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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후 새 생명을 얻다

기사입력 2016-11-28 13:48

은퇴하면서 비로소 종합건강검진 기회를 가졌는데, 암 검진에서 대장암이 발견되었다. 말수가 적은 의사는 “조기 발견으로 암세포를 제거해 천만다행이다”라고 말했다. 의사의 묵직한 한마디에 새 생명을 얻었음을 실감했다.

은퇴와 종합검진

필자는 5년 전 은퇴했다. 샛별 보면서 집을 나와 달빛을 벗 삼아 귀가했던 지난날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다. 방학을 한 학생처럼 해방된 기분이었다. 은퇴 후의 장년은 건강관리가 제일 중요하다는데, 무엇부터 챙겨야 하나? 건강검진기록부터 살폈다.

국가검진에서는 특별한 문제가 없었다. 나이를 감안해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으라는 권유를 받긴 했지만 바쁘고 검사 과정이 복잡하다는 이유로 실행하지 못했다. 은퇴 후 비로소 필자를 돌보는 황금 같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퇴임 전 종합검진 예약을 했다. 그리고 퇴임 며칠 후 암 검진을 받았다.

대장암 발견과 치유

대장내시경 검사 결과 용종 1개와 선종 3개가 발견되어 제거 시술을 했다. 2주 후 상쾌한 기분으로 검진 결과를 기다렸다. 그런데 담당의사가 정색을 하면서 “선종 한 곳에서 암세포가 발견되었다”고 말했다. 필자는 귀를 의심했다. “아차!” 뭔가 심각한 상황임을 느낄 수 있었다.

담당의사는 “배가 아프거나 자각 증상이 있었느냐?”고 물었다. 그런 일이 없었다고 했더니 “암은 증상을 느끼면 이미 늦다. 조기 발견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다행히 “암세포는 추가로 발견되지 않았고 시술 부작용도 없으니 안심하라. 치료 과정도 필요하지 않다”고 말하며 주기적인 추적 관찰만이 필요함을 친절히 설명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었던 필자에게 유일한 위안의 말이었다.

‘암환자’라는 사실은 ‘하늘과 땅’ 차이였다. 뱃속에 시한폭탄이 들어 있어 곧 터질 것 같은 기분이었다. 병원에 가는 동안에는 뱃속이 뒤틀리고 쑤시다가, 별 이상이 없다는 검진 결과를 들으니 언제 그랬냐는 듯 평온해졌다. 대장암과 함께 위장·방광·당뇨·전립선과 갑상선도 암 전이 가능성 때문에 검진을 했지만 별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했다. 다행스런 결과에 위안을 받으면서 암 극복 때까지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굳게 다짐했다. 암세포 제거 시술 후 어느덧 5년이 다 되어간다.

봉사하면서 사는 새 삶

앞으로 살아갈 세월은 보너스라고 생각한다. 사회로부터 얻었던 소중한 은혜를 후세대에 되돌려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사회평생교육기관에서 시민강좌 강의와 청년창업 멘토 재능기부 자원봉사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백 마디 말보다 작은 실천 하나가 진정으로 사회에 공헌하는 길이다. 각박한 세상이지만 숭고한 정신으로 자원봉사를 하시는 분들에게 많은 것을 배우면서 즐거움을 찾고 있다.

시청·구청과 사회평생교육기관에서 실시하는 평생학습·교양강좌를 찾아 공부를 꾸준히 하고 있다. ‘손주에게 들려 줄 새 이야기’도 배운다. 은퇴 후에도 일주일에 두세 번 꾸준하게 등산도 한다. 아무리 건강에 좋은 운동이 있어도 실행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등산은 보통 어려운 것이 아니다. 인내가 필요하다. 자신을 되돌아보면서 건강을 살필 수 있는 기회를 준 은퇴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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