안 되고 화가 난다. 그냥 못 들은 척하라는데 그게 안 된다. 일반적으로 남자들은 한꺼번에 여러 가지를 못 한다고 한다. 대화를 하는데 옆자리가 시끄러우면 말해야 할 것을 까먹기도 하고 대화 상대자의 말을 제대로 들을 수 없어 화가 나는 것이다. 못 들은 체하려 해도 큰 소리가 나는 쪽으로 귀가 열린다. 그러니 대화가 중단될 수밖에 없다. 손님이라면 누구나 다 같이 돈 내고 그 공간을 이용할 권리가 있는데 소음 유발은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인 것이다.

일반적으로 막걸리나 소주 같은 싼 술과 싼 안주를 파는 술집은 대부분 시끄럽다. 손님 중에는 점잖고 조용한 사람들도 있지만 교양 없는 사람들도 있는 것이다. 시끄러운 손님들 몇 테이블이 있으면 순식간에 분위기가 도떼기시장처럼 된다. 이런 곳에서 술을 마시다 보면 스트레스가 풀리는 게 아니라 오히려 스트레스가 더 쌓인다. 같이 소리를 지르다 보면 싸움이 나기도 한다. 한창 젊을 때는 싸움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나이가 들다 보니 필자가 피해야지 하게 된다. 그래서 술집을 들어갈 때 시끄러우면 아예 발길을 돌려 다른 곳으로 간다. 당장 시끄럽지 않아도 테이블에 빈 소주병이 잔뜩 올라가 있으면 주의 대상이다. 단체 손님들도 역시 주의 대상이다. 단체 손님들은 말소리도 시끄럽지만 박수까지 치면서 난리를 칠 때도 있다. 이런 술집에 들어갔다가 그냥 나올 때는 주인에게 시끄러워서 못 앉겠다는 이유를 말해준다. 우리나라 술집 주인들은 주변 손님들 생각하지 않고 떠드는 사람들을 자제시키지 않는다. 손님이 떨어져 나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필자 같은 손님을 보면서도 뭔가 느껴야 한다.

늦은 시간의 당구장도 그렇다. 술을 1차 마시고 온 사람들이 있게 마련이다. 한 당구대에 여러 명이 같이 당구를 치는 경우, 승부욕이 더해져 한 큐마다 괴성이 터져 나온다.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태도는 전혀 없다. 이런 사람들 때문에 미성년자들에게도 개방된 당구장이 건전하게 발전할 수 없다. 청소년들이 어른들의 이런 모습을 보고 뭘 배우겠는가.

전철 안에서 큰 소리로 통화하는 것도 우리 사회에서는 어느 정도 용인되어 있는 편이다. 공공장소에서는 통화를 자제하라는 포스터를 아무리 붙여놔도 소용없는 것이다. 큰 소리로 통화하는 사람에게는 대놓고 눈치를 줄 수 있다. 그러나 작은 목소리로 소곤소곤 오래 통화하는 사람에게는 조언하기가 참 그렇다. 귀에 거슬리는 건 마찬가지인데 말이다. 아예 전철 안에서를 못 하도록 조치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맨 끝 칸에서만 통화를 허용하든지 해서 불편함을 줘야 한다. 그렇게 하면 불편함 때문이라도 전철 내 통화를 포기할 것이다.

우리나라 음식점들은 소음에 대한 배려가 전혀 안 되어 있다. 대부분의 서민 음식점들은 인테리어에만 신경을 쓴다. 벽면도 천정도 소음 흡수가 전혀 안 되니 소리가 그대로 반사되어 돌아온다. 천정을 좀 높이면 소음이 올라갔다 내려오면서 어느 정도 흡수된다. 벽면이나 유리창도 반듯하게만 할 것이 아니라 소음을 어느 정도 흡수하는 자재를 쓰거나 입체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물론 비용이 더 들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소음 공해’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봐야 할 때다.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더더욱 고민해봐야 할 사항이다. 어느 대체의학자가 쓴 책을 보니 이렇게 시끄러운 사람은 심장에 문제가 생겨 일찍 죽을 확률이 높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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