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전문가는 말합니다. ‘지금은 저축의 시대가 아니고 투자의 시대입니다. 투자는 위험성이 따릅니다. 지나친 욕심을 버리고 꼼꼼히 살펴 안전한 장소에 투자를 해야 합니다' 백번 들어도 맞는 말입니다. 그런데 그곳이 어디인가를 강사는 말하지 않습니다. 강사는 수준 높은 재무 교육을 했다고 몇 십 만원의 강의료를 받아갑니다. 듣고 싶은 교육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하고 싶은 교육을 합니다. 한때는 주식의 간접투자인 펀드를 권유하다가 본전 까먹는 펀드가 늘어나자 요즘은 파생상품 권유가 부쩍 많아졌습니다.
경제 잡지를 보니 은행에서 거액 예금자를 상대로 고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컨설팅을 해주는 금융 포트폴리오 전문가 즉 PB(Private Banking)에 대한 소개가 있습니다. 강남에서는 금융 자산이 최소 10억 원은 넘어야 PB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고 합니다. 고급 관리센터라고 하면 보통 50억 원은 넘는 고급 고객들로 이루어져 있다고 합니다. 은행에 가서 대기표를 뽑고 순서를 기다리는 고객이 아닙니다.
일반 서민들은 이런 곳의 PB는 당연히 실력이나 세계의 글로벌 경제를 보는 눈도 대단하리라 생각됩니다. 이런 PB들도 ‘더 많이 버는 게 아니라 덜 잃는 게 관건이죠.’ 라고 서슴없이 말합니다. PB전문가들도 이럴 진데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적은 액수의 자산을 갖고 있는 대부분의 퇴직자들은 혼자 끙끙 앓고 있습니다. 젊은 시절 은행이나 보험회사에 근무한 것도 아니고 일반 회사에서 근무하다 퇴직한 사람들이 스스로 투자처를 찾아서 피 같은 자기 돈을 굴린다는 것은 지뢰밭에서 보물찾기 하는 것처럼 위험합니다. 부동산에 투자해서 월세를 받는 방법도 향후 부동산경기는 물론 지금의 제세공과금과 수익성을 비교해 봐야하고 월세를 제대로 내지 않는 악성 세입자 관리도 머리를 아프게 합니다.
이만큼 세상을 살아 왔으니 기업체의 부침(浮沈)도 많이 봐 왔습니다. 공중 분해된 xx그룹이나 몇 만원 하지 않던 삼성전자의 주식이 100만원을 훌쩍 넘는 모습도 지켜봤습니다. 투자시장의 대표적인 곳이 주식시장입니다. 내가 그런대로 알만해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어느 기업의 주식을 여유 돈으로 사서 몇 년간 묵혀두면 효자 노릇할 주식이 분명 있을 겁니다. 하지만 모래사장에서 잃어버린 콘텍트 렌즈를 찾는 것처럼 어렵습니다.
그런 주식을 찾기로 했습니다. 책으로 공부도 하고 각종 지표를 보는 법도 터득했습니다. 드디어 내가 확신에 찬 종목을 발견하고 주식을 샀습니다. 며칠간은 잘 올라갔습니다. 은행이율은 비교할 수 없도록 높은 수익을 안겨 주었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과 중국경기의 악화와 환율이 요동치면서 주가는 곤두박질 쳤습니다. 유가는 내려가면 좋은 것으로 알았는데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어~어 하는 동안에 본전을 걱정하게 되었습니다.
매일 주식 시세를 인터넷으로 조회하면서 일비일희 합니다. 오르는 날은 기분이 좋지만 내리는 날은 밥맛이 싹 달아납니다. 주가의 변동에 따른 스트레스가 이만 저만이 아닙니다. 마음 한구석에서는 내가 분석하고 내가 믿은 기업이니 두 눈 딱 감고 기다려야 한다는 소리와 모든 통계는 과거를 반영한 것이지 미래를 보증하지 않은 것이므로 빠른 판단을 요구하는 마음의 소리를 듣습니다.
내가 주식투자를 하면서 얻은 교훈은 주식의 주가는 변한다는 진실과 일반인이 주가를 예측한다는 것은 녹녹치 않다는 사실입니다. 나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을 것 같은 그리스의 경제위기가 주식 전광판의 색깔을 뒤흔듭니다. 주식을 사고파는 것 쉬운 일이 아닙니다.
사람은 경제적 동물입니다. 사람 사이의 인정도 돈이 개입되어야 확실히 느낍니다. 돈을 우습게 알면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살아남지 못합니다. 학교에서도 사회생활 과목에서 경제교육 편을 더욱 강화해야 합니다. 특히 경제지식이 부족한 노인이 관리하는 돈을 호시탐탐 노리는 하이에나 같은 사람들이 우굴거립니다. 독거노인의 50%가 극빈자라는 사실은 앞으로도 노인의 삶의 매사가 여유롭지 않음을 알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