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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고대 피서하기

기사입력 2016-07-05 12:13

▲천마산에서 상고대가 녹았다가 얼어 고드름 솜사탕처런 변해 있다 (백외섭 동년기자)
▲천마산에서 상고대가 녹았다가 얼어 고드름 솜사탕처런 변해 있다 (백외섭 동년기자)
상고대는 기온이 내려가면서 대기 중의 수증기가 미세한 물방울로 변한 뒤 나뭇가지에 얼어붙은 것을 말한다. 밤새 내린 서리가 하얗게 얼어붙어 마치 눈꽃처럼 피었다는 의미에서 ′수상′ 또는 ′나무서리′라고도 한다. 우연한 기회에 잠시 만났던 상고대의 장관을 감상하면서 올 여름 무더위를 이겨보자.

경기 남양주군에 있는 군립공원 천마산(812m)에는 상고대가 엄청 크게 자랐다. 전날 녹아내리다가 밤에는 고드름으로 변하여 솜사탕처럼 매달려 있다.

▲북한산 백운대 상고대와 필자. (백외섭 동년기자)
▲북한산 백운대 상고대와 필자. (백외섭 동년기자)

수많은 등산객의 발길로 반질거리던 북한산 백운대(836m)가 두툼한 솜이불을 덮었다. 백운산장까지 눈이 녹아서 전혀 기대를 하지 않았던 상고대다. 평소 줄을 서서 오르내리던 등산로는 사람의 발길이 멈추었다. 겨우 등산객 한분 만나서 사진 한 장 남기고 하산을 서둘렀다. 내려오다가 뒤돌아보니 정상을 감쌌던 서리 이불은 온데간데없었다.

▲안개 위에서 뱃놀이하는 인수봉. (백외섭 동년기자)
▲안개 위에서 뱃놀이하는 인수봉. (백외섭 동년기자)

건너편 인수봉(811m)은 지나가는 짙은 안개 위에 솟았다가 가라앉는 뱃놀이를 하고 있었다. 멋있는 유람선을 타고 대양을 가로지르는 환상에 젖어보았다. “기다리자. 복스럽게 내린 눈이 내년의 풍년을 부른다는데!”

봄, 여름, 가을 암벽 등반가들이 북적거렸던 인수봉! 사람 그림자 하나 보이지 않는 광경에 경외감이 들었다.

▲고대산 상고대는 촬영 중에도 스르르 사라졌다. (백외섭 동년기자)
▲고대산 상고대는 촬영 중에도 스르르 사라졌다. (백외섭 동년기자)

경기 연천군에 있는 고대산(832m)은 북 쪽으로 철원평야와 비무장지대를 관망하고 있다. 경원선 신탄리역까지 기차여행이 재미있는 곳이다. 뜨끈한 커피 한잔으로 추위를 달랬다. 태양이 머리 위로 오르자 온산에 있던 상고대가 이불이 걷히듯 잠깐 사이에 사라져가는 황홀한 광경을 보았다.

눈이 많이 내렸던 몇 년 전 겨울에 이 친구들을 만났던 것은 큰 행운이었다. 상고대! 올 여름 더위를 이겨낼 마음의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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