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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안심 귀갓길 프로젝트

기사입력 2016-09-20 08:42

▲관악 경찰서장님과 함께.(박혜경 동년기자)
▲관악 경찰서장님과 함께.(박혜경 동년기자)
▲골목 초입에 여성 안심 골목임을 알려주는 글씨가 쓰여 있다. (박혜경 동년기자)
▲골목 초입에 여성 안심 골목임을 알려주는 글씨가 쓰여 있다. (박혜경 동년기자)
최근 강남역 묻지 마 여성 살인 사건이나 수락산 등산객 피살사건 등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강력범죄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어 끔찍하고 무섭다.

여성이 주로 공격받으니 딸 있는 친구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어서 외출한 자녀가 돌아올 때까지 노심초사한다고 한다.

어디 젊은 여성만의 걱정일까? 우리도 시니어지만 약한 여성이므로 그런 뉴스가 나올 때마다 마음이 움츠러든다.

필자는 오늘 경찰청 여성 치안대책 팸투어에서 여성 안전 대책을 잘 세우고 있다는 관악경찰서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여성 불안 해소를 위해 서울 지방 경찰청은 여성안전 치안대책을 추진하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범죄예방 진단 팀( crime prevention officer - CPO)이다.

이제까지는 범죄에 대한 사후 대응 위주의 치안이었지만 사전 예방 중심으로 바꾸어 여성의 안전을 확보하고 경찰의 예방기능을 강화하려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필자는 잘 모르고 있었는데 범죄 예방 진단 팀은 각 경찰서별로 2명씩 배치되어 있어 여성의 안전귀가를 돕고 있다고 한다.

오늘 방문한 관악경찰서의 서장님과 경찰 여러분의 자세한 설명을 들으니 이 동네는 특히 여성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좋은 동네인 것 같아 부러운 마음이 들었다.

회의실에서 친절한 설명과 여성 안전에 대한 퀴즈도 풀어보는 등 화기애애한 시간을 가진 후 여성 안심 동네를 돌아보았다.

관악구 행운동은 20~30대 1인 여성인구 밀집 지역으로 서울에서 여성인구 비율이 두 번째로 높은 곳이며 대부분 대학생이나 직장여성들로 어두운 밤 귀갓길이 범죄에 대한 불안감으로 두려운 곳이었다고 한다.

필자 일행이 첫 골목에 들어서자 바닥에 큼직한 노란 네모 안에 흰 글씨로 ‘여성 안심 귀갓길’이라 쓰여 있었다.

이곳 여성 안심 귀갓길은 여성들이 마음 놓고 다닐 수 있도록 경찰이 집중적으로 관리하는 곳으로 낙성대역 8번 출구에서 서울 미술고에 이르는 골목에 조성되어 있었다.

우리는 관악경찰서 문성화 경장님의 안내로 행운동의 여성 안심 귀갓길의 투어를 시작했다.

바닥에 여성 안심 귀갓길이라는 글씨가 쓰여 있는 바로 옆 전봇대에는 자신의 위치를 설명하기 쉽게 번호가 있어 112에 신고하면 곧바로 경찰이 도착하도록 되어 있었다.

SOS 벨을 누르니 “네, 말씀하십시오.”라는 대답이 즉시 들렸다.

이 동네는 까치산으로 이어지는 비탈길로 골목을 따라 깔끔한 원룸들이 줄지어 있었지만 이런 치안행정이 없다면 으슥하고 좀 두려운 마음이 들 만하기도 했다.

그러나 건물 사이의 좁은 틈새나 좁고 어두운 골목 곳곳에 CCTV나 LED 조명은 물론 노란색으로 칠해진 SOS 벨, 건물 입구에 설치된 미러 시트와 반사 띠 등 안전시설들이 곳곳에 설치되어 있어 이 동네 사람은 정말 안심될 것 같았다.

길을 가다가 위험을 느끼면 피할 수 있는 여성 안심 지킴이 집도 여러 곳 있고 골목 지킴이 역할을 하는 미루 카페도 있어 범죄예방 기능을 톡톡히 하고 있었다.

우리를 안내한 민 경장은 도시 공간의 설계단계부터 범죄를 예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안전시설과 수단을 적용한 셉티드(범죄 예방 환경 설계- CPTED) 디자인을 적용한 후부터 실질적으로 범죄 발생률이 낮아지고 범죄 예방 면에서 큰 효과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러 가지 예방 수단 중 비상벨을 보니 어릴 때 생각이 나서 웃음이 났다.

그땐 동네꼬마들이 몰려다니며 남의 집 초인종을 누르고 재빨리 달아나는 장난을 재미로 했다.

“누구세요?”하는 소리에 후다닥 도망치며 놀았던 어린 시절 추억을 떠올리며 혹시 장난으로 벨을 누르는 사람이 없는지 질문했더니 온통 CCTV가 있어 그런 장난은 할 수가 없을 것이라 해서 다들 한바탕 웃었다.

서울에는 이곳 말고도 수백 개의 여성 안심 귀갓길이 있다고 한다.

이렇게 실제로 체험해 보니 안심되고 많은 경찰관이 길에서 수고하고 있다는 생각에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사람들이 마음 놓고 다닐 수 있는 이런 시설물이 더욱 많아져서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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