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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 머금은 토끼풀꽃 "꽃시계-꽃반지-화관-목걸이 기억나시나요"

기사입력 2014-05-20 09:37

요즘 토끼풀이 한창이다. 토끼가 좋아해서라고 한다. 서로 기대어 바람 따라 군무를 추듯 춤추는 토끼풀꽃을 보고 있으니 어릴 적 기억이 떠오른다.

토끼풀꽃으로는 시계, 반지, 화관, 목걸이와 꽃다발을 만들었었다. 그리고 누군가가 시계와 반지도 만들어 주면서 ‘넌 내꺼야’ 하던 때도 생각난다. 그 고백을 듣고 토끼풀꽃 시계를 차게 됐는데, 토끼풀 줄기가 워낙 약하니까 시계 줄이 끊어질까봐 잠잘 때도 차고 잤던 기억을 하노라면 푸훗, 하고 웃음이 절로 난다.

토끼풀에는 나폴레옹과 관련된 역사적인 이야기가 있다. 포병 장교였던 시절 전쟁터에서 우연히 발치에 나 있는 네잎 클로버를 보게 된 나폴레옹은 신기하다 느껴 클로버를 따기 위해 몸을 숙인 순간 적의 총알이 머리를 스쳐지나갔다고 한다. 그 덕에 나폴레옹은 목숨을 건질 수 있었고 그때부터 네잎 클로버는 행운의 상징이 되었다고 한다.

소풍이나 야유회를 가면 토끼풀 속에 난 ‘행운의 상징’ 네잎 클로버를 찾는다고 열심히도 뒤지고 다녔다, 네잎 클로버를 찾아서 코팅해서 책갈피로 쓰기도 하고, 코팅한 네잎 클로버와 함께 사랑한다는 손글씨도 써서 사랑하는 사람에게 수줍게 건낸 적도 있었다. 그리고 네잎 클로버와 토끼풀을 함께 말려서 좋아하는 친구에게 우정의 징표로 선물하기도 했다. 행운을 찾고 싶고, 사랑하는 누군가에게 행운을 선물하고 싶었던 어릴 적 그 순수한 마음은 정말 맑고 예뻤던 것 같다.

한강 공원이나 근교 공원 잔디, 산책길 등 자연에서 가장 흔하게 만날 수 있는 풀이 바로 토끼풀이다. 그러나 흔한 풀이라 하여 업신여기는 토끼풀은 긴요한 약초와 식품으로 쓰인다.

토끼풀꽃과 잎을 밝은 그늘에 말렸다가 뭉근히 달여 마시면 폐결핵, 천식, 감기, 황달, 이뇨와 해열에 효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신선한 생잎은 지혈, 염증 해소의 성질이 있으므로 피가 흐르는 상처, 생손앓이, 화상에 생잎을 짓찧어 붙이면 응급조치가 된다. 유방암 등에 짓찧어 붙이기도 했다는 기록도 있다. 고기를 먹을 때에는 채소를 곁들여야 한다는 것이 상식인데, 토끼풀에 파나 양파를 잘게 썰어 겉절이를 해서 큰 상추에 담은 다음 고기를 싸 먹으면 뛰어난 건강식이 된다.

토끼풀은 흔한 식물이다. 그런데 흔하다는 것은 번식력이 강하다는 뜻이며, 이 왕성한 번식력은 그만큼 넘치는 생명력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지천에 자라고 있는 토끼풀은 척박한 땅에서 찰진 땅을 만드는 식물로도 알려져 있다.

오늘은 토끼풀 꽃반지를 만들어 가까운 가족, 직장동료, 친구, 선후배에게 끼워주는 건 어떨지, 살짝 오글거리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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