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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많은 책 정리하는 나만의 방법] 내용요약 파일에 담고 책은 확 기증한다

기사입력 2016-09-05 11:17

▲필자는 책은 디지털화해 보관하고 있다. (백외섭 동년기자)
▲필자는 책은 디지털화해 보관하고 있다. (백외섭 동년기자)
필자는 더는 책을 모아 애지중지 보관하지 않는다. 책의 편리한 이용을 위하여 디지털화하였다. 책은 기증하여 후세대에 공헌하기도 한다.

◇이사 때마다 속절없이 사라지는 책

젊은 시절 지금처럼 이삿짐센터가 있지도 않았고, 실어 나를 짐도 많지 않았다. 휴일을 잡아 친구끼리 품앗이 이사가 당시의 풍속이었다. 가까운 곳은 손수레로, 먼 곳은 삼륜차에 짐과 사람이 짐칸에 뒤섞여 거리를 내달렸다. 당시 짐칸에 탑승하는 것이 교통경찰의 집중단속 대상이었다.

이사 때면 신줏단지 모시듯 초등학교 때부터 보관하였던 책들은 거의 사망 선고를 받는다. 친구들의 ‘즉결처분’에 따라 책은 절반 정도는 흔적 없이 사라지고 말았다. 겉모습은 번드르르하지만 별로 필요하지 않은 책만 남기에 십상이었다. 친구들이 용도 폐기한 쓸데없는 책이지만 버리지 않았다. 그 후에도 책을 사면 재미없고 필요 없어도 계속 모았다. 그러니 늘어나는 양을 감당하기 어려웠다.

◇책을 파일에 담다

PC가 대중화했다. 인쇄문화가 가고 디지털화가 급속히 진행된 것이었다. 불편한 책 보관의 의미가 사라지고, 편리한 활용에 방점을 찍기 시작하였다. 물론 장서 수집가에게는 해당하지 않는 이야기지만 필자 같은 일반인에게는 이용하기 편하고 시간이 절약되는 디지털화가 정답이었다.

은퇴 후 10년 넘게 매달 10여 권의 책을 읽는 기고가 친구가 있다. 어느 날 “책의 내용을 요약한 수십 권의 노트가 있으나 여기서 뭘 찾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매우 애석해하였다. 그래서 “지금부터라도 책 한 권을 A4 용지 1매 이내로 요약하여 파일화해보라”고 권하였다.

필자도 버리기는 아깝고 그렇다고 보관하는 의미도 잘 모르는 것이 책을 많이 갖고 있었다. 그래서 하루는 과감히 버리겠다고 결심하고 온종일 책을 뒤적였지만 책 폐기는 별 성과 없이 막을 내렸다. 이후 결심한 게 바로 A4 용지 1매 이내 파일화다. 이렇게 간단히 파일화가 안 되는 게 우선 퇴출 대상이다.

파일 1매마다 관리번호도 부여했다. 일자, 관리번호, 일련번호를 부여하면 자료 활용에 매우 편리하다. 예를 들어 ‘19950901.01.1 권력이동’ 식이다. ‘19950901’은 1995년 9월 1일 독서를 끝냈다는 뜻이고 ‘01’은 책 성격 분류 번호, ‘1은 전체 책 중 일련번호다. 일자는 책 출판일, 책 구입일 등도 있으나 실제로 읽은 날짜가 제일 의미 있다. 같은 책도 읽는 시기에 따라 의미가 다르기 때문이다.

책 제목 외에도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읽는 시기별 요약이나 간단한 독후감을 넣어도 좋다. 전문가 서평, 반론, 자기 의견 등 역시 정리할 필요가 있다. 책 이외에 사진, 스크랩 자료, 일기나 메모장도 이같이 정리하면 된다. 사건이나 명언별로 구분하여도 자료 이용에 편하다.

◇마음 비우고 확 기증하라!

책을 보유하느라 고생했던 시대는 지났다. 금촉같이 생각하였던 집도 소유보다 이용이 중시되는 사회가 되었다. 근래 들어 도서기증운동이 활발하다. 사회 공익기관에서 교육이나 행사 참여자에게 도서기증을 권장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디지털화가 끝난 책을 수시로 들고 행사에 참여하였다. 사회 공익에 기여하는 기쁨도 얻었다. 책을 아무리 붙잡고 있어도 다시 찾아볼 기회가 다시 오기 힘들다. 우선 마음을 비우자. 쓸모없는 쓰레기로 변하기 전에 사회에 확 기증해버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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