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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에 묻어두어야 할 첫사랑

기사입력 2016-08-16 17:09

▲꽃은 첫사람을 생각나게 한다. (박혜경 동년기자
▲꽃은 첫사람을 생각나게 한다. (박혜경 동년기자
▲꽃은 첫사람을 생각나게 한다. (박혜경 동년기자
▲꽃은 첫사람을 생각나게 한다. (박혜경 동년기자
누구나 첫사랑은 있을 것이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봐도 필자에겐 누가 첫사랑인지 모르겠다. 어린 시절 외가의 옆집에 살던 그 남자아이일까? 그때도 그 아이를 보면 마음이 설레고 즐거웠으니 첫사랑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초등학교 6학년 때의 일이니 너무 어린 나이여서 제외한다면 그럼 고등학교 때 흠모하던 선생님? 고교 시절 필자 마음이 열렬했지만, 대학 들어가자마자 생각이 확 바뀌었으니 그것도 아닌듯하다.

첫사랑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건 애틋함, 그리움, 이루지 못한 안타까움 등이 아닐까 한다. 물론 첫사랑에 성공해 평생 잘 사는 사람도 있긴 하겠지만 대부분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고 가슴에 묻어 두었다가 가끔씩 꺼내보는 은밀하고 아름다운 비밀이라는 생각이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발달하면서 별별 앱이 다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새로 개발된 사람 찾기 웹사이트에서는 찾는 사람의 정보를 적었을 때 두 사람이 같이 찾고 있는 경우에는 바로 연결이 될 수 있도록 했다고 한다.

첫사랑의 마음을 확인하고 직접 찾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위해 개발했다는데 젊은 청춘 남녀들을 위해서 유익하다고 생각된다. 또한, 놀라운 일은 첫사랑 찾아주는 사이트가 있다는 것이다. 그 운영자에게 의뢰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중년의 나이로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남자들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찾는 것도 외국에 있는 경우 아니면 일주일 정도에 다 찾아 준다는데 비용도 만만치 않아서 200~300만 원이 든다고 한다. 우스운 일은 찾은 사람의 사진을 보여주니 이 여자는 내가 찾는 사람이 아니라며 만나기를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니 배꼽 잡고 웃을 일이 아닌가? 예전의 아름다웠던 추억만 생각하고 세월 흐른 것을 고려하지 못한 해프닝이겠다.

그러나 대부분 사람이 만남을 갖고 많은 사람이 각자의 가정이 있음에도 불륜에 빠진다고 하니 첫사랑의 순수하고 아름다운 이미지를 훼손시키는 것 같아 마음이 씁쓸하다. 싱글인 젊은 남녀의 경우 한때 작은 오해나 실수로 헤어졌다면 다시 만나 좋은 인연을 이어도 괜찮을 것 같기는 하다. 요즘 지상파뿐 아니라 토크쇼를 하는 방송이 많아졌다. 정치 이야기도 많고 연예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어 재미있다. 어느 방송에서 어느 날 첫사랑이 찾아온 남편이 그 첫사랑 여자에게 가고 싶어 하니 붙잡아야 할지 보내주어야 할지 토론을 하고 있었다.

패널들의 의견은 가정과 자식을 위해서 분하지만 참고 붙잡아야 한다는 쪽과 이미 마음이 다른 곳으로 가 버린 껍데기 남편과 사느니 보내버리는 게 낫다는 쪽으로 나뉘고 있었다. 필자 생각으로 첫사랑이란 마음에 품어두고 약간은 그 시절을 추억하며 살 수는 있겠지만 어떻게 나이 들어서 찾아오고 그 가정을 깨뜨릴 수가 있는지 이해를 할 수 없다.

여러 패널의 의견을 종합해 보면 어느 날 불쑥 찾아온 첫사랑은 이미 순수한 마음은 아니라고 한다. 무언가 목적이 있어서 나타나는 것이니 정말 조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의 사례로 중년의 나이에 첫사랑 여자가 찾아와 은근히 자기 아들이 당신의 아이라는 뉘앙스를 주며 유학비를 보태달라고 했다 한다.

자기 아들일지 모른다는 생각에 유학비며 공부하는 동안 쓸 비용을 8억이 넘게 주었는데 실은 유학을 하지도 않았고 유전자 검사 결과 친아들도 아니었으며 그 돈은 모두 그 여자의 빚잔치에 쓰였다는 이야기이다. 그러니 뒤늦게 찾아온 첫사랑의 목표를 조심해야 한다는 결론으로 토크쇼가 마무리되었다.

첫사랑은 말 그대로 순수하고 아름다운 이미지여야 한다. 그냥 애틋했던 마음만 간직하고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그나저나 아무리 생각해도 누가 필자의 첫사랑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만약 필자도 첫사랑 찾기를 의뢰한다면 누구를 말해야 할지 모르겠으니 너무 무미건조하고 재미없는 인생을 살아온 게 아닌가 해서 조금은 쓸쓸하고 서글픈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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