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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자문단 칼럼]봄에 춘곤증이 생기는 이유는?-장동민 원장

기사입력 2014-04-11 18:45

사계절 중에서 봄은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이다. 그래서 파릇파릇 새싹도 올라오고 겨우내 잠자던 모든 생물들이 기지개를 켜고 활동을 시작한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면, 이와는 반대로 따뜻한 햇살 아래 여기저기서 꾸벅꾸벅 조는 모습이 눈에 띄는 경우들이 많다. 이런 경우 보통 ‘춘곤증(春困症)’이라는 병명을 붙이게 된다.

사실 졸음을 견디다 못해 조는 것은 어느 계절이건 마찬가지일 텐데, 특별히 봄에는 이렇게 특별히 ‘춘곤증’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그만큼 봄철에 대표적으로 많이 나타나는 증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렇기 때문에 진단과 치료를 함에 있어서도 역시 계절적인 특성을 고려해야만 한다.

일단 이렇게 낮에 꾸벅꾸벅 조는 것은 지난밤에 충분히 잠을 자지 못했을 경우가 많다. 원래 사람에게 있어서 잠은 매우 중요한 생리현상이다. 낮 시간의 활동으로 인해 누적된 피로를 풀고, 다음날 다시 사용할 에너지를 재충전하는 데 있어서, 아주 중요한 과정인 것이다. 그런데 제대로 피로를 회복시키지 못하게 되면, 당연히 다음날 낮에 꾸벅꾸벅 졸게 되고 피곤한 것이다.

이러한 경우 절대 수면시간이 부족해서 그럴 수도 있고, 반대로 수면시간은 충분한데 잠의 질이 좋지 않아 깊숙이 숙면을 취하지 못했을 때도 생길 수 있다. 요 근래처럼 낮과 밤이 바뀌어 생활하는 경우가 후자에 해당되는데, 아무리 오랜 시간을 잔다고 해도 충분한 숙면이 이루어지지 않으니, 어설프게 충전된 것과 다름없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경우에는 밤에 잠을 푹 자게 해주는 것이, 춘곤증 치료의 비결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한의원에서는 누적된 스트레스를 풀어주거나, 필요 이상으로 축적된 화나 열을 식혀주는 쪽으로 치료를 한다.

그런데 사실 밤에 잠을 잘 못 이루는 것은 여름이 더 심하다. 여름철 뉴스를 보면, 더위를 못 이겨 한강 둔치에 나가 있는 사람들을 인터뷰 하는 경우가 흔하다. 소위 ‘열대야(熱帶夜) 현상’이라고 해서, 밤에도 기온이 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더위로 인한 불면증을 호소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밤에 잠을 잘 못 잔 것으로만 생각하면, 춘곤증이 아니라 ‘하곤증(夏困症)’이라고 불러야 할 것이다. 하지만 여름이 아니라 봄이다. 왜 봄일까?

그 대답은 봄의 특성에서 찾아보아야 한다. 여러 가지 봄의 특성 중에서 춘곤증과 관련이 있는 특성은 ‘만물이 소생하고 새싹과 아지랑이 등의 기운이 올라간다.’는 것이다. 여기서 새싹과 아지랑이가 돋아나는 것은, 기운이 위로 올라가는 계절임을 의미한다. 즉 봄철은 모든 기운이 올라가는 때인 것이다. 새싹도 파릇파릇 돋아나게 되며 양지바른 곳에서는 아지랑이가 끊임없이 피어오른다. 겨우내 움츠렸던 개구리도 펄쩍 뛰는 때다. 당연히 사람들도 이 때 모든 기운이 상승해야 한다.

그런데 이 때 만약 겨우내 저장을 게을리 해서, 다른 사물에 비해 모아 놓은 기운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게 되면, 인체의 기운만 홀로 부족하게 된다. 당연히 그 사람의 기운만 유독 더욱 딸리는 현상이 일어나게 되는데, 그래서 춘곤증이라는 말이 생긴 것이다.

다른 모든 생명체들은 그동안 축적해 두었던 에너지를 바탕으로 열심히 상승하는데, 홀로 기운을 못 따라가 주니 꾸벅꾸벅 졸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서 이때는 인체의 기운을 올려주어야만 치료가 된다.

결국 춘곤증은 충분한 수면이 이루어지지 않아 피로가 누적되었거나, 지난겨울에 에너지가 충분히 축적되지 않아 홀로 기운이 상승하지 못해 생기는 질환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래서 춘곤증을 앓거나 무기력한 증상이 생기게 되면, 충분한 수면을 취하게 하거나, 양기를 끌어올리는 처방을 받기 위해 가까운 한의원을 찾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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